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 LINE/신금재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매달 작은 책자를 보내준다.

제목은 Our Daily Bread.

그날 그날의 성경 말씀과 길지않게 묵상할 수 있는 글이 영어로 실려있어서 영어공부하기에도 아주 좋다.

가끔 짬이 나면 읽어보기도하고 단어와 문장 공부를 위하여 써보기도하는데 오늘은 제목이 Load Line이다.

요즈음 한국 뉴스에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마음이 심란하였는데 마치 그 단어가 구조되어 살아난 사람을 보는 듯 하였다.


이야기는 19세기로 거슬러올라가 시작되고있었다.

그 당시 배들은 과적을 일삼았는데 그결과로 배들이 가라앉고 바다에서 인명피해가 많이 일어났다고한다.

1875년 영국의 정치가 Samuel  Plimsoll 은 배옆에 선을 그어 과적이 되지않도록 미리 예방하였다는데.

그래서 그 선의 이름은 load line 혹은 Plimsoll Line 이라 부르고

우리말로는 만재흘수선이라고 한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은 설명이 되어있다.


국제적인 협정 아래 화물선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한계를 표시한 선.

--상인이자 해운업의 개혁가이며 영국의회 의원인 새뮤얼 플림솔의 주장에 따라 1875년에 제정된 해상법에서는 배가 화물을 싣고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최대 깊이를 모든 상선 선체에 표시하도록 하는 조항을 두었다. 이런 규정은 영국 항을 출항하는 모든 외국선박에도 적용되었으며, 이로 인해 많은 해상국가들이 만재흘수선 규정을 채택하게 되었다. 1930년에는 54개 국가가 국제만재흘수선 규정을 채택했고, 1968년에는 새로 건조되는 대형선박에 더 적은 건현(수면 위로 드러난 선체 부분)을 허용한다는 새로운 흘수선을 규정해 실시했다.--


그날의 성경은 1베드로서 5장으로

소제목은 겸손과 깨어있음이다.

젊은이 여러분,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원로들에게 복종하십시오. 이렇게 시작되는 구절은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신다는 것과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하고 찾아돌아다닙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 이렇게 마치고 있다.

작은 책자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과적되었다고 느끼는 여러가지 두려움과 고통을 기도하면서 의지하는 내용의 기도문이 실려있었다.


하지만 나는 성경구절에서 인용된 악마에 대하여 한참을 생각하였다.

지금도 바다 밑 깊고 어두운 곳에서 헤매고 있을 희생자들에게 악마는 과연 무엇이엇을까.

움직이면 위험하니 그대로 있으라는 안내방송이었을까.

안개가 끼어 날씨가 안좋은데도 무리하게 수학여행을 출발시킨 관계자였을까.

아니면 구조적으로 쌓여온 잘못된 안전관리의 관행이었을까.


옆집 사는 아저씨-의사생활을 하다가 은퇴한-가 엊그제 타이랜드에서의 반년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데크 청소를 하고있다.

-애나, 뉴스 보았지?

-너무 슬픈 소식이예요.

-그런데 국무총리가 사임하던데, 그 사람말이야. 사고난 배회사 주식 51% 지분을 갖고 있다던데...

-무슨 소리, 루머겠지.

에이구, 이 일을 어쩌나.


이제부터라도 그 모든 부조리의 악마와 대항하여 우리 모두의 튼튼하고 선명한 LOAD LINE을 세워야할텐데.


엊그제 전화 통화한 동생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려오는 듯하다.

누나, 여기는 한국 전체가 초상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