자유게시판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 헤르만 헤세
요즈음 답답한 더위에도 개의치 않고 자주 밖으로 나갔다.
이 아름다움이 얼마나 덧없고 그것이 얼마나 빨리 작별을 고하는지 나는 알고 있었다.
이 달콤한 성숙함은 얼마나 갑작스럽게 시들어 버리는가.
나는 늦여름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다.
나는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느끼고 모든 것을 냄새 맡고 싶어한다.
이 풍요로운 여름이 내 감각에 제공하는 모든 것을 맛보고 싶다.
내가 경멸하는 소유욕에 들떠, 늦여름의 영상을 이렇듯 격렬하게 잡아두고 싶어 괴로와하다니.
갑작스레 부지런을 떤다. 연필과 붓과 펜, 물감을 들고
화려하게 피었다 사라지는 이런 저런사물들의 풍요를 내 곁에 남기려 애쓴다.
시간이 지나면 세계가 한 때는 그토록 찬란하게 빛나며 완벽한 모습을 띤 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나는 저녁 식사를 한다. 어스름한 어둠 속에 앉아 빵과 과일을 먹는다.
..지금은 등의자에 앉아 있다. 모든 감각을 열어놓고 쉬면서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저녁 무렵의 불그스레 빛나는 아름다운 광경을 바라보는데는 15분 정도가 걸린다.
..어둠 속 저 너머에 서 있는 산들이 홀연 섬뜩하다.
..나는 방으로 돌아와 불을 켠다. 커다란 나방 한 마리가 나직하게 날개짓을 하며 날아든다.
..나방의 날개에 감도는 적갈색과 자주색, 그리고 회색..거기에는 창조의 비밀이 새겨져 있다.
온갖 마법과 온갖 저주와 수천의 얼굴을 가지고서 그 비밀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반짝 시선을 던졌다가 다시 꺼져 간다. 그것들 중 어느 것도 우리는 확실하게 붙잡을 수 없다.
스케치를 하고 생각에 잠기고, 글을 쓰는 일이 대단한 일이 못되듯이..(1930)
며칠간 오스트리아 스타이어마르크 주의 정원탐방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자연속에 익어가는 복숭아를 보며 가을이 성큼 닥아온 것을 느꼈지요.
겨울의 해빙을 지나 새로운 생명이 뿅끗대던 봄날의 추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덧 산천은 녹음이 진하여 가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 정원의 즐거움' 에 적은 그의 정원철학이 선명히 닥아왔습니다.
우리내 인생도 자연과 더불어 황혼을 향하고 있겠지요.
황혼의 부드러운 기운이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가요..
헤세의 수필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여름을 서서히 마감하며
또한 남극의 마지막 태양을 기원했던 릴케의 시도 암송해 봅니다.
동문여러분 평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4년 8월 16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김옥인 올림
넝쿨포도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언덕위의 집
그곳의 베란다에서 보이는 풍광
바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석양직전의 태양빛을 즐기는 비엔나 가든클럽회원들이 난쟁이처럼 보이고..
릴케의 '가을날'시가 완전 가을이 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떠 올랐습니다.
1)첫번째정원: 헤르베르슈타인 성
두달전에도 비엔나 정원클럽이 하루 정원탐방얘기를 올렸었어요.
그때는 비맞으며 모란, 작약을 보았었는데요. 기억나세요? ㅎㅎ
이번에는 여러날에 걸쳐 여러군데를 보아서 천천히 다시 여행하듯이 올려볼려구요.
비엔나에서 대절버스를 타고 스타이어 마르크 지방으로 갔어요.
도착지점이 가까워가는데 버스안에서 보는 바깥풍경이 어느새 그 지역인상을 확 주네요.
이 주는 '오스트리아의 녹색심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웁니다.
첫번쩨 방문한곳은 HERBERSTEIN 헤르베르스타인 성이에요.
역사적인 정원을 보존하고 있답니다.
또한 동물원도 같이 있어요.
옥인후배 간만일세!!!
라벤다향 맡으면서 정원을 산책하는 후배는 마치 초딩생처럼 천진스러워 보여.
붉게 익어버린 복숭아 참 예쁘다!!!
여긴 입추 말복이 지나니 제법 가을처럼 구름도 높고 맑은 하늘에 고추 잠자리도 보이고
매미의 울음소리로 허공을 채우고 있다오.
더구나 4박 5일 바쁜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계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계셔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있어요.
낮은 자세로
낮은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어우르시느라 눈코뜰새없이 바쁘시다오.
헤르만 헷세이의 시와
슈베르트의 음악이 이 저녁 우울한 내 맘을 달래주고 있어요.
헤르베스타운 성의 화이트하우스 넘넘 맘에 드네요.
지금은 여행객들의 숙소로 쓰이나요?
자기의 드레스코드랑 주위 분위기랑 어쩜 저렇게 똑 같을 수가!!!!
페츄니아와 어울리는 수련!!!
조기 우측에 보이는 의승화(접시꽃)도 보이네.
수국,활련화도 피었네.
저 푸르름에 다시 감탄!!!.
언젠가 나도 걸어 볼 수 있으려나????
꽃이름에 통달하신 광숙선배님!
안녕하시지요?
참으로 자연의 변화속에 계절이 어김없이 오고 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 모두 순리대로 살아야함을 새삼느낍니다.
이곳은 동물원과 히스토리가든을 볼 수있는 곳으로 입장료를 14유로 받아요.
20000원 정도이지요.
성에서는 숙박이 안되고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여 보랏빛 숄과 가디간을 준비하고 갔다가
우연히 우리 나라 무궁화가 보여서 얼마나 기뻤는지요. ㅎㅎ
예쁘게 보아주셔서 감사해요.
건강하세요.
헤르베르스타인 정원구역을 돌아보다
운치있게 이끼 낀 지붕아래 쉬기도 했지요.
옛건물을 이용하여 박물관을 만든 곳을 돌아나오다
잠깐 동물원구역에 들러
물속에서 유유히 노는 것들을 보며 잠깐 물속으로 들어 가고 싶은 충동도...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옵니다.
옥인~!
그대는 선택 되어진 여인일세.
어쩜,
그리도 아름다운 곳에서 삶을 즐기는지...
부럽고도 부럽구료.
그대가 글과 사진을 멋지게 엮어가는것도 아름다운 곳에 살아 산절로 수절로 흘러 나오는 듯....
이곳 영국의 나그네는 엊그제 여행에서 돌아와 뭔 큰일 했다고 자고,먹고,쉬고,
글쓰고,사진올리고...
친구들은 나와 바톤 텃치하고 온식구가 작당하여 워디메로 바람따라 가뻐리고
나홀로 이국의 밤을 즐기고 있다네.
요론 기회가 일생에 또 있겠남?
어젯밤엔 밤9시 쯤 혼자 신나게 자고 있는데
가뜩이나 낯선곳이라 겁도 나서 겨우 잠들었구만
뻥뻥 소리가 나 전쟁이 난줄 알고 놀래 일어나니
바로앞 공원에 뭔날인지 불꽂놀이가 한창이라
오메 놀라버려 헬렐레 감상하고 잠이 깨고 보니
사진을 안찍었구먼 그려.
아까버라....
잠은 다 놓치고.
TV는 쏼라대고.
내가 뭘 할수 있것소.
그저 www.inil.or.kr 에서 죽어라하구 께임하다 밤샜지라. 에효효효
나혼자 휙 떠날수 있다면 볼것두 대충 봤겠다
가방끌고 비엔나가서 휘젓다 가믄 좋으련만...
대한민국이라면 입이 모자라지 말이 모자랄까....!
여기선 입을 꾹 다물고 눈알만 살아 움직이니 ㅉㅉ
이번 여행에 느낀점
차라리 런던에 숙소를 얻었으면 맘대로 지도들고 다니기가 쉬웠을듯...
난 아직도 계속 꿈을 꾼다네
스위스일주의 꿈을....
꿈꾸는데 돈드는거 아니니까 ㅎㅎㅎ
그대도 건강하게 잘지내고
우리
어디메서라도 만나 힘껏 안아 보는 그날을 기다려 보세~!
후배가 거니는 그곳의 싱그러움이 여기까지.
교황님은 떠나신지 4시간이 조금 넘었네.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행복을 드리워주고 가셨다오.
교황님의 신드롬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기분이야.
수노언니~귀경 많이 하셨죠?
옥인후밸 부러워하지만,
언니도 부럽다고요!!!
아직도 다 끝나지 않은 영국 여행을 남겨놓고도
스위스를 꿈꾸다니!!!
쪼아쪼아!!!
팔다리 성할 때 부지런히 다녀야하는데
이 몸 묶여서 .....
그러나 옥인 후배한테는 꼭 갈거라구^*^
광숙선배님께서 교황님 말씀을 전해 주셔서
사진찾아보다 위 동네에 세워진 성모 마리아 상이 들어간 것을 보고 당장 올렸어요.ㅎㅎ
이 나라는 예로부터 국교가 가톨릭이라 곳곳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가 있어요.
언제 꼭 오세요. 2009년에 황우숙 선배님 모실때 광숙 선배님생각이 났었어요.
옥인아 .....첫 사진 넘 예뻐서 퍼 간다.
건강한 모습으로 한결같이 여기 저기에 우리에게 멋진 그림과 글을 보여주니.. 정말 행복해.
언제부터 여기와 댓글 쓴다고 벼르고는 오늘에야 ... 여유를 좀 찾았지.
정말이지 네 덕에 정서를 되찾는 시간을 갖게 된단다.
생각과 맘이 복잡하고 힘겨울 때면.... 네가 올린 글, 사진, 음악을 들으며 안정을 찾는단다.
우리의 보배 귀한 옥인이......
너를 보러 .... 언젠가는 비행기를 탈 날이 있을거라 ... 기대하고 산단다.
옥인아 사랑한다. 항상 건강하게 잘 ~~ 지내고 행복하렴.
난준아 !
요즘 여름방학이라 여유가 있나보네 ㅎㅎ
나도 지금 딸아이랑 비엔나에서 두시간쯤 떨어진 곳으로 나왔는데
날씨가 제법 선선해 여름 마감하는 맘으로 지내다가려고 ...
첫번째 사진 예쁘다니 기쁘네
우리가 작년 만났을 때 생각이 나네..
그래 언젠가 꼭 다녀가
건강하자 우리모두
옥인후배!
반가워....
벌써 가을의 문턱에 서 있는것 같지?
오늘 새벽엔 좀 서늘한것 같더라구....
릴케의 "가을 날"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시여서
내 방에 저 시를 액자에 넣어 붙여 놓았었지......
순호언니 말씀처럼 옥인이는 정말 축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야.
그 아름다운 곳을 맘껏 다닐 수 있고
아름다운것을 아름답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쓸 수 있으니......
복 받은 자여....
그 받은 복을 누리고 살지어다...
귀한 사진들 잘 봤어
김춘자 선배님 안녕하세요,
정말 가을이 성큼 다가왔어요.
지금 저는 딸애랑 휴가를 나와 지내는데,
가을색이 벌써 완연하네요.
700년된 문화유산지정된 곳 별채에서 만고강산 중이에요.
왼쪽이 성주가 사는 본채... 오스트리아 황제가 사냥을 다니다가 머무렀었데요.
저희 모녀는 오른 쪽 별채 2층에 아파트 3채를 빌려 주는 곳증 한 아파트에서 지내요.
다른 두채는 비어 있어서 우리들이 몽땅 별채와 정원을 차지하고 지내요 ㅎㅎ
석조제로 만든 수영장으로 ...
날이 쌀쌀해서 그림의 떡이에요 그래도 딸애가 발을 담구고 물장난을 치고
그 에미는 뒤에서 장단 맞추고 ㅋ
전체를 돌아보며
전생이 유럽의 공주나 소공녀였나 .. 우리 모녀가 깔깔거린답니다.
건강하세요. 선배님.
현재 휴가 지내는 곳이애요,
우리 모녀가 지내는 2층 옆면
큰유리창은 에미방, 작은 쪽은 딸래미 방
위로올라오는 계단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이는 정경..
베란다에서 보이는 다뉴브강을 줌으로 댕겨보았어요.
한곳 넒은 들판에는 여기서 관리하는 동물 농장도 있어요.
이 곳에서 산책과 등산등등... 하다
근처에서 열리는 축제들도 보면서 지내다 다음 월요일에 귀가 할거에요.
또 소식 전할께요.안녕히...
딸과의 여행!!!
난 못 해봤는데....부럽당^^
넘넘 좋은 시간,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 장식하길 바래요.
한가로이 풀 뜯고 있는 양들의 모습 참 평화스럽네.
평화스러움에 행복해 보이는 후배의 저 모습!!!
딸과 있는 그곳이 파라다이스 아니겠남!!!
다뉴브강이 내려다 보이는 베란다에서 가을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
웬지 스산함도 감도네.
가을이 오고 있으니.......
춘자야~니캉 내캉 그 빈방에 갈까???
가을날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命)하소서
이틀만 더 남국(南國)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1875~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