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12월 어느날~ 동생집으로 향하는데 과일좀 사가려고 평소 가는길로 가지않고 청과물 가게 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수봉공원 맞은편 쪽이었는데 신호대기도 아니고 아무 생각없이 라디오의 음악을 들으며 가고 있는데 갑자기 정말로 느닷없이 "퍽~ " 벼락을 치는 소리가 났다.
안전벨트를 맷는데도 순간 몸이 휘청거리고 골이 흔들거렸다.
사고구나~ 직감하고 멍한 상태에서 정신을 차린후 차에서 내렸다.
나보다 더 놀랜 ~ 나정도 늙수그레한 영업택시 아저씨가 나보다 더 핼쓱해진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얼굴이 숫제 백지장이다.
"죄송합니다.
어제 밤샘을 해가지고 졸았어요."
어찌나 놀랬는지 ~ 살면서 이렇게 놀래보긴 처음이다.
가슴이 계속 두근두근 방말이질 치고 이빨이 덜덜 부딪치는게 멈추질 않는다.
내차는 범퍼가 찌그러지고 아저씨 차는 본넷이 들어올려지고 쭈그러지고 범퍼가 부스러져 떨어졌다.
나도 죽겠지만 금방 인정하고 나오는 아저씨도 불쌍하고 일요일이라 병원가도 응급실로 가야할것 같고 어디 부러진 것도 아니고 ~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사건 번호와 아저씨 명함을 받고 오늘 집에가서 이상있음 연락하고 병원도 가보겠다고 하고는 집으로 왔다.
다음날 한방병원에 가서 결리는 어깨와 목을 침을 맞고 일주일분 어혈 푸는 약을 받아가지고 왔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 오후부터 머리가 점점 무거워지더니 저녁엔 머리를 들수가 없을 정도라 할수 없이 펜잘을 한알 먹었다.
화장실은 설사도 아닌데 하루 종일 들락날락 다섯번을 다녀왔다.
동생이며 딸이며 사위며 정신 나갔다고 입원해서 CT 사진을 찍어보고 입원해야 한다고 난리치니 슬며시 걱정이 됬다.
암튼 크리스마스 이브날 입원하게 됬는데 사람이 한치 앞을 모르고 사니 우리가 어찌 만물의 영장이라고 큰소리 칠수 있겠는가?
주님 없이 어찌 내 뱃짱으로만 살수 있겠는가?
7인실에 입원했는데 그 중 교통사고 환자도 있고 험한 식당일에 무릎연골이 다 닳아서 갈기갈기 찢겨서 다리를 못쓰고 수술해서 휠체어를 탄 여자도 있었다.
젤 가슴아픈 사람은 두어달전 발꿈치에 종양이 생겼는데 여기 저기 ~ 서울대학 병원까지 가서 검사해도 결국 발목 위 부분까지 잘라야 한다고 해서 발목을 잘랐다고 의족을 맞추고 있는 나보다 한살 많은 환자였다.
더 가슴이 아픈건 자기는 살면서 좋은 일도 많이 해서 지금 병원에 병문안 와서 인사로 받은 돈만도 500 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정말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아주 사람좋은 아줌마 였다.
그런데 왜 나한테 이런일이 일어나 늙으막에 의족까지 하고 다녀야 하나 ~ 너무 슬프다고 했다.
며칠사이 좀 더 친해졌을때 ~
작가 박완서씨도 단 하나뿐인 아들이 죽었을때 "왜 나한테 이런일이 일어났느냐?" 고 하느님을 원망했지만 어느날 기도원에서 어떤 수녀님의 더 기구한 사연을 듣고는 "왜 나라고 이런일이 일어나지 말란법이 있나~" 로 생각을 바꾸었다고 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질문이 바뀌면 인생관이 바뀌게 되어있다.
이미 상황은 왔는데~ 나한테 이런일이 왔구나~ 이 순간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로~
사진을 찍어보니 아무 이상이 없다하고 덕분에 몇가지 검사까지 공짜로 하게 됬다.
평소에 난 병원을 거의 안간다.
닥치면 고치면 되지 건강 염려증도 싫고 죽게 되면 죽지 ~ 하는 무식한 고집 때문이다.
소변검사,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어깨 목의 엑스레이 검사 머리의 CT 사진까지 너무도 깨끗하고 심지어 혈압까지 너무나 정상이란다.
이상 없다해서 나오려 했는데 선배 후배 친구들 친척들이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문제라고 하두 안된다고 일주일은 있어보라고 해서 겨우 일주일을 버티었다.
난방 훈훈해~ 식사는 웬병원이 그리 반찬을 잘하는지 반찬 계속 돌아가며 바꿔줘서 좋고 ~ 새벽에 다 자는 시간에 기도하는 시간도 좋고 ~
친해진 병실 아줌마들과의 수다도 다양~ 들을만한 이야기도 많고 ~ 그런데 왜 그렇게 추운 우리집이 걱정되고 가고 싶은지~
입원한 다음날 보험회사 보상팀에서 나와 치료하고 싶은데로 하시고 연락해달라며 명함을 주고 갔다.
새해 전날 전화를 했다.
"새해는 집에서 맞고 싶어요.
저 이제 아프지 않아요"
더이상 후유증에 대해 논하지 않으면 80만원을 넣어드리겠다고 한다.
얼굴이 백짓장같던 택시 기사 아저씨는 보험 수가가 또 얼마나 올라갔을까?
순간 아저씨의 얼굴도 떠오른다.
"그렇게 하세요.
만일 후유증이 있어도 내 개인 보험도 있고 보상금에 대해 옥신각신 하면 재수 없을거 같네요"
그사람은 연신 고맙다며 전화를 끊는다.
병실 식구들이 퇴원 한다니까 보상금에 대해 묻는다.
그 얘기를 하니까 100 만원이 기본 (?) 인데 더 달라는걸 예상하고 그렇게 말한 거라며 지들이 더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ㅎㅎ
보상금에 대해 옥신 각신 하면 후유증이 있을거 같고 하라는 데로 하면 후유증이 없을것 같은 이 미신같은 생각은 또 뭔가?
더 재미있는건 내가 자동차 보험을 들어준 성당 후배이다.
연말이라 길은 막히지~ 날은 춥지~ 오는 사람 고생시키기도 싫고 내 꼬라지도 영락없는 촌할매 같아 누구 보이기도 싫어서 아무도 병원을 알켜주지 않았지만 그 후배는 사고시 의논하느라 알고 있어 병원으로 달려왔다.
내가 든 개인 보험이 작년에 손가락 아플때 타먹은거 빼고는 거의 타먹지 않아서 이번 치료비를 가해자 측이 물어주지만 개인 보험에서도 50 프로는 나온다 한다.
"언니~ 그러니까 개길수 있는 한 개겨~ 오래 있을수록 유리해"
"고뤠? 한달쯤 있음 몇백 타겠네?" 하며 웃긴 했지만 , 참 내~ 아프지도 않은데 어찌 한달을 개기나?
퇴원 하는 날 그동안 정이 들어 모두 아쉽게 인사를 하고 마지막에 그 발목 없는 환자랑 인사를 하게 됬다.
"치료 잘하시고 기운내세요"
껴안는데 맘이 찡해서 눈물이 나려한다.
얼른 추스르고 나오는데 생각나는 시가 있다.
최종진의 -사랑-
바람도 없는데 괜히
나뭇잎이 저리 흔들리는 것은
지구 끝에서 누군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기 때문~
알고 보면 우리 모두가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음이 아닐까?
또한 "내가 나쁜일이라고 꼬리표를 다는 모든 일들은 사실은 나의 영적 성장을 위한 배움의 기회" 라는 말도 생각나는 일주일 이었다.
역시 우리 화림 언니야요.
우리 언니 최고 ~
요즘 세태랑 상관없이 진실한 마음으로 사는 착한 언니.
하나님께서 언니의 마음을 보시고 참 기뻐하셨을거에요.
전화위복의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앞으로 더욱 건강해지세요 ~
그 택시아저씨도 평소 선을 많이 행하고 사신 분일거에요.
언니같은 분을 만났으니 말입니다.
암튼, 언니 존경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에효~
애썼다.
그만하길 천만 다행이지.....ㅉㅉ
운전하고 다닐땐 집에 돌아와야 본전이더라.
그래도 추운 겨울에 충격을 받았을테니
시간이 좀 갈꺼야.
침치료도 괜찮던데....
몸조심하고 5기 모임에서 만나자.
화림아 너 만나면 주겄어.
애들은 이글보고 인수기가 왜저러지?...할테지만 !
화림이 입원한날 내가 글올렸거든 .
화리미 병원에있다구.
근데 지가 게시판지기라구 글 삭제했어.
다행히 무사하다니 용서해줄께.
친구야 무사해서 고맙다.
???화림아!!!
오늘 네 글을 보니 너무 반갑고 기쁘다.
명옥이 말마따나 화림이에게 가면 몽땅 감동으로 변하는구나.
병실에 있어보니 건강하면 감사해야 한다는 네 말에 동감하며
그 하루를 얼마나 감사하며 살았는지 모른다.
그 사고로 많은걸 느낀 화림이를 보며 우리 또한 많은걸 느끼는 경험을 했다.
부디 몸조심하여 올 한해 즐거운 일만 있기를 바란다.
화림아~
많이 놀랐지?
그런데 네 글 읽으니 안심이고, 네 마음이 기특하구나.
2013년에 두 번의 교통사고를 당했어.
두 번 다 뒤에서 퍽~ 했는데, 그 소리가 이제 너무 끔찍하다.
다행이 총 다섯 번의 사고에 나는 멀쩡해.
한 번은 차를 폐차 시킬 정도로 큰 사고였는데도.
하루에도 여러 번
그 분께서 지켜주지 않으면 멀쩡할 새가 없을 것 같지?
새해에 더 건강하고
주님 주시는 평안이 네 삶에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수인아~
놀란건 말도 못하고~ 그 소리~ 에구~진져리 친다.
그러니 천재지변 당하는 사람들 공포심때문에 정신치료 받는거 당연하겠더라.
너도 여러번 당했구나.
그래도 우리 이리 멀쩡하니~ 난 후유증 없으리라 확신~ ㅎㅎ
얼마나 감사하니~
나 잘한것도 없는데 주님이 많이 봐주시더라.
너도 건강하고 글도 많이 쓰고 즐겁게 살기를~
화림아~
무사 귀가를 환영하고 감사한다~!
나도 한번 혼난 이야기를 옥규글밑에 썼다가 지웠네.
내가 팔다리 다쳤을때 항상 문병오던 고마운 화림이
난.....미안 한 마음뿐이네그려...................
언제나 잊지않고 있어요.
병원에 있어보면 그냥 간강하게 살아있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지.
화림아~
새해엔 더욱 힘차게 살자꾸나!!!
화림아!
고생했구나.
많이 놀랬을텐데 한참 힘들겠네.
추운 날씨에 더더욱 조심하고 쉬렴.
주님께 감사드리며
올핸 청마해라니 활기차게 앞으로만 달리자.
화림 언니 화이팅~~~~~~~~~~~~!!
택시 아저씨 배려 하시는 마음에 감동 했어요~
화림언니의 착한 마음으로 모든 아픔은 떨쳐지길 기도 합니다.
인옥아~
넌 항상 웃어서 보는 사람 기분 좋게 하는거 알라나 모를나나~ ㅎㅎ
너라도 그 핼쓱해진 그 아저씨 봤음 화나기 보다 걱정됬을꺼야 ~
난 이제 안아프고 후유증도 절대로 없을꺼라 확신해 ~
고마워~ 새해 복많이 받아.
화림아 난 지금이서야 니 안부를 묻는구나.
요즈은 어떠니?
병원에서의 너의 모습은 영낙없는 환자였지!
얼마나 놀랬겠니?
우린 병원에서 좀더 경과를 지켜 보라고 권했지만
본디 너의 착한 심성이 오히려 우리를 설득하더구나.
인간은 누구나 앞을 모르지만
올바른 마음과 선한 기운으로 세상과 마주하면
오늘도 당당히 나설수 있을것 같아.
화림아 치료 잘 받고
무서웠던 기억 얼릉 잊어 버리고
우리 인일5기 신년회에 꼭 참석 바란다. 너 없음 안돼!!!!!
바쁘신 회장님이~ ㅎㅎ
부천까지 온거니까 오라했지~ 다른 사람 아무도 병원 안알켜줬다.
추운데 오는 사람도 고생이여~
내동생이 너랑 용선이 보고 저 언니들은 늙지도 않는다고 니들 얘기하는거 넋을 놓고 듣더니 가고나서 언니는 저렇게 재미있는 언니들이랑 친구해서 좋겠다고 ~ 지도 가끔 끼워달라나 뭐라나~ ㅋ
벼락을 맞은 기분인데 너무 멀쩡한게 신기해서 어제는 성당에 가서 감사헌금을 했다니까~
너없음 안된다는 말이 왜 이캐 기분 좋니~
나도 다른 사람에게 이 말 많이 해줘야겠다
화림언니~증말 다행이네요.
언니의 선한 맘을 그분도 알고 계셨다는거죠!!!
선한 끝은 있다지요.
얼마나 놀랬을까???
제 가슴이 다 떨려요.
그만 하길 천만다행!!!
요사이는 두통이 없나요?
언니~그래도 잘 관찰하면서 느껴 보세요.
언니~홧팅!!!
광숙아~
봄날 방에서 보는거 하고 여기서 보는거하고 느낌이 다르네 ㅎㅎ
우리 5기방에 누가 놀러오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
너두 운전 조심해서 해.
아니~ 내가아무리 잘하면 뭐하나~뒤에서 박음 도리가없지.
그러니까 우리가 매달릴껀 주님 밖에 없지?
두통두 없구 괜찮아.
새해 복많이 받구 건강해.
나도 화림 언니 찾아서 요로캐 왔슈 ~
5기 방에 누가 오면 반갑다는 말에 기대어서....
두통도 없고 괜찮으시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새해엔 더 건강해지셔야 해요
아이고 춘선아 방가 방가!
화림이 말마따나 봄날 방에서 보는 것 과는 느낌이 달라.
완전 우리 고향집에 놀러와 준 것 같다니까.
뭐라도 먹이고 싶은데 우리 인숙이 떡 구경이라도 많이 하고 가셔!
명옥아~
언젠가 5기 여행갔을때 애들이 봄날 식구들 모여서 사진 찍는거 보고 눈흘겼어.
정옥이가 우리도 여름날 하나 만들어야지 눈꼴시어 못보겠다고 ~ ㅎㅎ
임플란트를 하거나 ~ 교통 사고가 나거나 ~속상한 일이 있거나~ 어떤 일에도 잘 먹는 나~
지금 커피랑 어제 차이나 타운에서 사온 공갈빵 먹고 있다.
왜 이캐 맛있는거야~
당췌 이놈의 식욕은 어떤 경우에도 줄어들지 않으니~
오늘도 지금 이순간을 감사하며 즐겝게 지내기를~
난 예전에 남편이 하도 먹는 걸 밝혀대서 참 싫었거든.
나도 요리라면 정말 잘은 못해도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그 쪽은 음식만 보면 술타령이니 뭐 해주고 싶냐?
요즘 이런저런 사유로 인해 남편이 술을 팍 줄이고
(이 아저씨는 뭐든지 막차를 타는 사람인데 다행이도 놓친 적은 없었거든.ㅎㅎㅎ 건강도 막차 타려는지!)
음식도 하루 두끼에 내가 좋다고 하면 말을 잘 듣게 되서 살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아파 보니 음식이 맛있다는 것처럼 축복이 없어.
요즘도 그다지 맛있는 게 없더라구.
남편도 언제까지 맛있게 먹겠나 싶어서 요새는 잘 먹어주는 게 고맙더라.
화림이가 식사도 잘해 왔고 긍정적인 성격이니까 웬만한 부상도 잘 넘어가는거야.
그리고 5기 끼리 있을 때 봄날 찾으니 눈 홀겼지.
우리 방에 선후배 초대하는 거야 누가 싫어하겠니?
아이구 참 화림아~~~~~~~~~~~~~~~~~~~~~~~~~~~~~~~~~~~~~~~~~~
남들 같으면 재수가 어쩌느니 할만한 일도 네 손에 들어가면 몽땅 감동으로 변하는구나.
그래 우리 인간이 뭘 좀 더 건져보겠다고 아둥바둥하고 사는지.....................................
괜찮을 꺼야.
그 기사 아저씨도 새해에는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사실테고
암튼 멋져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