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 항암 치료가 끝난 후 한주만인 지난 월요일에는 수술의사를,

화요일에는 항암키모 의사를 만났습니다.

병에 안 걸려야지, 한번 걸렸다하면 병원 다니는 것이 일이요, 의사를 만나는 것도 풀타임 일이더라구요.

9월말 진단 후 세 의사, 아니 다섯의사를 따라 다니며 세월을 다 보내고 있습니다.

내게 허락된 많은 돌봄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낭비되는 시간이요 돈이요, 한심한 일이 아닐수 없어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수술의사는 수술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한마디로 No! 했어요.

나는 대장 검사나 초음파 검사, MRI, 무엇이든지 하고나서 경과가 좋으면 안하는 수도 있는가 해서

수술 안 해도 좋을 결과를 위해 기도를 해 왔고, 기도 부탁을 해왔었는데

의사 이야기로는 검사조차 필요없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힘이 팔리던지요!

 

현재까지 한 치료는 환부를 줄이는 목적일뿐 아무리 좋아졌어도

여기서 멈추면 반드시 재발하여 걷잡을 수 없이 암이 퍼질 것이기 때문이랍니다.

그는 남편의 직장암 수술도 한 의사이기도 한데, 대변자주 보는 것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면서

나의 꿈 같은 것은 암치료가 잘 된후 할 이야기이지 그것으로 치료를 좌지우지 할수 없다고 말을 자르더라구요.

 

더욱 기가 찰 일은 내 경우는 남편의 때와 달리 주머니를 만들어 차고, 몇달 지난후에 연결하는 식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한번 수술만으로 다 끝냄)

그리고 한달반 후인 일월 칠일을 수술날짜로 잡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날인 화요일에 만난 키모의사는 수술후 한달 후에 키모를 다시 시작해서 넉달을 한다며 수술시 상황을 보아서

어느정도로 해야 하는지를 정한다고 합니다.

만약 임파선에 퍼진 것이 발견되면 주사로 맞는 강한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괜찮으면 지금보다는 강한 알약으로 항암치료를 한다는 것입니다.

얼핏 수술시에 아무런 암의 기미를 못찾으면 키모를 안 할수도 있다고도 했는데

그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자마자 말을 삼가더라구요.

 

또한 한번 캣스캔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더니 그 결과로 수술 안할수 있는 챈스가 있냐니까 그것도 아니랍니다.

그러니 무엇때문에 할 필요가 있느냐고 남편은 딱 잘라 혼동의 기미를 잘라 버립니다.

수술을 꼭 해야만 한다는 의사들 주장에 백프로 동의 하고

혹시 다른 수가 없나하던 내 의견은 깡그리 무시하는 남편에게 완전 패배를 인정하고 신경질을 좀 부렸습니다.

신경질 받아줄 대상이 옆에 있기로 감사한 일이지만 한가닥 꿈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아무튼 그동안 기도했던 제목을 수정하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월요일부터 12월 한달은 일을 다시 나가기로 하고 

다시 한달 병가를 또 내서 수술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금 바라보고 기도 해야 할 것은 임파선에 아무 문제가 없어서 최소한의 키모를 받는 것입니다.

혹은 아무 키모가 필요없을 기적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수술만 하고 다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방사선  치료를 마친 후의 피 검사로는 피의 상태는 양호하고,

백혈구 수치가 조금 떨어졌지만 수술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며칠전 내 손을 햇볕 아래 보았더니 기분나쁘게 거무죽죽한 색갈이었어요.

방사선 치료와 키모때문에 죽은 색갈이 나오는 것이랍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걸으면서 보니 다시 혈색이 많이 돌아와서 남편의 손과 비슷해졌어요.

 

나는 워낙 건강한(?) 사람이라 훨씬 암 치료의 효과도 좋을 것으로 믿습니다.

일차 키모와 방사선 치료를 끝난지 열흘된 현재, 살도 많이 찌고 하나도 안 아픈 사람같이 보인데요.

대변 상태도 원래와 가깝고, 속이 불편하던 것도 거의 다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성공적인 일차치료에 어찌 다 다 감사하고 또 감사할지요!

다만 즉각적인 완전 치료만 기대하던 욕심을 내려놓고, 길게보며 치료에 임해야 할것입니다.

 

많이 웃고,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온열치료, 특별한 음료 마시는 것, 그리고 기도로 날마다  정신차려서 암과의 전쟁에 반드시 승리하리라..내년에는 북한에 갈수 있는 몸이 되고야 말겠다고 다짐합니다. 좋으신 주님께서 꼭 이루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자아자! 자, 오늘도 웃음을 입에 걸며 전쟁 시작!

(그동안 기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술할 때쯤 다시 기도 부탁 드리겠습니다.)

(2013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