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겟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는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모시는 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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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많던 여고시절 지난지 이제 40주년이 다 되어 온다.
여고 졸업 30주년을 기점으로 다시 뭉친 여고생들이
이제 나이 60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 감성만은 그시절 그때더라고..
아직도 많은 친구들은 자신의 일을 갖고 있기도 했지만..
그렇지않은 친구들은 나름대로 삶의 기준을 정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
이제 나이 50 넘어 60을 바라보니 미모의 평준화랄까..
아님 학력의 평준화랄까..ㅎㅎ
그러고 보니 더 격의 없는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더라...
되돌아보건대,
나의 여고시절은 약간은 좀 편협하였지.
한명의 단짝친구와 내리 3년을 짝꿍으로 앉은 일..
동호회나 클럽활동도 잘 안하던 나였기에
몇번 참석하다가 뜸하고 나서 참석하려니
좀 서먹했지만 참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은 내 얼굴이 여고때와 별로 변한게 없다고
내 이름을 불러줄 때 좀 놀라웠다.
나는 건망증 탓인지 친구 이름이 잘 생각나지도 않았는데..
나이에 맞게 호텔에 예약하여 스테이크로 식사와 함께
우아하게 와인도 한잔씩 마시면서
차기 회장단을 선발하고,(아주 멋진 회장단이야..)
혜숙이 피아노반주에 맞춰 '그 겨울의 찻집'등 함께 노래도 부르고
음악전공하는 혜숙이의 딸은 바이올린 연주로 감동을 주었고,
한사람씩 마이크 들고 자기 소개를 할때 다들 남의 아픈 사연에는 같이 눈물 훔쳤으며,
유안진 시인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낭송하던 춘선이는
그만 감정이 복받쳤는지 울먹이는 목소리로 잠시 시낭송을 멈춰
또 같이 울컥해 하던 오늘 그자리..
여고시절 교가로 마무리했던 송년모임은 정말 흐믓했던 것 같다.
이제 우리 몇번이나 더 만나게 될까..
일년에 두어번 ,혹은 한번 이렇게 만나면
대체 몇번이나 더 만나게 될지..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같이 어울려 살아야 할 것 같네..
지란지교를 꿈이 아닌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말이지..
여러 모임들이 있지만 그 모임들의 주제 역시 하나다..
"친구들아,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자."
이제 우리 나이에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오징어'라는 건배사에 맞게
오래오래 징글징글하게
어울려 살았으면...
그래,. 오징어 ~
미영아 ~
새해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반갑게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