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드리운 짙고 어두운 구름이 점점 옅어지고 있습니다. 

이 구름이 다 걷히면 황혼의 아름다운 해가 찬란히 빛날까요?

 

이제 한번만 더 방사선 치료를 하면 일단 첫단계 치료는 끝이 납니다..

스물 여덜번 중에서 꼭 한번만 남았으니 처음 시작했을 때의 암담함을 기억하면 꿈만 같아요.
또한 140개의 키모 약을 꺼내어 세고 또 세어 보면서 이것을 언제나 다 소비하는가... 했는데
이제 바닥이 보이니까요. 
 
아침마다 왕복으로 치면 한시간 반 가까이 운전해야 하는 일을 일주일 닷새를 여섯주간을 했으니
한국 의사가 좋다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렇지만 그동안 응급실에 가서 링거를 맞을 일도,
구토, 설사, 변비, 피부가 벗겨지는 일이나 머리카락 빠지는 일도 없었습니다.
막판에 화장실을 자주가서 꽁무니가 불 나는 것 같은 괴롬이 조금 있었으나 방사선때문에 의례 그렇다고 했어요.
실제는 매운 음식때문임이 밝혀져서 남편 몰래 먹은 고추장 이야기를 실토했다는.ㅎㅎㅎ
 
조금 피곤한 것. 서너번의 가벼운 설사, 발바닥에 물집이 잡힘, 하루 열번 화장실 출입,
이 정도면 불평할 것이 조금도 없지요.
밥맛도 떨어지지 않고 몸무게도 줄지 않았으니
최고로 잘 하고 있는 것이라는 의사양반 소견입니다. 
저를 보는 사람들마다 고개를 갸웃뚱합니다.
 
 
 
모두 기도해 주시는 덕분이요, 하나님 은혜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멀리는 아프가니스탄에 가 있는 큰 아들이 자기 장병들과 기도시간마다 기도한다고 하는 소식과 함께
가까이는 교회와 가족, 옛 교우들과 인일 친우들, 블로그 친구들을 망라한
화려한 기도지원 부대들이 너무 고맙고 든든하기만 합니다.
 
내 평생 큰 사랑의 빚이요, 저의 큰 빽입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 있다면 나처럼 광고해서 최대로 기도의 지원을 받을 일이라고 권하고 싶어요.
쉬쉬하지 말고요. 어쨎든지 사람들이 금방 다 알게 마련인걸요.
 
 
 
이제 다 끝나면 한달반 내지 두달을 쉬었다가 수술을 해서 암이 발생했다는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야
후환(재발)을 막는다고 그렇게 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문제입니다.
그 후에는 넉달동안 키모만 받고 ....그래야 의사들이 암과의 투쟁을 끝냈다고 해준다는 것이죠.
 
그런데 내 기도제목은 그와 사뭇 다릅니다.
첫단계 치료만으로 완전히 다 끝이 나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수술이 무서워서냐고 물으신다면 그것은 절대 아니다고 대답하겠어요.
내가 누굽니까?
아이를 넷이나 퐁퐁 낳은 대한민국 아줌마의 명예를 걸고 그건 아니죠. ㅎ ㅎ
 
 
 
오직 내가 힘들게 생각하는 것은 화장실 가는 문제.
암 발생 부분인 직장을 잘라내면 대변을 모으는 기관에 차질이 생겨 대변을 자주 보게 됩니다.
지금 하루 평균 열번이지만 그때는 2-30번이 되겠죠.
그것이 보통일이 아님은 6년전 비슷한 부위를 수술한 남편의 경우로 잘 보아서 알고 있어요.
아무데서나 갑자기 가야하니 얼마나 자주 실례를 했는지..
 
물론 은퇴하여 집에만 들어 앉아 있으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닌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직 일도 해야 하고,
아니 일을 하고 싶거든요. 차마 기저귀를 차고 다닐수는 없지않아요?
수술을 하게 되면 당장 일은 그만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이유만 생각해도 처음부터 수술이 싫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이유 한가지를 더하는 새로운 꿈이 생긴터! 
 
 
 
몇주전에 피닉스 교회 연합회부흥회에 오신 임현수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 같은 마음의 소원이 뭉클대며 일어났거든요.
그것은 북한땅 고아원 아이들을 가서 안아주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오고 싶은 것이에요,
가능하면 영어 강습소에서 영어를 배워주고 싶은 것..우선은 일년에 적어도 한달씩은 다녀 오자...라고.
 
그동안에는 북한에는 아무나 못가는 것으로만 알았습니다. 가서 못올지도 모르는 위험한 곳이 아닙니까!
기회가 생길 때마다 헌금이나 조금씩 하면 된다고 생각했더랬지요.
그런데 임 목사님은 북한에 백번을 다녀 오셨답니다.
그리고 그 교회에서는 매년 50명 이상 북한을 다녀 온다는 것이었어요.
 
북한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겠지만
외삼촌 한분이 월북하여 그곳에 사시고 있는 나로서는 조금 더한 편입니다.
북한 이야기라면 거의 빼놓지 않고 듣고 읽고 보고...거의 날마다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북한에 가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오니 절대로 수술하면 안될 것만 같아요.
북한에는 화장실 시설이 아주 없다 하지 않습니까? 내가 화장실 자주 가야 한다면
북한 선교는 물론 제 삼국에 가는 것은 다 물건너 가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키모를 담당하는 의사에게 그런 가능성은 없냐고 물었더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처음에는 일축하더니
내 소원을 듣더만 30프로는 수술하지 않고 나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귀뜸해 주는 것이었어요.
3프로 이라도 희망을 걸겠는데 30프로라니! 이거야 그냥 무시할수 없는 가능성이 아닙니까?!
하지만 자기는 무어라 말 못한다고 수술의사 하고 이야기 하랍니다.
 
아이들이나 남편은 재발이 무서우니 의사들이 교과서 적으로 권하는 수술을 어찌 안 할수가 있느냐면서
내 의견은 잠꼬대처럼 생각하고 말도 못꺼내게 하지만 나는 한번 읍소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작년에도, 올해도, 선교가려는 꿈은 주님꼐서 막으셨었어요.
작년에는 인도와 미얀마에 비행기 표까지 샀다가 못가게 되었고
올해도 바로 지난 주에 과테말라 선교 계획이 있어서 남편과 아들을 대동하여 시카고 옛교우들과 합세하려던
차였는데 이일로 캔슬을 할수 밖에 없었어요. 이번에는 비행기 표를 크레딧으로 물렀지요.
 
하나님꼐서 막으신다면 어찌 할수 없는 것이지만 꼭 북한에는 가보고 싶어요. 더 늦기 전에요.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주님께서 이런 눈물어린 소원을 내 안에 두셨으니
이루어 주시려나 아주 궁금합니다.
 
 
 
우선 25일날 수술의사랑 만날 것이고 그동안의 치료 결과를 알기위해 테스트를 할 것입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수 있도록... 의사가 깜짝 놀랄 결과가 나오도록 기도해 주세요!
주님께서 방긋 웃어주시기를!
기도 지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정말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온갖 잘병과 암으로 투병을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주님의 가호가 있으시기를...(2013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