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명옥아~
자기 전공 분야를 세월따라 키운 사람들을 보면 부럽긴하지.
그러나 인생은 늘 반전이 있고...그래서 삶은 공평하기도 하다고 생각한단다.
우리 작은 애도 피아노에 참 소질이 있었는데 줄리어드 출신(서울음대도 졸업했다나 뭐래나 ㅎ) 선생이
손가락이 짧아 수술을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기절해서 그만두게한 기억이 나네.
그때는 왜 피아노 연주 기준을 세계적인 거에 뒀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헛웃음만 나요ㅎㅎ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컴 앞에 앉아 도란거릴 수 있으니 우리나이에 복이지 모.
너도 새해에도 건강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할께
난 사실 피아노를 접목시키는 음악의 여러가지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그걸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기에는 너무나 무지했고 겁이 많았지.
경선이 딸과는 반대로 피아니스트가 되기에 너무나 적합한 신체조건을 타고난지라
(10도를 쉽게 짚는 내 손가락 길이에 만나는 선생님들마다 탐을 냈어)
마치 정통 피아니스트외에는 길이 아닌 것처럼 주위가 만들어 버려서 다른 것은 입도 벙긋 못했지.
하긴 그 손가락 덕분에 영 순발력이 떨어지는 이 나이에도 남들보다 천천히 움직여도 대부분을 연주할 수 있긴 해.
참 산이 좋으면 가면 되는데 꼭 에베레스트나 몽블랑만 산이라고 생각했는지 몰라.
후진국 국민의 열등감이었나봐?
요즘 같았으면 얼마든지 가능했을텐데.....
결국 이러다 보니 그 시대에 태어난 우리의 운명으로 여기게 됬지.ㅎㅎㅎ
그래 지금 이러고 사는 게 복이다.
다들 부럽댄다.
명옥이는 역시 ~ 언제나 따듯한 맘으로 댓글 달아줘 고마워.
경선아~
두어해 전 글이라도 올려주니 고맙네.
썰렁한 게시판을 만사 귀찮아져서 그냥 바라만 봤는데 여기 저기 빨간 불빛 반짝이니 생동감 느껴진다.
"사람이 꼭 행복해야만 하는건 아니다" 란 어느 작가의 말이 왜 이렇게 위안이 되니~
삶이란 언제나 행복할 수 없는 것이겠지만 ~
고통도 고통당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시간이기에 은총이라 생각된다면 사는것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은것 같다.
결론은 명옥이 말처럼 건강하고 씩씩하게 살자 ~ 오케이? ㅎㅎ
경선이~ 안녕~!
이곳에서 읽어보는 경선이 글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
참으로 환경이 사람을 지배하기도 한다는 그말에 동감이 간다.
뚝 떨어져 있으니
이럴까 .....저럴까 ....망서리기 대장인 내가
용감해지기도 하니말야.
책이 짐이 된다고 한권도 안 가지고 왔는데
노트북은 챙겨와서 그나마 다행이지싶네
산이 할아버지는 한심하게 생각하지만서도......좀 하던 일에서 떨어져 있어보라나...ㅎㅎㅎ
찬찬히 읽다보니
제부 돌아간지가 벌써 그리되었구나...............................................
좋은 사람들이 대부분 일찍 세상을 떠나는 걸 가끔 보면서
안타깝기도 하면서도.....우리가 모르는 다른 섭리가 있겠지 위안을 삼아보곤 했지.
나이들어가면서....모든것에 자신없어지는데
이렇게 세상에다 대고 나 살아있노라 존재감을 표현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드네
명옥이....화림이도 5기방에서 만나니 반가워~!!!
경선이 이름이 반가와서 무조건 댓글 단다.
이심전심인가보다.
게시판이 썰렁한 게 좀 그랬거든.
"K가 생각났다.학교 한참 후배인데 다양한 컬러의 사람들을 진심으로 포용하는 그녀."
나이 들면서 가장 닮고 싶지만 잘 안되는 유형의 사람!
어제 오랫만에 음악회에 다녀 왔다.
그냥 부산에서 가장 가깝게 지내던 후배가 독주회를 한다기에 ( 이제 환갑)
사실 기대는 안하고 이게 마지막이 아닐까 싶어 도리 차원에서 갔는데 충격과 감동에 한 방 먹은 기분!
항상 젊은이들이 가장 되고 싶어하는 교수자리 꿰차고 앉아서 놀면 안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늘 열심히 살아오긴 했지만 열심이 반드시 명연주로 이어질 수는 없는 법인지라.......
프로그램 보니 클레멘티 소나타에 드뷔시 판화에 마지막이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예전에 써먹은 것도 아니고 "이 할매가 이걸 무슨 힘으로!" 하는 마음과 "악보를 보고 하려나?" 등등
대부분의 나이든 교수들의 연주를 예상하고 갔는데.
타고난 미모와 그녀 역시 안팍으로 저 위에 나온 K와 닮은지라 객석은 화기애애하고
5부소매의 얌전하면서도 화려한 (암튼 사실이 그랬으니까) 드레스 차림이 나이를 잊게 해줬지만
첫 곡은 예상대로 좀 흔들흔들 (이렇게 되면 지인들은 가슴을 졸이기 시작한다.)
그 동안의 연주에서 보여주었던 그녀의 특징같은 터치의 부드러움(영롱하지않음)이 나타나더니
둘째 곡은 원래 곡 자체가 몽환적이라 무난하게 가고(큰 감동은 없었음) 도중부터 안정을 찾은 모양.
인터미션이 끝나고 문제의 전람회의 그림!
이제 큰 고비는 넘겼다고 생각했는지 편안하게 출발!
그 녀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대체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지라 그 곡이 전혀 엉뚱하다고 생각했고
젊지도 않은 나이에 저 웅장한 곡을 별로 크지도 않은 손에 크지도 않은 체구가 해봐야 얼마나 하겠나 하는 마음이었으므로
아마도 정년 전에 한번 도전하려고 했나보다 라고 혼자서 멋대로 생각했는데!!!
10곡을 들으면서 점점 대가들의 연주처럼 빠져들기 시작했고 혼신의 힘으로 마지막까지 열연한 그녀는
청중들의 진심어린 박수갈채에도 진이 다했는지 앵콜도 안하고 몇 번의 커튼 콜에 답하면서
자신의 지금이 있게 해 주신 늙으신 친정 어머니를 소개하겠다고 했다.
대전에서 일부러 딸의 연주를 위해 오신 팔순이 훨씬 넘은 어머니!
여늬 장한 어머니들처럼 참 열심이셨던 분이신데 많이 노쇠하셨다.
손주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신 어머니!
그 후배는 늘상 어머니에 대해 말할 때마다 어머니는 언제나 긍정적이셨다고 했다
그런 어머니에게서 자랐고 그 어머니와 별반 다름없이 평생을 격려해주고 금전적으로 전혀 걱정을 안시킨 남편을 만났는데.
(그 남편은 일단 부인의 활동에 대해 바라만 볼 뿐 12시가 넘는 귀가시간에도 한번의 잔소리도 한 적이 없다고 남편 본인이 말했음)
대체적으로 그런 환경이면 공부는 등한해지는 게 보통인데 이 사람은 그 점이 남달랐다.
피아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통해서 우리는 평생 친하게 지냈고.
항상 그 녀에게 느끼던 운, 복 같은 것에 대한 부러움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너무나 편안한 환경이었으므로)
정말로 치열하게 공부하고 연습했구나 하는 존경심과 더불어 스스로가 참 한심해보여 잠 못이루는 밤이 됬다.
함께 갔던 우리 교회 반주자 아가씨도
"저 10년 전에 교수님 연주회 간 일이 있는데 그 때는 별 감동이 없었어요.
그 연세에 정말 공부 많이 하셨네요. 큰 도전이 됩니다." 라고!
우리가 늙었다는 말을 너무 한심하게 자주 쓴 것 같아 반성하면서 쓴다.
환갑에 가장 명 연주를 할수도 있더라
비로서 피아노라는 악기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를 한 듯!
경선아.
좋은 글 고마워!
새해 복 많이 받고 우리 계속 건강하게 씩씩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