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32.-
6월의 아침이다.
커텐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이 온 방안을 환하게 밝힌다. 여자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바깥의 소리에 귀기울여 본다.이중창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듯하다.
아, 오늘은 무엇을 할까?이렇게 여유있는 나날이 언제까지일까...여행?... 그냥 이러고 지낼까?..
옆에 누운 딸애를 보니 아직도 잠속에 있다.
얘야! 정말 우리가 무얼 하는거지?
딸애의 볼을 살짝 건드리며 속으로 묻는다.
"엄마! 안녕히 주무셨어요? "
쌍커풀이 풀어지도록 푹 잔 눈을 뜨며 인사를 한다.
"응. 은지도 아주 잘 잤지? 우리 오늘은 그냥 집에서 이렇게 뒹글까? 네가 너무 피곤한 것 같아서"
"증말? 히히 좋아라!"
양 손을 여자 겨드랑이로 들어 밀며 품안으로 꼭 들어온다.
"왜? 더 자고 싶어?"
"아니.. 그냥 엄마 살 만지고 싶어서 ㅎㅎ"
"그래? ㅎㅎ 엄마도 오랫만에 네 손을 끼어 보네.. 우리 눈 감고 좀 생각하자.."
얼마가 지났을까? 눈을 뜨니 옆의 딸애가 다시 잠들어 있다. 딸애의 팔을 살짝 들어내며 침대를 나온다.
맞은 편 창가로 가서 커텐을 걷으며 애에게 바람이 세게 닿을 까 싶어 창문 한쪽만 열어 놓는다. 그러나 바람이 부드럽다. 아! 여름이 오고 있구나 ...
거실로 나오는데 전화벨소리가 들린다. 누굴까? 이 아침에..
...여보세요?
...할로!구텐 모르겐 !
독일어로 들려오는 음성에 여자는 깜짝놀란다.
...파울 로렌스 입니다. 너무 일찍 전화를 했나요?
...아! 안녕하세요.. 아니에요. 일어났어요.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로 말하자니 짧은 영어가 영 어설픈게 부끄럽다.
...다름이 아니라, 연주회 프로그램과 포스터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오늘 시간이 있으신가요?
...저의 사진이 필요하신가요?
...예, 기획사에서 우리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사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죄송합니다. 미리 얘기를 못 드려서... 저도 어제 저녁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시군요.. 사실 어제 애가 피곤해 해서 오늘은 집에서 쉬려던 참이었어요.
...그러시다면 내일로 촬영을 미루어 보지요,은지가 혹시 아픈 것은 아닌가요?
...아프지는 않아요. 잠깐만요 .. 아직 애가 잠자고 있어요.. 좀 있다 다시 전화 주시겠어요?
...예, 그럼 한 삼십분 후에 전화드릴께요, 제가 오늘은 아인씨를 만나 같이 반주자 의상만이라도 촬영 전 미리 장만하고 싶습니다
...예? 제 의상을요?
벌써요?
...기왕이면 프로그램사진하고 같은 의상이면 좋을 듯 해서요..
...예.. 알겠어요.
그럼 딸애 상태를 보고 말씀드릴께요.
...예.. 그럼 전화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마치자 그녀에게 파도가 쏴! 밀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연주회를 너무 쉽게 허락한 것이 아니었던가? 기획사가 주선한다고? 그렇다면... 그냥 간단한 연주회가 아니잖은가? 어쩌지?
부엌에 가서 커피를 내리면서도 곰곰히 생각에 젖는다.
이젠 돌이키지 못 하는 기정 사실이야.. 그럼 앞으로 나가는 길만 있지. 그래 . 가 보자... 앞으로... 첨 가보는 길이지만 길이 있는 곳 이라면 가는거지 뭐.
애를 깨우러 방으로 들어가니 아이는 이미 깨어나서 초롱초롱한 눈길로 쳐다본다.
? 엄마! 로렌스 교수님이 전화하셨어? 엄마 나가야 해?“
?아니, 어찌 이리 눈치가 빠르니?“
? 엄마가 한국말로 안 하길래 ㅎㅎ.. ?
? 그래, 교수님이 엄마랑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 연주회 때문에..어쩌지? 은지야 많이 피곤해? 엄마가 교수님께 은지 일어난 후에 대답 준다고 했거든..“
? 그럼, 나갈게요. 재미 있겠네 ㅎㅎ“
아이는 펄쩍 뛰듯이 세면장으로 간다. 여자는 내려진 커피를 담아 들고 거실로 와 라디오를 튼다. 멘델스죤의 '노래의 날개위에서'가 들려 나온다. 거실은 음악으로 꽉 차인다. 흐르는 듯한 피아노 반주에 바리톤 음성으로...어쩜 이 화창한 날씨에 이리도 어울릴까? 바로 옆에서 그녀를 위해 부르는 듯하다. 감미롭다.
잠시 소파에 앉아 끝날 때까지 듣는다.
정확히 삼십분후에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로렌스 입니다. 어떻게 은지
괜찮습니까?
...예, 애가 좋아하네요 구경한다고요..교수님과의 시간을 마련하겠어요.
...오! 그렇다면 오늘은 의상만 준비하고 촬영은 내일 하도록 하지요. 아무래도 촬영하려면 미용전문인도 와야하니까 오늘 다 하기 어려울듯 합니다.내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은지를 위해 제가 베비씨터를 구해 같이 지내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럼 만나서 얘기를
더 나누고요. 제가 지금 은지와 아침식사를 한 후 한 시간 후에나 시간이 나겠는데요.
...아인씨! 그러면 우리 만나
아침식사 같이하고 ..오늘은 의상만 구하면 되니까 오랜 시간이 안 걸릴 듯합니다,
...예, 그렇지만 아침은 우리 식구끼리 간단히 할게요. 어디에서 만날까요?
...아인씨, 부담가지지 마시고 아침식사 같이 하시지요.. 기획사에서 반주자를 하루속히 보고 싶어합니다, 지금 연락하면 곧장 나올 겁니다. 식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주회건 의논도 하고, 제가 삼십분 후에 아인씨 집 앞에 차 세우고 기다리겠습니다.
아니....무슨일이 이리 전격적으로
진행되는 거지?
...예,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딸애의 옷을 입힌다.
? 은지야, 지금 교수님과 같이 만나려는데 아침식사도 같이 먹자고 하시네..내일은 더 오래 사진 촬영이 있는데, 내일 목사님 딸 헬렌네 갈래? 아니면 엄마 사진찍는 것 귀경하던지.. ?
딸애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 본다.
? 엄마, 그럼 지금 나가서 먹는다는 거에요? 알았어요. 내일 엄마 사진찍는거 볼래요,헬렌네는 나중에 가도 되니까...“
여자는 세수를 마치고 살짝 화장을 한다.딸애는 옆에 앉아 방글거리며 웃는다.
? 아! 우리 엄마 이쁘다.
엄마 나도 빨리 어른되어서 엄마처럼 화장하고 싶다. ㅎㅎ“
딸애의 홍조된 얼굴을 보면서 여자도 볼이 발그래해 진다.
왜 이러지.. 기획사 사람이 나온다고
그러나.. 기분이 왜 뜨는게지?.
옷장을 열고 보니 제대로 된 정장이 없다.
모슬린 검은 원피스를 입고, 은색바탕에 검은 색 잔무늬가 있는 실크머플러를 살짝 걸친다.
딸애와 계단을 내려 가는 데, 갑자기 자신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것 같다.
집대문을 연다.대문앞에 로렌스교수가 환하게 웃으며 서 있다.
?할로! 프린세스 은지!“
딸애는
여자를 바라보며 ?무슨소리’ 라고 묻는 눈길을 준다.
? 은지야, 교수님이 너보고 공주님이라고 하시네.. 너도 인사해 할로! 프로페쏘아!.. 라고“
모녀의 대화를 듣는 로렌스 교수는 신기한 듯 쳐다본다.
? 할로! 프로페쏘아!“
? 오! 은지! ?
교수는 은지를 먼저 뒷칸에 태운다.그리고 교수 옆자리 문을 열며 여자에게 타기를 권한다.
차는 달리기 시작한다.여자는 그냥 아무말도 안한다.
맡겨보자.. 라는 맘이다.
얼마 안걸려 목적지에 이른다.시내 중심에 있는 임페리알 호텔이다.
차가 정차하자 호텔 도어맨이 얼른 차문을 열어준다.
? 로렌스 교수님 어서 오십시요, 열쇠를 주시지요..“
교수의 이름을 아는 것을 보니 자주 찾는 가 보다.
안으로 들어간다.
딸애는 눈을 반짝 거린다.
여자는 딸애의 머리를 잠시 만지작 거린다.
딸애가 눈으로만 ' 왜?' 하면서 그냥 놔둔다.
엄마기분이 별 다른지를 아는 것이다.
호텔로비는 그리 넓지 않지만 묵중하니 귀족적으로 되어있다.
로렌스는 로비쪽에서 바로 보이는 계단쪽을 가리키며,
?아인씨 , 이 호텔이 원래는 귀족의 집이었어요.
19세기 말에 비엔나 박람회가 열렸을 때, 저기 위 초상화의 주인공 황제 프란츠 요셉의 명으로,
영빈관으로 사용하였었지요. 그 후에도 계속하여 '호텔 임페리알'로 명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비엔나를 찾는 많은 명사가 투숙하고 있지요. 특히 아침식사가 좋기로 유명하고요. 하하하 “
교수의 유쾌한 설명을 들으며 호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니 한쪽에서 손을 올리며 두사람이 일어선다.
? 오! 먼저 와있었네. 아인씨! 기획자와 의상전문가입니다. 인사하시지요“
서로 간단하게 인사를 마친후 자리에 앉는데, 두사람들이 계속 여자를 호기심 가득 쳐다본다.
이렇게 여자에게 한 아침이 새롭게 펼쳐지는 것이다.
(계속)
-33.-
먼저 식사를 교수와 그들이 시킨다.
로렌스는 여자에게 뭘 원하는지 묻고 여자는 딸애에게 묻고... 릴레이식 문답의 식사였다.
반숙한 달걀을 작은 절구모양의 은식기에 담아다 주는것이 신기한지 보기만 하는 딸애에게 로렌스는 친절하게 윗부분을 약간 베어난 후 그안으로 작은 수저로 퍼 먹는 거라고 보디랭귀지를 해준다.
두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는 여자와 동참한 두사람은 저절로 미소를 짓는다.
그러더니, 기획자가 여자에게 묻는다.
? 저 에게 지금 좋은 아이디어가 떠 올랐는데요. 이 분위기를 잡지기자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로렌스 교수는 음악계에서 좀 까달스럽다는 인상을 주는 분인데,오늘 댁의 따님과의 모습은 참으로 의외이어서요“
얘기하다 로렌스를 바라본다. “ 안그러십니까?“
라는 눈 빛으로.
? 헤이! 토마스 그것 좋은 생각인데.. 괜찮을 까요?“ 로렌스가 토마스에게 동의 하더니 여자에게 묻는다.
? 글쎄요.. 애까지 엄마일에
연관 시킨다는 것이 좀...“
? 아! 그건 그렇지만..
너무 자연스러워서 ..예, 그럼 그만 두지요.“
식사가 거의 끝내가자 기획자 옆에 시종 조용히 식사만 하던 후버트라는 의상사가 여자에게 말을 시킨다. ? 키가 몇센티지요? 신발크기는?“ 아니.. 어쩜 이렇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라고.. 여자가 바로 답을 안하자 로렌스가 말을 거들어 준다. ? 후버트, 자네는 전공이 의상이면서
척 보고 모른단 말이요? 하하하“ 그는 고개를 갸읏 하더니, ? 대강을 알겠는데.. 그래도
동양인은 좀 다른 면이 있어서요“ ? 그럼 나중에 둘이서 의상실가서 그얘기는 하는게 좋겠고. 토마스!
당신이 어제 얘기했던 이분의 예명에 대해서 설명 좀 하구료:“ 예명?...왜? ? 예. 그러지요.ㅇ 씨 당신의 이름을 제가 생각해 보았어요.“ ? 잠깐! 저는 다음 달 로렌스
교수와 연주한 다음에는 다시 한국으로 갈 거에요 그런데, 궂이 예명이 왜 필요한
거지요.계속 연주할 것도 아닌데요..“ ? 예, 그 사정은 이미 교수님으로
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날을 위해 홍보를
해야하고 음악회날 라이브 녹화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이름을 부드러운 발음이 되는 예명으로 주고 싶어서요. 당신도 잘 아실 금년 잘츠부르그 축제에서 연주할 조수미씨도 예명이지요..“ ? 예, 그건 알고 있지만.
그는 독창자이며 계속 서구에서 연주 활동을 하는 사람이고 저는 일시적으로 이곳에 있을 사람입니다.“ ? 그건 모르는 일이지요.. 당신은 이미 여기에 있으며, 이미 로렌스교수에 의해 발탁된 사람입니다. ? ? 발탁이라구요? 그런 말씀은
좀 ...“ 여자는 맘이 상한다. 누가 나를 맘대로 발탁을 했단 말인가? 남자 셋은 갑자기 얼굴이 굳어 지는 여자를 보며 당황한다. 드디어 로렌스가 말문을 연다. ?아인씨, 제가 먼저 이사람들 만나기 전에 설명을 했어야 하는데 이렇게 사전 지식없이 토마스의견을 들으니 당황하셨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그가 자초지종을 얘기한 것을 간추리자면, 몇년전 비엔나 여름축제
연주회를 위해 독일 반주자와 일정이 잡혀있었으나 연주일 며칠전에 두사람의 의견이 일치가 안되어 연주를 취소했었다. 이유는 로렌스가 원하는 반주를 독일 반주자가 동의를 안했다는 것이다. 기획자는 그런데로 듣기에 괜찮으니 그런데로 연주회만 마치자 했었으나, 독창자로서는 자신의 자존심에 합당치 않아 도저히 할수가 없다고 했다. 그 일을 비롯하여 매진되었던 입장표 반환료와 독일 반주자의 연주료와 명예훼손권 소송이 발생되어 한동안 경제적타격뿐만이 아니라 커다란 스켄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하여 기획자 측에서 다시는 반주자를 구하지 않고 로렌스 교수가 선택한 반주자와 연주회하는 것만 기획하는 것으로 되었다. 한동안 반주자를 못 찾던 로렌스가 이번에 반주자를 찾았다는 소식에 모두 흥분중이었다. 그리하여 7월 연주회 결정이 나자
마자 매스컴에서 누가 반주자인지 관심이 많다. 연주실황녹음이나 녹화도 성공할 가능이 높기에 반주자가 동의하면 이름도 부드러운 예명을 준비하는게 좋을 것이다... 라는 요지였다. 설명을 들으면서 여자는 속으로 마냥 웃는다. 지난번 한 두번 마춘것 밖에 없는데, 어째 이리
자신이 있단 말인가 ㅎㅎ 여자의 얼굴이 밝아지자 모두들 안심하는 얼굴이다. 여자가 드디어 결심한듯이 말문을 연다. ? 저는 7월 연주회만 가볍게
생각하고 승낙을 했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데로 예명을 사용하는 것도 안하는 것도 사실상 저에게는 그리 필요 불가결 한것은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경험이 많으니 일단 의견을 받아 드리지요 ㅎㅎ 그런데, 연주 성공을 이리 장담하시니
재미 있어서 웃음이 저절로 나오네요 ㅎㅎ“ 여자가 연거퍼 웃자 딸애는 영문을몰라 어리둥절해 한다 로렌스는 한손으로 딸애의 손을 잡어주며 또 한손으로는 여자의 어깨를살짝 잡아준다. ? 제이드! 진정해요... 제이드? 푸하하하
.. 이미 이 교수는 이름을 지어놓았네... ? 이름 맘에 들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동양 여자라 동양의 보석이라는 의미로 지은거에요. 그리고 발음도 부드럽고 ,,, 청중에게 기억하기 좋고요. 이것은 저기 기획하는 토마스씨의 의견도 일치되는 것이에요.“ 흐음... 이렇게 이들은 기획을
이미 하고 있었구나. 도대체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고.. 어찌해? 하긴 나는 가버리면 그만인데.. 그냥 양보해? ? 좀 더 생각하면 안되나요.. 당장 지금 결정해야 하는가요?“ 여자가 완강히 거부하는 것을 늦추자 기획자 토마스는 때는 이때다 싶이 말을 시작한다. ? 사실 다음달 연주회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우선 포스터 사진도 찍어야 하는데 포스터에 이름을 적어야 하니 결정을 하루속히 해주시면 감사드릴께요. 이번 연주회는 매진될것이에요. 오스트리아
문화부에서 지대한 관심이 있어요. 지난번 로렌스교수의 반주자 거부스켄들에 대해서 무척 고심해 하던 차이거던요.“ 뭔가 더 말하려는것을 로렌스가 제지를 한다. ? 자!자! 이제 그 얘기는 그만
합시다. 저도 좀 민망하구요.“ ?아인씨 이제 우리 나갈까요. 후버트씨가 경영하는 의상실이 여기서 별로 멀지가 않아요. 걸어서
가도 되니까 ? 후버트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 그럼 교수님께서 이분을 모시고 오시겠습니까? 제가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두분이 입으신 옷
색갈이 잘 어울리십니다. 허허허“ 뭐가 어울린다는 것이지? 여자는 교수의 의상을 살펴본다. 옅은 잿빛의 재켓에 짙은 잿빛바지.. 그리고 노타이
하얀셔츠.. 어 그러네.. 모두 무채색이네..
나도 그렇고.. ? 우연의 일치구먼 하하하“ 로렌스도 여자의 옷과 머플러 색을 살펴보며 웃는다. ? 자 .갑시다.’ 모두 일어선다. 토마스가 재빨리 종업원을 불러 계산을 한다. ? 그럼 김아인씨! 오늘 의상선택을 잘하시고 즐거운 시간 지내세요. 저는 지금 사무실로 돌아가 내일 촬영준비를 위해 점검을 해야겠어요.“ 그가 후버트와 서둘러
나간다. 셋이 남게 되자, ? 아인씨, 우리 호텔 뒤로 나갈까요.. 무직페어라인이 바로 옆에 있어요.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유명 피아노 뵈센도르퍼 상회가 그 건물에 속해있고요. 이번에 아인씨가 피아노 연수 하게되면 바로 이피아노로 연주 할거에요. 한번 가서 보시겠어요?“ 참 이사람은 사람을 잘 어우리네.. 내가 예명때문에 당황한것을 알면서도 태연히 행동하고.. 그럼 나도 태연히 처해야지? 안그래? 여자는 이러는 자신에게 신기해진다. 어디에서 이런 대처심이 생기는지..
한국에서는 전혀 이런 경험이 없던 것이다.
Schubert, Trio op. 100 - Andante con moto
Par le Trio Wanderer
(Voyage d'hiver 2007 - Carte Blanche au Trio Wanderer, r?alisation Jean-Pierre Barizien - CLC Productions)
오늘은 왠지 이곳에다가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따님과 함께 하는 여행 잘 보고 있어요.
언니의 지난 세월이 그 속에 있는 것 같아 마음 따사롭고 많이 부러워요.
올해도 너무나 좋은 사진과 음악, 글들 누리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많은 동문들에게 너무나 행복한 선물을 많이 주셨어요.
건강하시고,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옥규후배!
송구영신을 잘했어요?
한갓 진 곳을 찾아와 반가운 글을 놓았네요.
고마워요.
여기 연재글을 올리기 전에,
왜 쓰지? ... 반복하여 자문하며 쓴답니다.
전에 적어 논 글들을 모자이크처럼 모으기도,
그냥 머리속에 떠오르는데로 바로 쓰기도 하면서
내안에 아직도 남아 있는 열정을 뽐아내고 있나봅니다.
2009년 홈피에 가입하고 가장 보람있는 것은
옥규후배를 비롯한 동문 여러분과의 인연을 맺은 것이에요.
이번 플로렌스와 토스카나여행은 제일생에 아주 중요한 순간을 가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딸애와 공유한 머언 지난 날의 추억을 시시로 나누다 보니... 아름다운 추억이 더 빛나는 순간이더군요.
시리도록 아프고 슬픈 추억들은 겨울바다로 흘러보냈어요.
바닷바람을 그리워 하던 우리 모녀는
토스카나의 바닷가를 연속 찾으면서
그리움을 얼마만큼 풀었어요.
앞으로의 미래도 미리 겁내지 말고 나아가기를 바래봅니다.
옥규후배
올해에는 뜻한바대로 이루어지기 바라며
좋아하는 산등정으로 심신의 여유를 가지기를 바래요.
또 봐요. ..위에 올려준 산호수 아름다워요^^
PS:음악
슈베르트의 로자문데 사중주의 테마가 즉흥곡 142 - 3 번과 같은 게 새삼스럽네요.
좋아하는 곡이라 즐겨연습하는데도 별로 신경을 안썼어요.
옥규는 지리산에서 돌아왔는지?
,
(바로 위 피아노곡을 들으시려면 위의 "로자문데"를 스톱하시고 들으세요 )
명옥 선배님,
슈베르트의 즉흥곡 142 의 3번이
바리에이션형식이라 로자문데의 서곡에서 뽑아 테마로 한것이라고 합니다.
윗동영상에서 자세히 문자로 설명하는군요.
저도 이곡을 참 좋아해요.
악보가 항상 저의집 피아노위에 놓여있지요.
자주 치고 있어요.예전에는 외웠었는데.. 요즘은 악보가 필요하네요.
1984년 출생의 한국 피아니스트 임동혁군의 앞날을 축복하는 맘이 그득해지는 연주입니다.
오래전 호로비츠 옹께서 치셨던 것 보다 더 잘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프레이징이 좀 기존과 다른 점이 보이는데, 개성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여러 수상경력을 보면 든든한 기초를 가졌으리라.. 생각되니까요
이 곡은 중학교 땐가 수도 피아노 콩쿨 지정곡이어서 연습을 좀 하다가
콩쿨을 안나가게 되서 중도에 그만두었던 곡이라 맨 끝부분은 아예 하지도 않았고
손가락으로만 피아노를 쳤던 시절이라좀 이해가 힘들어서 별 재미를 못 느꼈었지요.
대학시절부터 슈베르트는 좋아해서 연가곡집 사다놓고 반주연습도 했지만
시험 때나 콩쿨준비곡으로는 해본 적이 없어서 피아노곡은 별로 공부를 못했어요.
슈베르트 가곡의 가사와 "독일인의 사랑" 에 심취해서 한 때는 독일어 공부도 하고......
항상 이런 곡들을 연습하고 싶었는데 통학도 했고 시간에 많이 쫓겼으니까요(순 핑게 ㅎㅎㅎ)
슈베르트 소나타도 많이들 했는데 난 주로 동아콩쿨 지정곡을 과제곡으로 했거든요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에센바흐의 슈베르트 즉흥곡 음반에 반해서 여러 곡을 연습하게 됬고
새삼 이 곡에 빠져들게 됬어요.
작은 음악회도 그렇고 1983년 귀국 후에 혼자 연습한 곡들의 대부분은 대학 시절 전혀 하지않았던 것들이에요.
과제도 아니고 콩쿨도 아니 그저 내가 좋아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
대곡보다는 소품들과 주로 앵콜곡으로 많이 사용되는 곡들을 하고 싶었거든요.
자유로운만큼 꼭 해야되는 것도 아니니 시간날 때만 하고 진도는 엄청 느렸지요.
리스트의 곡들은 악보에 익숙해지는데만도 1년 이상 걸리기도 하고.ㅎㅎㅎ
전혀 음악적이지않은 생활을 하던 저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연주자들의 동영상과 여러 교수님들의 서로 다른 지상렛슨 악보였어요.
10여년의 피아노가 없던 생활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와서 미친듯이 연습을 하기 시작하니
하나하나가 다 모르겠더라구요.
음표는 알겠는데 나머지는 스스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거지요.
페달이며 다이나믹 등등~~~~~~~~~~~~~~~~~~~~~~~
언제나 누군가가 가르쳐 주고 그걸 별 의식없이 따르기만 했던 게 한국의 예전 교육이었어요.
아이고 임동혁의 연주가 또 주저리주저리 끄집어내네요.
한국인들은 예술적 감각을 타고 난 사람이 많은 가 봐요.
아르떼 TV를 봐도 이제는 명연주는 주로 한국연주가들이더라구요.
거짓말 탐지기 대신 음악이 더 효과적일 듯 하네요.
가슴에 품었던 이야기들이 전 자동으로 줄줄~~~~~~~~~~~~~~~~~~~~~~~`
유명옥선배님의 열정이 정말 너무 멋져서
살짝 뵌 적 외엔 없으나(봉평에서요...그래도 영광이었죠^^)
글에서 존경심을 가질 수 있어요^^
슈베르트의 피아노 곡들은 생각보다 다 주옥 같아요^^
뒤늦게 그의 피아노 소나타에 빠진 1인이랍니다.ㅎㅎ
제가 어떤 감상회에서 두 달에 걸쳐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감상한 적이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곡에서
눈물이 빵 터졌어요^^
어찌나 가슴에 와 닿던지요...
실제로 슈베르트는 피아노를 그리 잘 치지 못해서
상상으로 작곡을 하면서 더 어렵게 쓴 곡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생각보다 잘 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더군요^^
리스트의 곡은 그냥 초장부터 어려우니...그러려니 하죠만...
사실 전 피아노의 매커니즘이나 표현법을 잘 몰라요.
그저 듣기에만 급급하지요^^ㅎㅎ
그래도~~반가운 마음에 헛소리 많이 하고 가네요^^ㅎㅎㅎ
실은... 제가 지금 엮어가는 글에서
요즘 시기가 1989년이고
그후 5년뒤 1994년 그리스의 한 연주회에서 ' 로자문데'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올 예정인데...
(이런 속도로 글이 나가다보면 어느 세월에나 도달하려는지 ... 저도 궁금해요^^)
이번 한 여자 (6)에 이곡을 여기 배경음악으로 올리면서 선배님과 음악얘기하다보니
피아노 음악으로 미리 열거하게 되었어요. ㅎㅎ
그래도 좋아요.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면서 내면의 움직임에 어느만큼 더 콘트롤을 할 수 있어서요.
명옥선배님 말씀중에서
ㅡㅡㅡㅡ 가슴에 품었던 이야기들이 전 자동으로 줄줄........이라는 표현에 가슴이 저르르해집니다.
아마도 '한 여자'를 계속 쓰다 보면 저도 모두 풀어내 버릴듯하네요 ..
이미 머리속에 있는 것들을 어떻게 구성해야하는가가 저의 당면과제에요...그래서 뜸을 자꾸 드립니다.
미안해요.
그저 묵묵히 기다려 줘야 하는 건데 무신 일일 연속극도 아니고 자꾸 재촉을 해서요.
그냥 잡음(ㅎㅎ)으로 여기시고 마음 내키는대로 쓰세요.
주저하는 마음은 쓰다 보면 잊어버릴 꺼에요.
아마도 세상의 모든 작가들이 다 그러하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홈피에 쓰는 댓글도 마찬가지거든요.
"이런 말은......... "싶어서 몇 번 망서리다가 어느 날 정신이 헷가닥 돌아서(ㅎㅎㅎ) 마구 쓰고는
정신 차린 후에 스스로 "미쳤지 미쳤지 !" 싶어서 지우려고 가 보면 어느새 댓글이 좌르르~~~~
따뜻한 격려의 글과 공감한다는 내용을 보면서 부끄러웠던 마음도 추스려지고요.
이런 경험 몇 번 하다 보면 점점 뻔뻔해지고 객기도 생기고 그러더라구요.
어느 누구도 남의 인생에 대해 뭐라고 할 자격은 없쟎아요?
읽는 이들에게는 모든 게 진솔하고 따뜻하게 느껴져요.
(본문 계속)
- 34.-
"예, 그럼 그 피아노보러 가고 싶어요.“
? 아!.. 그럴 줄 알았습니다“
여자는 자기 맘이 그에게 비쳐지는 듯하여 사뭇 부끄럽다.
몇 발자국가니 모퉁이에 현악기 상회가 있는데,
로렌스의 설명으로는 비엔나 필하모니의 악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라고 한다.
바로 그 옆에 피아노 상회가 있다.
안으로 들어 간다.
? 어! 로렌스 교수님 오셨어요...
아! 이분이 말씀하시던 반주자분이신가요?“
아니, 언제 내 얘기를 했나..
이제 보니 어제 잉그리드라는 여자도 나를 알아보았었지?
여자가 생각에 잠기는 듯한 모습을 본 로렌스는
? 사실은 여기 스튜디오에서 가끔 반주를 마출때가 있어요.
요즘 통 안오니까,아직 반주자를 못 구했는가
걱정하다가
7월에 연주회가 있다니까.. 관심을
가지고 지인들이 물어 오고 있어요.
며칠 전 잠시들렀다가 반주자구한 것과 연주회 얘기를 했었지요..“
라고 설명겸 변명을 한다.
하긴 그렇기도 하겠네..
? 예, 알겠어요.
피아노좀 만져도 되어요?“
여자의 말을 들은 한 남자가 닥아온다.
?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기쁩니다. 저는 총책임자 입니다.이리로 오시겠어요....“
친절하게 인사를 하더니 매장에 있는 피아노들을 설명하고
스튜디오로라고 불러지는 방들도 보여 준다.
그중 제일 큰 방은 벽마다 유명음악가 초상화가 걸려있고
이 피아노사의 역사기록 사진과 증서들이 묵중한 액자로 장식되어 걸려 있다.
아! 언제던가 영화에서 나오던 것
비슷하네..
여자가 평소에 외우던 슈베르트의 즉흥곡을 치기 시작 한다.
모두 다 귀를 조용히 기울인다.
정말 타치가 다르네, 소리가 좀 무거운 것 같기도..
여자는 주위 사람을 아랑곳 없이 피아노를 탐색하듯 좀 더 친다.
치는 것을 마치자 모두 박수를 친다.
총 책임자는 희색만면하여
? 정말 로렌스교수님께서 반주 요청하실 만하십니다.
지금 피아노가 당장 없으시다고 들었는데, 언제라도 들려 연습을 하시면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만, 다른 데에
연습 할 곳은 있어요.호호 “
우스며 말하다 로렌스를 쳐다본다.
로렌스가 그렇다는 듯이 웃다가 말을 시작한다.
?제가 지금 좋은 생각이 떠 올랐는데요.. 내일 우리 사진을 여기 이 피아노 곁에서 찍으면 좋을 듯 싶으네요..
기획자는 슈베르트가 보리수
작곡한 교외로 나가자고 했었지만..
한번 의논해 봐야 겠어요. 저랑 한곡 좀 마추어 볼까요?“
여자가 고개를 끄덕 대답하며
겨울 나그네중의 11번째곡 “ 봄의 꿈“의 전주를
시작한다.
예전에 서울에서 자주 반주하던 곡이었는데,
어제 로렌스 교수집에서 연습하다 저절로 외워진 곡이다.
로렌스 교수가 전주 4소절을 듣고 나자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계절 봄의 느낌이 완연한 곡이다. 현재와 잘 어울리는곡이다.
곡이 마치자 교수는 만족한듯 총책임자를 바라보며 '어떠냐? '하는 눈빛을 준다.
총책임자는 부라보를 연속하며,
? 교수님! 그렇게 여기에서 촬영하신다면 저의 회사는 영광이지요 ..
그럼 시간을 정해서 알려주세요.“
총책임자는 황송한 듯 말한다.
좀 더 얘기를 나누다 그 곳을 나와 모퉁이를 두번도니
바로 무직페어라인 정면이 나온다.
세계에서 제일 음향이 좋다는 ' 황금의 홀'에서 비엔나 필이 연주하는
신년음악회를 매년 위성중계로 보고 있었던 여자에게는 감흥이 유별나다.
남편과 남편의 친지들은 좋은 음향기를 마련하면
자랑삼아 지인들을 불러 종종 비엔나 필과 카라얀이 지휘하는 것을 보아왔던 것이다.
금년 여름에 조수미성악가가 카라얀과 축제에서 공연한다는 알고는 있었지만
조금전 기획자가 언급했을 때
비로소 여자자신이 같은 나라에 있다는 것을 새삼 상기한 것이다.
정말... 서울로 부터 여기 와서 짧은 기간에 일어나는 일들이 ..
그 언제인가 상상이라도 했던 일인가.
큰 길 건너 바라보니
둥근 청동 지붕의 성당이 고색창연하고 웅장하게 보인다.
6월의 신록속에 모든 것들이 싱그럽기가 그지 없다.
지금이
몇백년전 그 때이고,
그 오랜 세월이 넘겨뛰어 바로 지금같다.
교수는 딸애의 손을 다정스레 잡고 걸으면서 시종 무엇인가를 설명하며 의상실 쪽으로 인도해 간다.
그러는 사이 여자는 어느새 그의 목소리를 반주삼아 몇번 거닐었던 거리를 처음 걷는 냥
비엔나라는 도시에 심취하여 걷는다.
드디어 오페라 하우스 건널목을 건너 케른트너 거리에 이른다.
의상실은 케른트너거리 초입에 있다.
전에 지나다가 쇼우 윈도우를 신기한 듯이 보았던 기억이 있어 웃음이 난다.
? 들렸던 곳이에요?“로렌스가
놀란듯이 묻는다.
? 아니요,, 지나면서 진열장이 특이하여 본적이 있어서요. ㅎㅎ“
? 아.. 그랬군요..“
안쪽에서 바깥을 보던 의상가 후버트가 문을 열어준다
? 어서 오세요... 그러잖아도
아들뮬러교수님께서 기다리시다가 다른 일로 나가시면서
잘 해드리라고 당부 하셨지요.. 여기 앉으시죠“
여자는 실내를 둘러보며 후버트의 설명을 듣다 무슨 교수?..하며 묻는
얼굴을 한다.
? 아들뮬러교수는 비엔나 응용미술대학 의상과 은퇴교수님입니다.
올 3월 80세를 맞으셨지만
이 의상실의 주인으로서 아직도 패션에 영향력이 많지요.
저를 예전부터 잘 알고 있어서 저의 의상을 항상 챙기십니다.
제이드를 보고 싶다고 하셔서 우선 소개를 하려던 참이었고요.
앞으로 기회가 또 올거에요“라고 로렌스는 설명을 해준다.
여자는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다 깜짝 놀란다.
유럽왕실 사람들과 예술계의 이름난 사람들의 얼굴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 제이드! 그럼 이리로 들어 오세요. 로렌스 교수님께서는 어린 아가씨와 좀 기다리시면 좋겠는데요..“
후버트는 여자를 데리고 안쪽으로 들어간다.
아주 내이름을 정하고 자연스럽게 부르네 ..
도대체 내가 지금 뭘 하려는 거야..
무슨 반주자가 이런 곳에서 의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거야.
? 제이드, 이번 의상은 우리
아들뮬러 교수님께서 협찬해주시는 것입니다.
부담 가지지 마시고 저와 구상하시지요.. 아셨지요?“
후버트가 친절하게 말한다
이 사람은 심리학을 했나 ? 어찌 내 맘을 이리도
잘 읽나?
? 후버트씨, 저는 바깥의 사진에서 본 부담스런 정장 의상에 익숙지 않아요.“
? 예, 저도 그러리라 예상을
하던 중입니다.
자 , 그럼 여기 있는 의상들 중에 맘에 드는 것 골라 보시겠어요.?“
그가 가리키는 기다란 옷걸이에는 롱드레스가 대부분이었다.
? 저는 너무 치렁거리는 드레스를 입으면 피아노 페달칠 때 방해가
되어서 중간 미디정도가 좋은데요“
여자가 자기 의도를 말하자마자,
? 잠간 스커트를 좀높이 올려 보실래요?“
? 네? ?
여자가 깜작 놀라 눈을 휘등그레 뜨자,
? 하하하 제이드씨 각선미를 보고 구상하려구요.“
여자는 얼굴이 확 달아 오르는 것이다.
흠... 전문가가 하는 말이니...
입고 있던 검은원피스의 아래 기장을 두손으로 잡어 무릎위 까지 올린다.
후버트는 잠시 눈을 두자마자,
? 좀 돌아 보시겠어요.“ 요구
한다.
그래? 그럼 돌지 뭐..
후버트는 여자에게 이리 저리 요구하더니 잠간 나갔다가
옷 몇벌을 가지고 들어온다
? 제이드, 우리가 내일 사진
촬영까지 시간이 없어 새로 만들기는 어려워요.
샘플로 만들었던 것 몇가지 가져왔으니 우선 내일을 위해 입어 보세요.
품이나 기장은 고쳐서 내일까지 준비 할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제이드에게는 짧은 기장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동양인으로서는 신체의 비율에 다리가 긴 편입니다. 자.. 이것으로 먼저 입어 보세요.“
색갈이 옅은 민트녹색의 하늘거리는 옷감의 원피스다.
바닥까지 끌리는 긴 자락의 숄이 딸려 있다
탈의실로 들어온 여자는 앞의 거울을 바라본다.
입고 온 옷을 천천히 벗으며 지난 과거를 벗는 느낌이다.
녹색옷을 걸었던 옷걸이에 아들뮬러의 이름자가 적혀있다.
녹색옷을 집어 우선 목 아래로 받히고 거울을 뚜렷이 쳐다본다.
거기에는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낯선 여인이 서있다.
옷을 천천히 입는다.
하늘 거리는 부드러운 감촉이 그녀를 폭 감싸는 것이다. 기장이 무릎위이다. 목선이 깊이 파여 목뼈가 다 보인다. 딸린 숄로 한번 휘둘러 본다.
어딘가가 어설프네...어쩌라고요...
" 제이드, 입었으면 나와봐요..제가 도와줄께요. 그리고 거기에 구두들이 있지요? 맞는 것으로 찾아 신어보고요..."
좌우지간 후버트는 심리안을 가진게야.. 으째 이리 적시에
구두가 세켤레가 준비되어 있다. 맞는 것으로 찾아 신고 대충 숄을 걸친 후 탈의실 커텐을 제치고 나온다.
" 와우! 꼭 마춤옷이네요..허허허."
반가히 웃으며 닥아와 숄을 앞쪽부터 한번 돌려 뒤로 넘겨준다.
그러는 사이 딸애가 빼끔히 안을 살피듯이 문가에 서있다가.
" 엄마! 울 엄마 맞아요? 엄마 치마가 짧네 ㅎㅎ" 탄성을 지른다.
그 뒤로 로렌스 교수가 들어오며,
" 하하하! 역시 우리 후버트의 안목은 오스트리아 제일이에요. 어째 이리 잘 마추었나요? 안그래요 ? 제이드"
여자는 짧은 기장이 쑥스러워 무릎을 구부리며 치마를 아래로 내리려고 한다.
" 하하! 제이드, 그냥 놔두어요 피아노에 앉으면 기장이 내려오니까 괞찮아요. 그리고 서 있을때는 숄이 뒤쪽으로 늘어져 약간 언발란스로 리드믹해요. 정말 제이드의 다리가 더 돋보이는 모드입니다. 올 가을의 모드로 모델삼았던 것이 제이드씨를 통해 첫선을 보이네요 허허허."
후버트는 말하며 연상 웃음을 짓는다.
"그럼, 다른 것 입어볼 필요 없이 이것으로 정할건가요?"
" 예, 첫번에 딱 맞기도 어려운데, 이것으로 정하지요.. 하나도 고칠것도 없고요. 운명입니다. 운명! 허허허!!!"
아니? destiny? 운명? 세상에나... 과장하기는 ..여자가 그를 빤히 쳐다본다.
" 제이드, 제말에 기분 상했어요?"
" 비교가 좀 그래서요. 그리고 저는 무릎 위로 올라가는 기장이 신경쓰이는데요."
" 제이드, 제가 장담해요, 너무 잘 어울립니다. 앞으로도 미니스타일로 입으세요. 훨씬 경쾌하고 개성이 살아나니까요."
" 알았어요.. 내일 사진 찍어보면 더 잘 알겠지요..저는 오늘 아침전화 받고 지금까지 정신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가만히 후버트와 여자의 대화를 듣던 로렌스가 곁들인다.
" 제이드, 맞아요 내일 사진테스트 한 다음 결정하지요.. 혹시 가지고 있는 의상이 있으면 여벌로 가져올래요?"
" 예, 알겠어요..그런데, 교수님은 턱시드 차림으로 하실건가요?"
잠시 후버트를 쳐다보더니,
" 세미 연주복으로 입을 것입니다. 여름 연주회이기 때문에 정장은 딱딱한 분위기를 주기 쉽지요..."
후버트가 잠시 안으로 들어가더니 심플한 흑백의 연주복을 갖고 나온다.
" 제이드, 그럼 이것도 한번 입어 보세요."
다시 집어들고 탈의실로 들어간다. 위는 하얀부라우스에 목을 깊게 파고 검은 바이어스가 달린 너풀너풀한 두겹내지는 세겹처리로 볼륨을 주었고 아래는 검은색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치마바지로 언뜻보면 롱드레스 같이 보인다. 허리부분은 인조 다이아가 박힌 화려한 은색 벨트로 처리되고 있다.
호호호!!
챙넓은 모자만 쓰면 어느 헐리우드 여배우차림이네 ㅎㅎㅎ
여자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오자 모두들 서로를 쳐다보며 " 왜?" 하는 표정을 짓는다.
여자가 당당히 나오며,
"후버트! 여기 모자 하나 있어요?" 라고 농담을 한다
" 와우! 정말 모자가 필요한 의상이군요" 로렌스교수가 장단을 맞춘다.
후버트는 가만히 쳐다보더니,
" 제이드! 당신 이제보니 모델탤런트가 있어요. 정말 옷 소화를 잘하네요. 혹시 한국에서 모델전력이 있어요?"
" ㅎㅎㅎ 그런 적은 없고요. 어릴적부터 혼자 이옷 저옷 잘 입어 보았지요. 엄마옷도 몰래 입어보고 ... 커텐으로 스커트 만들었다가 야단도 맞았고요 ㅎㅎㅎ"
" 그랬군요.. 흥미롭네요... 제가 아들뮬러교수님께 보고해야겠어요. 제이드처럼 유쾌한 동양모델을 구하던 중이시거던요..대부분 동양인들은 너무 수줍어 해서 좀 힘들어요."
" 아니, 후버트씨! 저는 여기 주욱 살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젊은 이십대 나이도 아니고요..잊지 마세요..네?"
" 아!... 그렇군요.. 귀국하실 거군요...흠!"
" 자! 자! 이제 의상선택은 일단 끝냈으니 이제 나가서 좀 시원한 음료라도 마셔야지요.우리 은지 공주가 지루하거던요."
로렌스가 대화를 이끄며 은지를 상기시킨다. 그러나 은지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 엄마! 이 옷도 예뻐요. 내일 두 가지 다 입으세요?"
" 글쎄.. 사진찍는 분과 기획아저씨들이 같이 의논하겠지뭐..그런데, 너는 어떤게 더 맘에 들어?"
" 둘다..그런데, 먼저 옷이 조금 더 예쁜 것 같아요. 아! 엄마는 좋겠다."
참, 요 꼬맹이가 보통이 아니네 ㅎㅎ
여자는 다시 본인의 옷을 갈아 입으러 들어간다. 바깥에서는 두 남자가 독일어로 두런두런 거리다가 유쾌하게 웃는다.
만족들한가보네? ㅎㅎ 그런데, 나는? 나도 즐겁네 뭐.. ㅎㅎ
탈의실을 나와 조금 더 후버트와 대화를 나눈 뒤 여자와 로렌스 그리고 딸아이가 바깥으로 나온다. 해가 중천에 떠 어느새 정오가 지나고 있는 거리는 여행자들이 밀려오고 있었다. 여자는 갑자기 피아노가 치고 싶다. 옷, 사진, 모두 이차선,삼차선에 속한 것이다. 음악이 살아 있어야 하는 것이다.
" 은지야, 오늘 헬렌네 가서 좀 놀래? 엄마 이제부터 피아노 연습을 해야 겠어."
" 그래요, 엄마, 그럼 지금 갈까요?"
" 잠시. 교수님과 헤어진 다음에.."
" 교수님! 그럼 오늘은 이제 돌아갈께요. 연습을 해야 겠어요. 오늘 보니 제가 보통으로 연습하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통 기획이 아니라는 느낌에 질리려고 하는데요 호호"
" 제이드, 당신도 보통은 아니에요 .. 말투가 청량음료 같네요 하하하!!!"
" 그래요? 호호호,"
여자와 로렌스가 계속 웃으며 걷는모양을 지나는 사람들이 흥미롭게 본다.
" 이렇게 하지요.. 여기서 저의 스튜디오가 가까우니 먼저 걸어가서 연습하고 계세요. 그럼 그사이 제가 은지와 제차로 드라이브해서 놀이터 갔다가 돌아올께요. 그런 뒤, 우리가 한번 오늘 맞추어 보는것은 어떨까요.?"
" 잠깐만요.. 은지 의사를 물어보고요.. 사실은 친구네 데려다 주려고 했었거든요."
" 아! 그럼, 그 친구도 데리고 가도 되고요."
여자가 은지에게 사정을 얘기해준다.
" 엄마, 나 그럼 교수님과 놀다가 올게, 헬렌네는 나중에 가도 돼.알았지?"
" 은지가 교수님과 지낸다고 하네요. 그럼 부탁드려요."
" 좋습니다. 자, 그럼 우리는 임페리얼 호텔쪽으로 갑니다. 그쪽에 차를 세워두어서요. 세 시간 후에 뵈면 되겠지요? "
" 참 ! 악보가 저희 집에 있는 걸 깜박했네요.. 어쩌나?"
" 그 걱정은 마세요. 저의 스튜디오에 여벌이 있어요. 피아노방 탁자에 있으니까 그걸로 이용하세요. 그럼 이따가 봐요"
말이 끝나자 마자 그는 딸애의 손을 잡고 떠난다. 딸애는 뒤를 돌아다 보며 한손으로 '바이!" 한다.
여자도 손을 흔들어 준다.
사랑하는 딸아, 미안해!
걸음에 속도를 내어 로렌스교수의 시내집으로 향한다. 여자의 내심에는 음악에로 향하는 열정이 힘차게 솟아나고 있다.
-36.-
로렌스 교수의 집에 도착하여 열쇠를 찾는데, 동시에 대문이 열리며 관리인 마르쿠스가 반갑게 여자를 맞이한다.
" 안녕하세요, 지금 로렌스 교수님으로 부터 당신이 오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아파트에 청소아주머니가 와서 집정돈 하는 중입니다.금방 마칠건데요. 그 사람이 영어를 못해서 대화가 어려울 듯 하여 기다리고 있던 중이에요.같이 올라 가실가요?"
아니 ? 그 사이 관리인에게 연락을 해놓고.. 로렌스교수는 자상한 것인가...아니면 주도면밀 한 것인가...
여자는 알았다고 짧게 대답하고는 계단을 올라간다. 아파트 문이 열려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머리를 수건으로 덮은 아주머니가 순수한 웃음으로 인사를 한다.마르쿠스가 몇 마디를 하자 부엌 쪽으로 간다.
" Frau Kim( 김여사)께서 시장 하실 것 같아 요기음식이라도 준비시켰습니다. 교수님의 부탁이에요. 드시고 연습하세요. 저는 이만 내려갈게요. 그리고 여기 저의 전화번호입니다. 혹시 문의나 부탁이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햐! 완전히 충실한 집사 같으네.
관리인이 내려 가자 여자는 조용히 복도를 걸어 피아노 방으로 들어간다. 탁자 위에 있는 서적 중에 악보를 곧 찾아 피아노 보면대 위에 올려 놓는다.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했는지 책이 많이 낡았슴이 그녀에게 정스럽게 닥아온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부억으로 갔던 청소부여인이 쟁반에 음식과 음료수를 들고 들어온다. 아무 말없이 탁자 위에 올려놓고 잠시 수줍게 웃더니 나간다.
갑자기 목이 마른 것 같다. 참! 이런 것도 잠재의식의 발로라고 하는 것인가?
아무 생각이 없던 것이 마실 것을 보니 이토록 목이 마르다니..
한컵의 쥬스를 주욱 들이키며 생각이 야릇하다. 꼭 무엇엔가 홀려 자기가 움직이는 듯한 것이다.
피아노 앞으로 가 앉아 가볍게 손을 푼다.그리고는 어제 연습한 곡 다음부터 치기 시작한다.
우선 끝까지 쉬지않고 쳐보자... 와! 웬일이지? 왜 이리 잘나가지? ㅎㅎ 평소보다 손가락이 잘 돌아가는데 스스로 신기하다. 반주 악보를 보며 성악부분이 저절로 머리속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신들린 것처럼 쉬지 않고 친다.
......
" 엄마! 엄마!...저에요." 딸애가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피아노 치기를 멈춘다.
아니.. 시간이 이리 지났나?
딸애 옆에는 로렌스 교수가 서서 그녀를 그윽히 바라보고 있다. 벌써부터 와서 한참 동안 쳐다보고 있었던 건가?
" 은지야. 잘 놀았니?'"
" 응! 엄마, 그런데 내가 들어오는 소릴 못 들었어요?"
" 아니, 못 들었는데... 언제 왔어?"
" 조금 전에요.. 몇번이나 불렀는데 엄마가 못 듣고 계속 피아노 쳐서 내가 소리 질렀잖아 ..호호"
" 그랬구나. 미안 ... 재미있게 놀았어?"
" 네,교수님과 프라터라는 놀이유원지에 갔었는데, 와! 서울의 어린이 대공원 같았어 ㅎㅎ거기서 교수님 아시는 분을 만났는데, 우리 사진도 찍고.. 교수님과 얘기도 했는데, 내가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 못해서 조금 답답했지만. 그래도 놀이 기구 타니까 재미 있었지 뭐.."
로렌스는 모녀의 얘기가 어느 정도 끝나가는 둣 느꼈는지 말을 시작한다.
" 제이드, 은지가 참 보통이 아니에요. 말을 못 알아 들으면서도 눈치가 얼마나 빠른지요. 좀 피곤 할 거에요. 저기 유리방 소파에서 쉬라고 하지요.. 우리가 음악 맞추는 동안"
" 아! 그래야 겠네요."
" 은지야, 피곤 하지? 조기 유리방에서 놀다가 졸리면 자거라 , 엄마가 은지 인형 몆 가지 가지고 왔어.자.. 여기 있어."
" 정말 바비인형이네? ㅎㅎ 그럼 저 방으로 갈게요."
아이가 나가자 여자와 로렌스는 노래를 맞춘다. 한곡이 시작되기전에 로렌스교수는 항상 가사의 내용을 정감있게 전해준다.
호호호 ...지난 번 대학에서 첨 만났을 때 내가 가사 내용 물어보던 것을 기억하나 보네 ㅎㅎ
여자는 한국에서 알고 있던 내용에 그가 말해주는 것을 더 하면서 시 귀절에 감명을 받는다.
31세 요절한 슈베르트의 마지막 연가곡! 그가 살았던 비엔나에서 그의 곡을 연주한다는 것!
여자는 감상에 취하려는 것을 억제 하며 침착히 반주한다.
"제이드! 당신은 항상 이렇게 반주를 해왔어요? 당신의 반주는 저를 얇은 매트레스 위에 실어 구름 위로 올리면서 날아가는 것 같아요. 이런 경험은 저로서는 처음이에요"
" 호호..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슈베르트의 고향에서 슈베르트곡을 연주한다는 것에 새로운 느낌으로 치기는 하네요 "
" 그렇군요. 오늘은 이만 맞추어도 되겠어요. 피곤 하죠? 아까 와서 잠깐 연습하는 것 들었었어요. 혼자서도 노래부분의 강약을 정확히 맞추어 연습하는 데에 놀라웠어요, 내일 사진 찍을 때에 우리가 서로 맞추는 모습도 찍을 거에요. 오늘 처럼만 해도 모두 놀랄 것 같은데요 하하하!"
"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 갈께요. 교수님도 은지 돌봐 주시느라 힘드셨을 거에요."
" 아니에요. 전혀.. 말도 안 통하는데도 별 무리 없이 시간이 훌쩍 가던데요 뭘. 하하!'
" 그랬어요? 은지한테 가볼게요"
여자는 유리방문을 연다. 딸애가 바비인형을 가슴에 꼭 앉고 잠들어 있다. 오후의 햇살이 애를 따사롭게 감돌고 있다. 가만히 옆에가서 조용히 앉는다.
로렌스는 중간문에 기대어 모녀를 바라본다.
(아! 평화로움이 바로 이런 ...이 여자는 딸애를 무척 사랑하는구나. 저 각이 없이 부드러운 뒷 모습이 한없이 그녀의 내면을 뿜어내고 있네...확실히 이 여자는 무언인가가 달라..여태 내가 만난 어느 사람들 보다..)
한동안을 아무 소리 없이 각자 제자리에서 머무는 것이었다.
여자가 딸애를 살며시 안는다.피곤한 애는 정신 없이 잠잔다.애를 안은 여자는 일어나 뒤로 돌다 로렌스가 문가에 서서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주춤한다. 순간 그는 아무 말 없이 닥아와 아이를 안는다.
" 제이드, 제가 집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은지 놀이기구와 짐을 챙겨 나갑시다."
교수가 애를 안고 있으므로 여자가 주위를 정리한후 아파트문을 잠근다.
계단 아래로 내려오니 마당에 있던 관리인이 다가와 애를 안으려고 한다.
" 아니에요 , 마르쿠스씨. 제가 안을 께요. 교수님 저에게 주세요.."
그러는 사이 딸애가 깨어난다.
" 어머! 아이 내가 잠들었네.. 엄마 저 내려주세요."
아이가 하는 소리에 로렌스교수는 알아 들은 듯 내려놓는다. 관리인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떠나 골목을 나오니 차도에 교수의 차가 서있다. 교수가 차문을 열어주자 모녀는 차 뒤칸에 같이 오른다.
링스트라세 순환 도로를 돈다. 차안에는 조용한 음악이 들리고 있다.
한국에 있는 여자자신의 차생각이 떠오른다. 새로 나온 크림색 차를 장만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다.앞뒤로 네 개의 스피커 장치를 옵셥으로 했다.
아!
불과 얼마전만해도 은지를 뒤에 안전밸트로 묶어 놓고 한강 강변도로를 음악을 한창 높게하고 달렸었지.. 아마득하네.
" 제이드,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해요?"
" 한국 생각이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래 떠나온 듯해서요."
" 그래요? 하긴 나도 제이드를 오랫동안 알았던 듯하니 희안하네요. 사실 아는 것이 별로 없는데도요."
" ..........."
정말 그러네...내이름 말고는 아는게 없잖아...하긴 피아노 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뭘 그러시나요?
여자의 집 앞에 도착했다.여자가 딸애보다 먼저 차에서 내리고 딸애를 안으려고 구부리려는데, 어느새 운전석에서 내려 여자에게 닥아온 로렌스는 여자의 두 손을 모아 꼬옥 붙잡으며 말을 시작한다
" 제이드, 당신을 알게 되어서 너무 기뻐요. 쉽게 오지 않는 행운을 제가 잡았어요. 당신의 이 손은 참으로 귀한 보물이에요. 오늘 푹 쉬도록 해요. 내일은 시간이 좀 걸릴 거에요. 될 수 있으면 내일 모두 마칠려고 하거던요. 은지도 쉬게하고요,내일 아침 9시에 모시려 올게요.“
어!.... 어쩌나... 손이 잡히다니... 어...어...
너무나 자연스럽게 잡는 손을 빼지를 못하고 말을 듣다가 엉겹결에 대답하며 손을 스르르 뺀다.
" 예, 그럼 안녕히 돌아가세요."
제대로 내가 말을 이해한 것인가?
그가 떠나자 여자는 자신의 당황한 모습을 딸애에게 보이기가 어색하다. 그러다가 딸애의 손을 잡고 조금 아랫길로 내려가 아이스크림집으로 간다.
" 와! 엄마 어떻게 알았어? 내가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것을..."
" 왜 몰라? 엄마가 먹고 싶으면, 너도 먹고 싶잖어? ㅎㅎ"
" 그런 것이야? 정말.. "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 여자는 안심한다. 둘이는 키득거리며 아이스크림 집으로 들어선다.
" 오! 우리 천사가 오셨네!"
아이스크림집 아저씨가 무척 반갑게 맞어준다. 모녀는 한 테이블에 앉아 주문을 한다.
이렇게 하루가 또 지나고 있었다.
아, 그러나 여자가 모르는 일들이 어느새 벌어지고 있는 줄을 어찌 알았으랴.....
(계속)
옥인 후배!
잘 읽고 있어요.
흐름을 막을까봐 댓글은 자제하고 있는데 점점 연속극처럼 아주 감질나는 곳에서 끝나네요.ㅎㅎㅎ
내 컴만 그런지는 몰라도 이 방이 너무 무거운지 잘 안열리리네요.
14번이 올라온 후부터 그래요.
이걸 열면 뭔가가 손상될 수 있다나 하는 멘트도 뜨고요.
15번 부터는 새방으로 여는 게 어떨까 싶어서요.
다른분들이 괜찮다면 그건 내 컴의 문제니까 하는 수 없지만요.
설 쇠고 나니 벌써 햇살이 봄을 느끼게 하는데
난 봄이 오는 게 싫네요.
그냥 추운 겨울이 좋은데.............................................
명옥선배님,
길게 길게 써서 감질 나지 않게 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요정도 쓰고 나면 글이 더 안나가요 ㅎㅎ
머릿 속에는 벌써 다음 내용이 떠 오르는데도요..
역시 시간이 필요한 작업같아요.
컴에 그런 점이 있었군요.
무거워서 그런지도 모른다고 하셔서
본문내용과 관계가 적은 동영상을 몇개 지웠어요.
그래도
다음글은 새방(7)로 연결할께요..참조 말씀 감사드려요.
오는 봄을 어떻게 막겠어요...
지금 한 여자 얘기는 여름을 향해 가고 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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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선 후배..
격려 고마워요.
정신 집중하여 몰두하며 자주 써야 하는데,
요즘 제가 몸이 좀 안 좋아서 정신 집중이 잘 안되어요.
그래도 풀고 싶은 응어리가 차오르면 저절로 써지네요^^
작가 후배님이 응원해 준다니 부끄러우면서도 많이 기쁘고요.
하는 일 모두가 평강하기를 바래요.?
헤르만 프레이가 부르는 멘델스죤의 " 노래의 날개 위에"
Felix Mendelssohn-Bartholdy, Auf Fl?geln des Gesanges, Op. 34, No 2
Lyrics: Heinrich Heine
Baritone: Hermann Prey
Piano: Leonard Hokanson
Recording: Phonogram GmbH,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