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여행을 다녀온 이튿날 일어나자 마자 앞치마를 갖춰 입었다.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여행 중 다짐을 실천해보려고 차림새부터 챙기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더 이상 부지런할 수없는 한 친구를 만났기 때문이다. 사흘동안 그 친구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니 게으름은 번뇌를 양산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무조건 일단 Do it! 하자 뭐 이런 결심이 스멀스멀 ㅎㅎ
이번 여행은 전철을 자주 이용했음으로 일본 사람들의 표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예전 우리 일행만 타고 다녔던 버스에서 보던 창밖의 그들보다 분명 더 리얼리티가 있다. 위에서는 신사 참배니 독도문제니 위안부문제니 우리 비위를 거슬리는 사건도 많이 있지만 보통사람들의 삶은 우리와 뭐가 크게 다를까.까르르 웃으며 재잘거리는 소녀들,유모차에 탄 아기,조용히 걸어다니는 노인들.그들을 보며 비위 상할 일은 없었다.
얼마 전 와다나베라는 은퇴한 영문과 교수가 쓴 `지적으로 나이드는 법`을 읽었다. 같은 시기에 읽은 우리나라 모교수의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쓴 책보다 훨씬 필(feel)을 주는 책이었다. 하꼬네 산 중턱에 있는 조각공원을 갔을 때 갑자기 그 책이 떠오른 까닭은 문화에 대한 그들의 보다 강한 열망을 느꼈기 때문이다. 조각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여기 저기 산재한 헨리무어의 작품들을 보며 속물스럽게도 시가가 얼마인데 이렇게 많은 작품을 모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 조각공원은 어느 신문사 소유라 한다. 앙코르 왓 여행 때 가이드에게 물었다. "캄보디아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람이 누구예요?" 가이드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폴 포트`라 대답한다. 아니 몇백만을 학살한 주범인 그 폴 포트 라고? 그렇다면 그 다음 알려진 사람은 `키우 삼판` 쯤 되겠네... 생각하니 기가 막혔던 기억이 난다. 앙코르 왓 이란 천년 전의 찬란한 문화를 이어가지 못하는 캄보디아, 문화를 계승 유지 못하는 민족은 없어 보여서 깔보임을 당한다. 지난 소치 올림픽 개막식에서, 알파뱃 순서대로 자랑할 예술가가 있는 러시아가 얼마나 멋져보였는지 모른다. 북경 올림픽 때도 공자의 논어를 앞세워 전세계인에게 그들의 유구한 역사를 뽐내지 않았던가 지구촌이라는 거대한 문화권에 낙후된 민족으로 우리나라가 분류된다면 너무 싫을 것 같다. 신문사가 소유한 거대한 조각공원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일본의 부러운 한 면이다.
친구는 천엽(千葉)에 살고 있었다. 천엽은 천개의 나뭇잎을 뜻할까 아니면 천가지 나무를 뜻할까? 아무튼 무슨 뜻이던 문학적인 향기가 나는 이름이다. 30년 사는 동네 이름이 최근 마장로라고 바뀌었다.산곡동이라 했을 때도 뭔가 미흡했는데 바뀐 마장로보다는 훨 나은 것 같다.작명한 이들의 센스에 다만 씁쓸할 뿐. 나같이 이름을 따지는 이는 아마도 이름이 향기로운 동네로 이사가야할 모양이다. 단 동네 이름을 바꾸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말이다 ㅋ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편안한 나이란 공통분모를 가진 같이 여행한 친구들. 같이 온천욕을 하며 함께 학창시절에 S클럽을 지적질했으며 깔깔거리며 바닷가를 거닐었다. 잘못탄 전철에서도 당황하기는 커녕 새로운 경험이다고 재미있어하며 한자로 쓴 경로를 꼼꼼히 살펴서 얼른 기리까이. A는 무지 깔끔하고 공정하다 B는 은근한 마음씀이 훌륭하다 C는 웃는 입매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D는 유모 감각이 뛰어나다 E는 이 나이에도 사랑스럽다( 남편의 사랑을 무쟈게 받은 듯) F는 아주 명랑해서 주위를 밝게한다 G는 전형적인 인일인(이 이미지는 긍정적으로 여러분이 그려보시라) 좋은 점이 얼른 눈에 띄는 친구들과의 여행보다 더 좋은 여행이 있을까? 가치관이 뭐니뭐니 해도 결국은 인본주의로 귀의하게 되나니...... 사람에게서 받는 감동이 가장 크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리고,나만 유독 물귀신 심보인가 같이 늙어가는 동창들이 있어 참으로 위로가 된다.
ps...사진은 5회 포토 갤러리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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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분명히 사진에 댓글 달았는데 나중에 보니 없더라.
ㅎㅎㅎㅎㅎ
요즘의 일상인지라 놀라지도 않는다
.
그 게스트 하우스에 가는 사람들은 대개 같은 코스로 여행을 하지.
난 남편과 제자 부부와 함께 갔기때문에 우리끼리만 다녀서 좀 재미가 없긴 했다.
항상 그래.
어차피 아들집도 들러야 하니까.
그래도 치바 미도리 다이 교회에 가서 특주도 했어.
예수 믿지도 않는 세사람 다 대동하고!!!
우리가 하코네 간 동안 친구가 좀 많이 아팠는데 기운도 없는 목소리로 새벽이면 전화로 지시를 해요.
어딜 가라 뭘 먹어라등등.
우리는 착한 학생들처럼 하라는대로 다 하고 다니고 ㅎㅎㅎ
그래서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 갈쳐준 집 돈까스 먹겠다고 지붕도 없는 밖에서 한시간 기다렸다는 거 아니니?
점점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는구나.
봄날 정모가 외손주 백일이라고?
아쉽네.
어제 나도 보았어 니 댓글 ㅎㅎ
어줍잖은 글이나 사진 등을 올리면 뭐 틀린 거 없나 자꾸 들어오게 되더라.
그리고 실은 댓글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싶기 때문이지.
사진 올리는데 자꾸 에러가 나고 끝내는 다 날라가 버리고 했어.
그래서 옛 방식으로 올려버렸지.ㅎ
너도 우리와 같은 코스로?
우린 돈가스는 못먹었어.다른 걸 엄청 먹느라 기회가 없었나봐.
친구들 대접하느라 엄청 피곤했을 영희에게 고맙다는 말 명옥이 댓글에 겨우 덧붙인다.
감동을 주는 접대였단다.
아리가도!!
경선에 글에 고유명사가 없길래 나도 친구로 대신했는데 .ㅎㅎㅎ
지금 쯤 스페인에서 가리늦게 시작한 스페인어에 열심을 부리고 있을 꺼야.
3개월 예정했는데 딸이 임신하는 바람에 엄청 서운해 하더니만
내가 "내년에 가면 되지!" 했더니 자기 사위랑 똑같은 소리 한다고 .ㅎㅎㅎ
그 돈까쓰 집은 정원이 열명 정도라 첨부터 일정에 포함시키지 않았을 꺼야.
두명 세명 들어오라고 하고는 주문 받은 후에 생고기를 잘라 양념에 재우고~~~~~~~~~~~~~~~
만드는데 30분 쯤 걸리는 듯 하더라구.
밖에서 다 들여다 보이는데 천불이 나요.
그나마 우리 들어가고 나니까 뒤에 기다리는 손님들보고 끝났다고 그냥 가라고 하더라.
그것도 일종의 상술 인가 봐?.
무신 한의사선생같이 넥타이에 흰 가운 걸치고는 묻는 말에 대답도 잘 안해서 난 영 밉상이더구만.
그 친구는
그런 접대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빠짐없이 한다는 거 아니니?
너희들 마음이 그럴진데 똑 같은 대접을 받은 위에
지진 때 우리 아이들까지 데려다 돌봐 준 친구가 내 입장에서 얼마나 고맙겠니?
수인이도 오랫만에 왔구나.
잘 지내지?
수인이 팬들이 많은지 후배들이 궁금해하더라구.
무슨 일이 있으시냐고 나한테까지 묻더라.
재미있게 읽었네. 경선아.
나도 동부 여행 잘 하고 왔고.
나 사는 동네는 WOODLAND HILLS....란다.
산 아래 자리 잡은 Hill이긴 하지. 나무는 많은지 잘 모르겠다만.
한자를 보지 않으면 그 동네 이름은 소고기 한 부분 같지 않니 ?
'천엽'이라.....ㅎㅎ...
오랫 만에 들어왔더니, 홈피에 무슨 문제라도....?
수인(洙仁)아~
千葉! 한자의 함축미에 매력을 아니 느낄 수 없어.
ㅎㅎ 우리말 한자로 읽으면 소고기 부위가 되지만 일본어로 읽으면` 치바`란다.
니네 동네 나무가 많지 않다면 숲을 지향하는 바램을 갖고 이름을 지었겠지.
서양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힐링을 너무도 잘아는 것 같더라만.
잘 지내지?
벌써 사월이네
속절없이 세월만 가는구나~~~
A~~~~G 까지 내친구들의 실루엣이 매치되네.
어린날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인생의 큰 보너스이지.
한마디만 하면 열마디의 추억들이 딸려나오고.......
축약된 기행문에서도 인일 5기 특유의 향내가 나는데....
아름다운 친구들아 ~!
모두 건강해서 오래오래 뭉쳐다니자꾸나.
수노야 그 길로 탐라에 간다는 말 들었어
몸 건강히 잘 다녀 오너라
봄날의 그곳 멋질거야
내 이모디콘은 왜 처음으로 나오지?
ㅎㅎ 내가 수노를 엄청 사랑해보이게시리 ㅎㅎㅎ
임경선 선배님!
일본은 정말 우리와 다릅니다.
동네 개천에서도 잉어들이 뛰어 놀 정도로 깨끗하고
친절하고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들을 볼 때
요즈음 그네들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을 보면 "왜 그러지?" 라는 의구심이 먼저 듭니다.
한번은 '한국악" 이라는 산엘 다녀 온 적이 있습 니다.
그런데 산속에 있는 화장실이 미생물을 이용한 화장실이라고 냄새도 전혀 없고 깨끗해 놀랐습니다.
일본은 알면 알수록 까우뚱하게 만듭 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일본에서 살다 온 사람들을 보면
그네들도 예전과 달리 검소하고 친절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놀라게 합니다.
어쨌든
일본은 무섭고도 대단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도 또 다시 가고싶은 곳이 있다면 저는 일본이랍니다.
지금은 가고 없는 제 남편도 일본인 친구들이 많았는데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답니다.
그런데
선배님! 다음엔 또 어디로 떠나실 것인지요?
부럽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예의바른 건 사무라이 칼 떄문이라는 說도 있지.
칼이건 뭐건 공포로 인해 좋은 쪽으로 사람이 진화된다면 그런 방법도 나쁘지 않지 않나?
그래도 그건 좀 그렇다 그치?
`여행은 단지 익숙한 공간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 자신을 던지는 것만은 아니다.
낯선 공간을 영혼의 거울삼아 내가 사는 공간을 되비춰보는 것,
그럼으로써 우리가 사는 공간을 더욱 밝고 따스한 장소로 변화시키는
창조적 상상력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최고의 기쁨이다.
장소에 대한 사랑,
그것은 우리 삶을 바꾸고 꿈을 바꾸며
마침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지닌 고유의 빛깔까지 바꾸어낸다. -문학평론가 정여울-
사람들이 왜 여행을 좋아하나의 답을 극명하게 정의해준 거 같아 다시 인용해 본다.
장소가 바뀌지 않아도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할 것만 같은 그대
그렇다면 뭔 여행이 필요할까? ㅎㅎ
요즈음 몸도 마음도 바쁘겠네...
경선아~
잘 다녀왔구나.
같이 늙어가고, 단발머리 소녀의 기억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함께 하면 즐거운 여행이 되더라.
일본 사람들 개인적으론 별로 비위상할일은 없더라 ~ㅎ
그저 조용하고 질서 잘 지키고 남 피해 안주려 애쓰고~그런 그들이 단체가 되면 아주 이기적인 욕망의 집단으로 변하는건지~
사진도 좀 올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