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토요일에 결혼식이 있어서 유성에 다녀 오는데
아! 봄이 오는구나 그런 느낌이 들면서 몸이 나른해지더라.
도시에서도 봄이 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 땅을 헤집고 올라오는 기운 그런 거
잘 느낄 수 있다.
어쩐지 차가운 바람도 싱겁게 느껴지고,
잔설이 남아있는 언덕을 보아도 귀여운 것! 하며 가볍게 보인다.
파란만장한 학기말을 끝내고 교문을 나서며 그대로 공항으로 직행해 버렸다.
제주도행.
그렇게 복잡하고 유쾌하지 않았던 일들이 교문 나서자 마자 잊혀지더라.
한가한 시간대의 항공료는 정말 싸더라. 편도 36000원
제주도에 내리니 아니 이게 웬일? 비가 오고 있었다. 그것도 많이.
차를 렌트하고 제주도의 품 안에 안긴다.
렌트값 정말 싸다. 5일에 10만원.
인터넷으로 별 생각 없이 예약한 숙소를 찾아 간다.
은퇴하고 노년을 보내기 위해 제주도에 와서 펜션을 한다는 노부부.
노년을 보내기에 펜션업은 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세가 좀 많이 드셔서 힘겹게 느껴졌다.
혼자 왔다는 나를 보고 의심과 걱정의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어르신들.
자꾸 들락거리며 확인을 해서 좀 당황했다 며칠.
멀리 보이는 게 바다.
우선 한 바퀴 돌고.
길, 너무 예쁘다.
내 사진으론....... 아무래도 부족하다.
길에서 멀리 보이는 한라산
이번 여행에서 나의 바램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한라산 올라가기, 하나는 보고 싶었던 건축물 보기.
또 하나는 보기 싫은 건물 보기.
이틀 동안은 비가 오고 눈이 와서 한라산 올라가는 도로가 막혔다.
눈비가 좀 그치는가 싶어 살살 가 봤다.
길이 얼어서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1300도로는 많이 위험했다.
어떻게 한라산을 올라가지?
숙소가 시내에서 너무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어려운데....
새벽에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12시까지는 한라산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해야 하고,
오후 한 시부터는 백록담에서 내려 와야 한다.
늘 성판악 코스만 올랐는데 이번엔 관음사 쪽으로 가 볼까.....
살살 운전을 해서 가 보았다.
길은 엄청 아름다운데 아무래도 새벽에 오기는 무리일 것 같았다.
그래서 성판악 코스로 올라가기로 마음을 먹고.
그 전날 소치올림픽 보느라 밤잠을 설쳤으나 그냥 가기로 한다.
새벽까지 베낭을 꾸리고 다시 꾸리고.
보통 7시에는 올라 가야 넉넉한데 좀 늦었다.
전날 사 둔 샌드위치와 우유, 귤,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넣고 출발.
이번 겨울에 지리산도 올랐고, 함백산, 덕유산에도 갔으나 충분한 눈을 보지 못했다.
지리산은 방학하자마자 갔지만 거의 봄산이라고 할 정도로 따뜻하고 눈이 없었다.
덜 힘들었으나 좀 아쉬웠다.
한라산은 그대로 설국이었다.
설국의 첫 구절이 뭐였더라?........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자! 눈 속의 한라산을 같이 올라 보자!!
시종 어두웠던 날씨가 갑자기 쓰윽~ 잠깐 밝아 졌다.
백록담 오르기 한 3분 전?
잠시 쉬면서 차를 한 잔 마신다.
거짓말처럼 금세 다시 어두워졌다.
어쨋든 백록담^^
내려 오는 길
혼자 여행을 갈 때 나쁜 점 한 가지.
맛있는 곳에 못 간다는 것
뭐든지 2인분이고, 혼자서 탁자를 차지하는 건 너무 미안한 일이었다.
그래서 맨날 오분자기 뚝배기 뭐 그런 거.....
그래도 너무 맛있었다.
다니며 먹었던 음식 몇 개
제주도 고기국수 꼭 드셔 보시라.
진짜 맛있다!
돼지고기로 육수를 했는데도 너무나 깔끔하고 고소하다.
요건 포도호텔 안에서 먹은 튀김 우동.
맛있다! 비싸다! 친구랑 먹으면 안 비싸다!
짐을 부치고 동문시장에 와서 먹은 성게국
시장 아줌마들이 선희네 식당이라고 가르쳐 줬는데 가 보니 수희네 식당이었다.^^
미역국 위에 보이는 노란 것이 성게.
너무 맛있고 기분이 좋아서 주인 아줌마랑 청하 한 병을 반주로^^
분명히 비행기를 탔는데 눈뜨니 김포였다.
완전히 순간이동, 도민준이 된 느낌^^
좋은 여행이었다.
뭐랄까.....
이런 기분 알지?
내가 본 건축물은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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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언니 그냥 떠나면 되는 거지 뭐 부러워하고 말고 할 게 뭐 있어요?
상황이 되면 가는 거고, 안 되면 좀 기다리는거고^^
특히 언니는 꼭 가셔야 해요.
훌륭한 건축물이 많아요
정기용 선생님, 이타미 준, 안도 다타오......
그런데요, 그런 건축물보다 더 제 맘을 사로잡은 것은
옛날부터 내려 와 남아 있는 오래된 마을, 담, 지붕, 골목들이었어요.
특히 마지막으로 갔던 강정마을은.....
정말 그냥 내버려 두어야 했을 오래된 마을이더군요.
그냥 보면 알아요.
야트막한 담이며, 오래된 나무들.....
로마나 런던 또는 파리에 가서 그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그들의 문화를 예찬하는 사람들이
왜 우리의 <자연>을 그렇게 맘대로 바꾸려는지
왜 직선으로 만들려는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저는요.
주위의 산과 어울려 부드러운 곡선으로 흐르던 그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강들이
직선으로 흐르는 모습을 보는 일은...... 많이 끔찍한 일이더군요.
하 ~!
와 이리 온몸이 무거운가 했더니
그곳이 그리워 그랬던거구료.
아 ~!
난 떠나야 사는 뇨자.
어쩔꼬
어쩔꼬.....
우 ~!
몸은 이곳에
맘은 그곳에
이곳에 묶여 있어도
가슴은 훨훨 날아 청량한 한라산 백록담으로.
퍼내고 퍼내어도
끝없이 고이는 내가슴의 울렁증에
바닥이 안보이는 심연의 내마음의 우물은
오늘도 흔들리는 그네에 멀미를 하고 있음을
그아무도 모르리라.
싸댕기는데 미쳤다고 하지마오.
임가녀가 내가슴에 불을 지르니
생긴대로 살다가리.....
제주도에 도착해 돌아다니면서 언니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언니가 제주도를 그렇게 사랑하는 이유를 너무나 잘 알 수 있었지요.
특히나 한라산 오를 때는 세상에..... 이렇게 힘든데 언니가 어떻게 올라갔을까
생각도 많이 했고요.
특히 백록담 가까이 마지막 고비에서 많이 힘들지 않으셨어요?
내려오는 길이 허무할 정도로 힘들었거든요 저는요.
눈이 너무 많이 쌓인 길을 걸을 때는 마치 양발에 모래주머니를 찬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혼자 다녔지만 얼마 전에 살다 오신 언니 생각에 훈훈했던
여행이랍니다.
?옥규야~~
네가간 그 곳들이 마치 내가 다녀온 듯..
마음도 설레고 기분도 청량해지는 느낌이야~
나도 광숙언니처럼 마음만 자유롭지..ㅎ
나도 더 나이들기 전에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가 보는 것이 소원인데
하긴, 산이란 산 꼭대기에 올라가 본적이 없어서리..ㅠ ㅠ
요즘 나름 준비한다고 걷기운동을 하는 중인데.
설악산 대청봉, 지리산 천왕봉,백두산 천지...
다 꿈에 그리는 곳이야~
나는 그저 관광객들이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만...
네가 방학마다 가는 멋진 산행에 나는 그저 대리만족?
어쨋던
나도 백록담까지 걸어서 오르고 싶어~
등산화랑 등산복은 사놓았거든~~ㅎㅎ
정말 우리 친구 옥규샘 멋지다!!
은혜야
이번 여름방학 때 지리산 같이 가자.
다른 일반 산은 처음부터 밑에서 출발해서 어쨋든 위를 가야 되고 거기에서 내려오는 건데, 그래서 아주 힘들지.
그런데 지리산은 다른 산과 달리 능선에서 등산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미 높은 곳에서부터 걷기 시작하는 거야.
버스나 택시를 타고 노고단까지 가서 거기서 출발하는 거야.
노고단이 1507미터야.
<오래 걸을> 자신만 있으면 갈 수 있는 산이란다.
하루에 최소한 7시간은 걸어야 하니까.
하지만 연습이 필요해.
일주일에 몇 번 정도는 걸어야 해.
몇 년 전에 어떤 선생님이 맘만 가득해서 연습 없이 따라나섰는데
근육이 늘어나서 내가 죽을 고생했다.
벽소령이라는 곳에 가야 300미터 아래에 찻길이 있어 응급차가 올 수 있거든.
아침 7시에 노고단에서 출발했는데 밤 9시 반에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했으니 장난이 아니었지. 물론 일행은 가서 밥 다 해 먹고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었지.
나는 무리하게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지리산 길은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빨리 걸을 필요도 없고, 천천히 여유있게 걸을 수 있는 산이란다.
중요한 건 신발인데, 되도록 발목을 넘는 신발이 오래 걷기엔 좋단다.
처음엔 불편한데 신발이 발목을 잡아주니까 훨씬 덜 피로하지.
하지만 자기 발에 익숙한 등산화가 있으면 그걸 신으면 돼.
얼마 전에 춘선이랑 걸을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완전히 놀랐단다.
춘선이는 원래 빈혈이 심해서 도무지 걷지를 못하고 헐떡거리고
언덕 같은 곳을 걸으면 거의 숨이 넘어갔었는데
빈혈이 사라졌고, 또 매일 계족산을 다닌다더니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잘 걷더라.
내가 끌려갔다니까.
암튼 열심히 연습하세요.
즐거운 산행이 될 거야.
나 아는 67세 된 선생님은 자기 인생이
지리산 갔다 오기 전과 지리산 갔다 온 후로 나뉜대ㅎㅎㅎ
화이팅!!!
<2014년 1월 지리산, 내가 찍은 사진 아니다>
?
여름에 지리산 나도 데꼬 가 줘 ~
꿈에만 그리던 지리산 종주를 나도 해 보고 싶어.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택도 없는 꿈이었지.
내가 지독한 빈혈 환자였거든.
허우대는 멀쩡한데 피가 부족하니 경사진 곳은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어.
남들보다 몇 배나 더 힘이 들고 귀에서 목탁 소리, 북소리가 났거든.
그런데 지금은 그게 옛말이 되었네 그랴 `
오랜 시간 골골거리며 병고를 겪고 나니 오히려 몸이 젊을 때 보다 낫네.
작년 여름부터 꾸준히 걸었더니 제법 근력도 생겼어.
은혜야 ~
우리 같이 지리산 가자.
형편이 되는 친구들 모두 함께 가자.
옥규가 여러번 다녀왔으니 가이드 노릇 해 줄거라 믿고 무조건 따라 붙자.
지리산 다녀오고 나면 우리 삶이 확연히 달라질지 모르잖니?
지금부터 새 등산화 길들여야겠다.
?지리산 노고단 밑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노고단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 보았는데.
참 편안하고 푸근한 산세가 좋아보였는데...
과연 나도 그 멀리 보이는 곳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춘선이랑 옥규랑 또 몇몇 친구들과 지리산을 가는 꿈을 꾸며
열심히 연습할께~
난 평지는 몇 시간이고 잘 걸을 수 있는데, 등산연습은 높낮이가 있는 곳에서 연습해야하나?
?지리산 종주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대.
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산 꼭대기 능선을 따라 걷는거래.
나도 옥규한테 들은 소리여.
암튼 꾸준히 걸으며 다리 근력 키워 놓으면 민폐는 면하리라 믿고 ~
여름 방학 때 가는게 좋겠지?
아녀 그건 좀 아니고.....;;;;
완만한 길이 대부분이고, 그냥 산길이야.
그러나! 어찌 평평한 길만 있다더냐?
거의 오르락 내리락 하지.
그러나 아주 꼭대기를 향하여 죽자고 올라가는 길은 아니라는 거지.
일단 내려가는 길이 나오면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거지.
평지에서 내려가면 올라가야 하는 거잖아.
힘들긴 하지.
그런데 천천히 무리없이 걸으면 다 걸을 수 있어.
다만 길기 때문에 근력은 좀 키워나야 한다는 거지.
산책하며 걷는 연습할 때 재미삼아 베낭에 물 병 두 병 정도 넣고 걸어 보시기를.
하중 훈련 하는 셈 치고.
신영이 아이디가 자동 입력이 되어 있었나 보네....
나 옥규여~~
에구...... 놀래서 얼른 로그아웃 하고 바꿨네.
우야든동
전부 올 여름 지리산 정복을 위해서 근력을 키워야 하는겨?
이야. 나도 계족산좀 따라 다녀야겠네.
올 여름 우리의 거사를 위하여.
여기 갔다오면 이전에 알던 사람은 다 모르는 사람인겨?
인생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니.....
나도 한 몫 끼리라. ㅋㅋㅋㅋ
?
그렇지 않아도 하중훈련 하라는 그 말씀을 명심하고
배낭을 적당히 무겁게 지고 계족산 다니고 있어.
길에서 먹을 간식과 물 2병은 기본적으로 늘 가지고 다니거든.
근데 말야.
내가 어제 오늘 연달아 이틀을 걸었는데도 이렇게 살아서 타이핑 하네 ㅋ
예전 같았음 혼절해서 시체놀이 하고 있었을텐데 말여.
이만하면 지리산 따라 붙어도 되겠지? ㅎㅎㅎ
앞으로도 꾸준히 걸어서 근력을 키워 놓을게.
은경이도 꼭 같이 가자.
나는 스틱은 한번도 써보지 않았는데
지리산 가려면 스틱 필요하지?
사용법도 따로 배워야겠지?
옥규야~~~마냥 부르고 싶구나!!!
어쩜 그리 홀가분하게 훌쩍 떠나갔다 올 수 있다니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있으랴???
항공료도 싸고 렌트비도 싸고 세상 만났네!!!
한라산의 멋진 설경!!!
상고대!!!
진짜 입이 안 다물어지누나.
난 겁쟁이,
용기가 없어
혼자는 영원히 어려워.
너니까 가능해.잘 다녀왔다!!!
물론 어떤 이유가 있어서 혼자 떠났다고 하지만 부러워하고 있노라*^*
완전 힐링이 된 너의 짧은 여행 증말 잘 했다****
짱짱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