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제목-하나님이 일하실 수 있는 거점이 되기까지

묵상 본문- 룻기 1장

 

 

이번 한국 여행 중 가장 큰 수확은 형제들과 어릴 적 일들을 대화로 풀어 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작은 언니는 내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어릴 적 상처가 오색빛 비눗방울들로 변형되어 어디서든지 날아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언니의 상처는 친정 어머님을 비롯하여 울 집에 오는 이들마다 울 집을 위해 기도해 줄 때면 자기 기도는 안해주고 동생 기도만 해주었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한번은 내가 저녁 식탁을 물린 뒤 식구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울 친정 어머님께선 세상물정은 물론 시집이란 시자도 모르는 날 앉혀 놓고 룻같은 며느리가 되게 해달라며 기도해주었노라 말했더니 갑자기 작은 언니가 반응을 하는데 아주 걸작이였습니다

 

"오우잉~
 널 위해 어릴 적 부터 기도해준 것이 그러하다면
 어린 날 위해선 어떠한 목적을 두고 기도 안해 준 것이

 되레 감사하네"
"ㅎㅎㅎ...."
"ㅋㅋㅋ...."

 

작은 언니의 그 말에 우리 모두는
뭣 땜시리 웃는 줄도 모르고 실컷 웃어버렸답니다

 

오늘 메세지는 시어머님을 따르겠노라고 굳게 결심한 며느리 룻이 나옵니다
시어머님의 그 어떠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으면 그 며느리가 시어머님을 죽기까지 따르겠노라고 단단히 선포하면서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었을까?

 

어제는 울 작은 딸이 리더쉽 세미나를 다녀 오며

인사하는 첫 마디가 "엄마! 나는 엄마가 내 엄마라는게

정말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것이였습니다

 

나란 존재의 인정을 나 자신이 아닌 타자로부터 확인받게 되려면
철저히 십자가를 지고 가기 위해 선결되는 자기 부인이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십자가로 자기를 돋보이려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십자가가 돋보이도록 하는 것이 진리입니다
십자가는 철저히 스승님께서 자기를 쫒는 제자들을 위해 이미

계산해 놓은 형벌입니다
그러니깐 이 말은 이미 받기로 되어 있는 형벌을 시각화시키라는(돋보이도록) 말입니다

 

사람이 이 정도로 주님 따를 각오가 되어 있으면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의 자기 부인됨의 어떠함에 따라서 철저히 그 사람을 가려주면서 훈련시킵니다(저가 그 깃으로 덮으시리니...시편91편)

 

나오미는 노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자기 부인 즉 자기 결산을 한 사람이였습니다
젊었을 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니 중년에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나 성경은 노후에 회개한 한 할머니를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보여줌으로 룻기는 장수 시대를 사는 오늘날에 가장 긴요한 양식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나오미는 자기 가문에게 쏟아져 내려운 저주와 사망과 가난과 고독을 누구의 탓으로 돌린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얼마든지 죽은 남편 죽은 아들들, 심지어 생존하는 며느리들에게 돌릴 수 있었습니다

모든 원인이 자신으로부터 온 것이라는걸 깊이 자각하고
자신의 이름마저 마라(쓰다)라고 불렀던 사람이였습니다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그 누구의 탓으로 원망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으로 하나님과 회계하는 시어머님을 바라보는 며느리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요?

분명 다른 분들과는 다른 생각을 지니신, 그래서 다른 시어머님들과는 구별된 노인이라는걸 깨달았을 것입니다
혹여 며느리들인 자신들의 탓으로 돌릴 수 있었는데 전혀 그런 기운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야곱의 4째 아들인 유다는 자기 아들이 둘씩이나

죽어나가자 그 탓을 자기 탓으로 돌리지 않고 며느리 탓으로

돌리고 있쟎아요

 

하나님께서 일하실 때에는 반드시 어떠한 거점을 두고 일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거점은 바로 자기 십자가를 진 사람입니다
나오미는 그렇게 자기 십자가를 자기가 지고 가는 사람이였습니다
이방 땅 모압에서부터 그 머나먼 고국 베들레헴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늙은 몸임에도 홀로 가려고 결심한 것을 보면 그러합니다
또한 홀홀단신, 가진 것 없이 고국에 돌아가  당면하게 될  혹독한 삶의 연단 역시 자신이 극복해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였습니다

 

그가 며느리들에게 나를 더이상 따라오지 말라고 권면한 것은 체면이나 염치로 말한 것이 아닙니다

한 번만 말한 것이 아닙니다
그녀의 진정성이 며느리들에게도 충분히 전달 될 수 있을 때까지 말한 사람입니다

오늘날도 자신의 위급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회개의 진정성으로 소통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그런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붙혀주십니다
죽기까지 같이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