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 게시판담당 : 김성자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날이다.
운동장에 노인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했는데, 간단한 절차를 마치니 어느새 내 차례다.
간호사가 티셔쓰 어깨를 쭉 내리더니 사정없이 주삿바늘을 쑥 집어넣는다.
늘 그렇듯이 주사는 영 기분 나쁘다.
하긴 깍두기 머리 아저씨들도 쬐끄만 바늘 앞에선 벌벌 떤다지 않던가? ㅎ
주사 놓은 간호사가 뭐라고 중얼댄다.
"네? 뭐라고요?"
"바로 귀가하시지 말고 안에 가서 좀 쉬었다가 가시라고요."
요즘 내 귀도 영 시원찮다.
하긴 공짜 주사 맞을 나이니 당연하지 뭐.
에이, 시끄러운 세상 좀 덜 들린 들 어떠하리.
까이것, 공짜 주사도 맞았는데 말이라도 잘 들어야겠다 싶어서 보건소 안으로 들어가니 앞에 화장실 표지가 보인다.
심심한데 저기나 갔다 갈까?
언제부턴가 화장실이란 글자만 보면 꼭 들어가야 할 의무감이 생긴다. ㅋ
그곳으로 가다 만난 반가운 글씨!
<치매 검사>
저것도 물론 공짜겠지?
오늘 아침에도 TV에 나온 탤런트 이름이 도통 생각이 안 나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요즘 들어 증상이 아주 심각하다.
근데 치매검사석에 별로 사람들이 없다.
으이구, 나만 정신이 왔다 갔다 하는가 보다.
"올해가 몇 년이죠? " 2013년요.
"오늘이 며칠이죠? " 10일요.
"여기가 어디죠? " 보건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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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비질비질 나오는 것을 꾹 참으며 퐁당퐁당 대답했더니 잘 했단다.ㅋ
오늘 유옥순이 스타일 완전 구긴다.ㅎ
"세 단어를 말씀 드릴 테니 잘 기억하세요. 나무, 연필, 하늘."
"제가 뭐라고 했죠? "
"나무, 연필, 하늘." (날 뭘로 알고 ㅠㅠ)
"잘하셨어요."
ㅋㅋ 잘한 것 투성이다.
도형 두 개를 겹쳐 그린 것을 보여주며 그려 보란다.
잘난척하고 후다닥 그려대니 또 잘했단다.
(왜 이러셔. 이래봬도 내가 미술학원 원장까지 한 여자야. ㅎㅎ)
" 96에서 18을 빼면? " 78요.
엉겁결에 답했는데 이크, 큰일 났다 정신 차려야지.
아이고, 요 아가씨가 내가 계산에 약한 걸 알았는지 제법 신경 쓰면서 세번을 연거푸 빼기를 시킨다.
그리곤 이번에는 잘 했다고도 안한다.
틀렸나? 으이구 망신 ㄱ망신.
주눅이 들어 있는데 대뜸 아까 말했던 세 단어를 다시 말해 보란다.
"어~, 나무, 연필, 하늘."
흐흐, 맞췄다. 잊어버리기 전에 물어봐 줘서 땡큐땡큐다!
잘하셨어요, 검사 모두 백점입니다.
히히, 백점이란다!
수고했다면서 파스까지 공짜로 준다.
이걸로 치매검사 끝이라니 백점 맞은 이 할매, 어째 좀 껄쩍지근하다.ㅋ
친구들아, 혹시 내가 너희들 자주 못 봐서 이름 기억 못 하더라도 치매라고 수근대지 마라잉.
나~ 이래봬도 백점 받은 여자야~~~ㅍㅎㅎㅎ
?재치부인~!
잠수를 넘 오래 타는것 아니니?
하기야 나도 요즘 뜸 하지만~~~
치매와건망증은 완전히 달라
힌트를 줘도 전혀 생각이 안나는것은 치매.
건망증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생각이 납니다.
"왕가네식구들" 펜이가봐.ㅋㅋ
멘트를보니_________
옥순아,
너 괜핝짓 했다. 넌 아냐. 진짜 해야할 인물은따로 있어.
초현이는 검사하는 사람한테 다음 부터는 영어로 물어보라고 했다는데?
역시 초현이다운 유머 ㅎㅎ
?나무, 연필, 하늘,,,,?관시리 넘 자족하지 말구 이거 꼭 기억하슈,,,
다음에 가믄 꼭 물어볼텡게,,,하하하하
옥순후배,,,100점 추카추카추카,,,?
모두에게 도움되네그려,,,어찌 치매검사하는지,,,글이 넘 재밋써요,,,
나두 영어루 하라칼까?
옥순언니 이름이 반가워서 왔더니만.ㅎㅎㅎㅎㅎㅎㅎㅎ
부산에 남편 대학동창 부부동반 모임이 하나 있어요.
나이 드니까 남자 따로 여자 따로 만나거든요.
(남자들 만나면 돈만 많이 들고 귀찮다고)
장부도 따로 하고 경조사 때만 함께 만나는데
제가 남편이랑 차이가 좀 나니까 부인들도 저보다는 대여섯살부터 서너살씩 위신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지난 번 모임에 한 분이 보건소 가서 치매 검사 하고 왔다고 옥순언니랑 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 분도 제법 유명한 소프라노시고 대학에 강의 나가시던 분인데
혹시 좀 그럴듯한 검사를 해주는 가 싶어서 가셨더니
주소 묻고 나이 묻고 몇 가지 너무 당연한 거 물어보더니 정상이라고 했다고 어이없어 하시더니만......
그러니까 진짜 치매란 이런 내용조차 모르게 되는 거네요.
참 상상만으로도 기가 막혀라~~~~~~~~~~~~~~~~~~~~~~~~~~~~~~~~~~~~~~~~~~~~~~~~~
여기 100점 짜리 하나 추가요~!
얼마전에 제가 5기 어딘가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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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문을 열고 한참 서있다.
뭘 꺼내려고 열었는지 생각이 안나서리.....
방에 후다닥 뛰어 들어갔는데 우두망찰이다.
왜 들어 왔는지 생각이 안나서리.....
봄에 노랗고 여릿한 꽃이 있는데 생각이 안난다.
네 글짜이고 모냥은 떠오르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나서리.....(프리지아)
자동차 에 붙이는 네글짜짜리 사고방지요 기계이름......(블랙박스)
손주에게 약을 발라줘야 하는데 약이 안보인다.
워디갔남?
뭐가?
거 있잖아 가루약이고 염증있을 때 뿌리는 그약.........(마데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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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글짜 짜리 영어이름과
말하는 도중 단어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과...
이건 내가 아니다.
주둥이라면 엇따 내놔도 안꿀렸는데
실수할까봐 말문이 닫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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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구 있을게 아니다
치매전조 인지도 모른다.
눈알을 팽팽 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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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거금들여 대학병원에서 치매검사를 받았다.
뇌기능 인지검사라나 머라나...
꼭 3학년 짜리 정도 아이큐 검사같다.
손가락 여러기능.
입 나불대는기능,
들은 단어 줏어 대는기능.
수학 암산 풀이 기능,
복잡한 그림 한번 보여주고 고대로 그리는 기능. 등등등
1시간 30분간 정도 벌서다 나왔다.
일주일 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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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으 주치의 왈
김순호씨는 너무 예민해욧 ~~~!
몽땅 정상이예욧~~~`!
그 나이엔 다 그래욧~~~!
그러려니 하고 사세욧~~~!
그러려니?
그러려니?
그러려니?
넌 영낙없이 논네다.
나이 먹으면 다 그런거다.
엎어져 살아라 ~!
이거여?
그런거여?
그런거냐구?
고개가 빳빳이 들어진다.
그러려니 하고 살기엔 내가 아깝다.
기왕 그러려니 하고 살 바 엔 눈이나 한번 더 똑바로 뜨고
하나라도 더보고,
한번이라도 더 나불대고.
한개라도 더 즐기고,
한번이라도 더 웃으며 살고 싶다.
치매전조가 아니라니 손주들한테 한턱 냈다.
꼬깔콘,새우깡,아이스크림,감자칩 ㅋㅋㅋ거금 6500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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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두 한턱 내셔요 ~~
천하의 우리 순호 대장이 나보다 먼저 치매검사를 했다고? 웃겨. ㅎㅎ
그대가 깜빡한 건 그래도 수준 높게 모두 <외국어>구료. ㅎㅎㅎ
근데 거금들여 대학병원에서 검사하고
한 턱 쏜 것이 고작 과자 몇 봉지? ㅉㅉ
에이, 우리 통 크게 좀 삽시다요.
그게 뭡니까? 살 너무 빼더니 사람이 좀 쫀쫀해진 거 아니우? ㅎㅎㅎ
?
어제밤 8시kbs1 에서 암기로 치매를 극복한 78세? 어르신이 나오셨는데
그분의 아버님이 치매로 몇년을 가족도 몰라본 채 사시다가 결국은 익사체로 발견되는 모습을 보시고
절대로 치매에 걸려서는 안되겠다는 강한 의지로 암기를 시작해서
지하철 1호선을 외우고, 행정도시를 외우고,아시아의 나라 이름들을 외우고 ...
그러면 진짜 치매에 안 걸릴까?
그려?
그럼 한 번 해봐.
너 하는 거 보고 나도 따라할게. 약속.
근데 약속 지킬 생각을 하니 참 암담~하다.
그냥 니들 이름 외우는 걸로 하면 안되겠니?
시월의 마지막날` ~ 그놈의 카톡인가 뭔가가 사람잡소!!
잠깐 들여다보고있노라면 눈이 빠질듯 아파오고....ㅎㅎㅎ 영~
감성을 자극하는 "잊혀진 계절"을 듣느라 화면의 단풍에 빠져 눈알이 튀어나오는듯하니....
우린 정말 공짜 예방접정 맞는가보다.
옥순랑께서 100점 받은것 아무것도 아니라니깐요.
벌써 이년쯤 되어간다. 하도 잊고 또 잊고해서 보건소에 침해검사하러 갔더니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숫자, 뭐에서 뭐빼면? 하면서 자꾸 묻는데 당황한 나머지 마구 틀렸던게야?
내가 그 선생님보고 이렇게 이야기했지~
이왕이면 영어로 물어보심어떻까요? 했더니만~ 쾌히 그냥 거기서 끝 하더라
옥순아 아마~ 그때 나 50점 만점에 100점 받은것 같은데.... ㅎㅎㅎ 넌 백점만점에 백점이지?
건강히 잘 지내지?
지난번에 친구들 못 보았더니만 꽤나 오래된 느낌이야.
11월 9일엔 꼭 보자꾸나.
이제 제 정신으로 만나는 날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자주자주 연락하고 만나자꾸나 사랑해 친구들아 ~~~특히 옥슨랑 !!
으이구 못말리는 엔돌핀 여사. ㅎㅎㅎ
초현아,
너 땜에 오늘 아침을 웃으며 시작하는구나. 고맙다.
네 유머때문에 그 선생님도 하루가 얼마나 즐거웠을까?
치매검사 하러 온 사람이 그런 말 한 사람은
가운 입은 이래 아마 처음일 거다. ㅎㅎ
참, 감기는 좀 어떠니?
고놈에 감기도 네 유머에 곧 넉다운 될게다.
추신; 지혜로운 초현아, 시아버님께도 많이 웃으시게 해드리고 있지?
요렇게
?<개만도 못한 나>
너희들 스타킹에서 천재견 수근이 나오는 거 봤니?
고난이도의 장애물 건너기, 50여개의 물건 놓고 찾아오기
색깔까지 척척 구분하더라고.
글쎄 신문 봐야겠다면 안경까지 물어다 주고. 기타등등.
그 중에서도 제일 신기했던 건
주인이 동물 인형 다섯 개에 그 곳에 출연한 연예인 이름을 각각 붙여주고
수근이에게 설명한 다음 가져오게 하는 거야.
수근이는 눈을 빤짝이며 듣고 있다가,
혜민이 인형 뿔 물고와.
호동이 인형 목 물고와.
초현이 인형 입 물고와 (초현아 미안 ㅋㅋ) 등등.
놀랍게도 정확하게 물고 오는 거 있지?
연신 감탄하며 보고있는데,
그이가 식탁에 있는 리모컨 좀 갖다 달라는 거야.
아니 자기는 손이 없냐구요.
근데
내가 뭘 갖다준 줄 아니?
핸드폰. ㅍㅎㅎㅎ
우리 그이 왈,
?"정말 개만도 못하군"
그 소리 듣고도 이 바보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는 거 아니냐.
아니, 그 마당에 왜 그렇게 웃음이 나냐고요.
으이구, 난 정말 개만도 못한가 보다.ㅠㅠ
순하 말대로 치매검사 다시 해야 할까 보다.
???옥슨랑!!!!
오래간만이예요.
치매 검사를 어떻게 하나 궁금 했는데 저렇게 하는군요.ㅎㅎ
백점 맞은 여자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