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년했던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에는 모두가 행복하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버지 털모자/윤 용 혁/동동 yp

 

오늘 딸내미가 고무장갑을 챙기며
인천의 어느 동네로 연탄배달
봉사를 간다고한다.
기특하다.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행여 추울세라 아버지가 생전에 쓰시다가 물려주신
장농속 깊은 곳의 털모자를
꺼내 딸애에게 씌여주려다 분명 손사래를 칠 것 같아
말도 못 붙이고 잠시 내가 눌러써본다....

갑자기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그립다.

사춘기시절,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는 소리를 싫어했다.
왜냐면 아버지가 쪼잔하신 분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늘 아껴써라..정리정돈 잘하라..데모하지 마라.
밖에 나가 아버지를 욕먹이지마라 등의 잔소리에..

이제와 생각하니 아버지는 정말 위대하셨다.
훈장의 박봉으로 삼남일녀를 최선을 다해 가르치셨고
지금도 아버지가 복지관에 바둑두러 가신줄만 아시는
어머니를 편히 모시시니..

신실하시고 항상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셨던 아버지..
벌써 돌아가신지 일년이 지났다.
아버지의 흔적이신 털모자를 보며
이제는 아버지의 십분의 일이라도 닮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