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대장검사 직장암 진단받음

9월 26일 CT 스캔 검사, 전이는 안 되었다는 진단 받음

10월 1일 초음파 검사, T3NO Stage 2 직장암 판정

10월 8일 MRI 검사, 결과는 똑같이 나옴

 

10월 9일 부터 방사선 치료 시작, 10월 18일 현재 8번 째(총 28번 예정) 치료 받음.

10월 11일 키모 시작, 하루 두번 총 5알의 알약으로 키모를 받음. 

 

의사들의 계획은 6 주간의 일주 닷새 방사선 치료와 키모를 마친후 6-8주 휴식을 갖고 수술을 할 예정이며

그 후에 4 달 간의 키모를 더 받으면 일련의 치료과정이 끝난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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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MRI 결과에 한 단계 혹시 좋아 지지 않을까 기대가 없던 것은 아니었는데

똑같이 나오니까 조금 섭섭했어요. 한편 미안하기도 하고요.

친구들에게 기도를 몽땅 시켰던 일 말이에요.

하나님 계획은 다를 수가 있다는 것을 전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것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치료에 응하게 된 효과가 있었습니다.

 

단기간에 모든 검사를 다 받은 것도 주님의 돌보심이었고

3400 불이나 하는 키모 약 코페이가 처음에는 2300불이라고 해서 그래도 내야하면 내야지 했더니

지들끼리 잘 조정 해줘서 100 불만 낸 것도 주님의 돌보심으로 믿어집니다.

느려터진 미국 의료계에서 이렇게 일사천리로 진단과 치료를 속히 받는 것 조차 고마웠고요.

  

평생 거의 아무 약도 먹어본 적이 없는 제가 볼 때는 키모도 그렇고 방사선도 그렇고

마치 독약을 내 몸에다 들이 붓는 느낌이 들어서

날마다 이런 말씀들을 외우면서 치료에 임합니다.

 

믿는 자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아무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이 암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니 원망이나 불평이 있을수 없습니다.

보험도 있었고, 암에 이미 걸렸던 남편도 있었으니 이날까지 검사 안해보고 요행수를 바란

자신의 게으름과 어리석음만 탓할 뿐입니다.

 

하지만 간암, 폐암, 췌장암, 신장암, 뇌암...등등에 걸리지 않고

암 중에서 가장 순한 암에 걸린 것만으로도 감사하여야하지요.

두 달 병가를 받은 것도, 예전 보험보다 더 나은 보험을 제공해 주는 직장이 있는 것도 감사합니다.

 

남편이 두 눈에 불을 켜고 나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도 감사합니다.

가끔 잔소리를 지나치게 하는 것이 싫어서 다투기도 하지만 얼마나 행복한 투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요!

 

누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어떤 사람이 치료 다 끝난 후에 수요일 퇴원 예정이었는데, 월요일 문병 온 사람에게서 병을 옮겨 받아 그 다음날로 패혈증으로  죽었다.. 얼마나 끔찍한 이야기인지요! 

가뜩이나 불안증 발작이 일어난 남편이 벌벌 떠는 것이에요.

 

그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누가 내게 곁에 가까이 와서 친절한 말을 나누려해도

가로막고 못하게 하는 유난을 떠는 것이었어요.

하도 기가막혀서 모두가 머리를 흔들지만, 못말리는 돈키호테 남편! 그냥 웃어넘기며 유머로 풀기로 했지요.

 

우리집 돈키호테의 사명은 그의 공주님에게 매끼에 고기를 몇점이라도 더 먹이는 것,

날마다 운동 한시간 반 시키는 것, 사람들과 격리 시키는 것이랍니다.

아 참, 추가로 날마다 웃기는 사명까지요.ㅎㅎㅎ

 

그동안 큰 딸이 와서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을 다 가려놓고

(설탕, 콘시럽, 방부제 들은 음식과 밀가루 음식등) 

냉장고 절반은 다 비우고 버리고 청소를 했지요.

우리 동네에서는 상당히 먼 거리의 호울 푸드에 가서 좋은 것들을 사다가 대신 채워 놓고 갔고,

바쁘기 짝이 없는 아이가 날마다 체크하기 위해 전화를 합니다.

딸이 둘이나 있어서 경쟁적으로 엄마를 챙겨주니 고마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큰 딸은 엄마보다 아빠가 걱정이라고 아빠때문에 왔다고 핑게를 댑니다만 얼마나 든든하게 구는지...

두째 딸도 다음 주말에 아기 데리고 올 것이고, 막내 아들도 11월 초에 온다고 비행기 표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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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이 별것 아니라지만 그냥 놔두면 3-4년 안에 죽을수 있는 병이지요.

근데 그것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 넷 시집 장가 다 가고 손자 여섯이나 본 제가 67-8 세에 세상 떠나는 것에 무슨 불평이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요즈음 5살 짜리 아이가 말기암 환자라는 판정을 받은 일이 아는 사람에게 일어났는데...

 

세상 짐 내려놓고 주님을 빨리 만나러 가니 어쩌면 신나는 일이 아닌가요!

그렇지만 혼자 남을 남편이 너무 힘들것 같아서 그건 언감생심 안될 일이죠.

그리고 암으로 죽는 것은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고요.

 

어떻게 죽는 것이 최고로 좋은 일일까요?

잠잘 때 조용히 마지막 숨쉬는 것?

죽기 두주일 전쯤만 미리 알면 그게 최고일 것 같은데...

 

그렇지만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 구십 몇프로는 완치하고 10 년을 살수 있다하니

아이들이요, 남편이요 모두가 그것 외에는 길이 없다고 밀어부치는 것인데요,

할수없이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고요.

 

내가 속으로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대체 의학 쪽의 치료를 받는 것인데

이것은 입으로 꺼내지도 못하게 해요.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하면 현대 의학적으로 고침을 받으면

회복기가 너무 오래 걸리고 백혈구 수치가 낮아지면서 재발 위기가 더 많아 지는 것 같아요.

 

그러나 대체 의학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생활습관을 고쳐가며 전인적 치료가 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몸이 튼튼해 지는 것인데...

엊그제는 옻나무에서 추출한 한약으로 말기암 환자들을 살린다는 한의사 이야기도 귀에 솔깃했어요. 

하지만 목소리 큰 남편과 의사 아이들 둘이나 둔 죄로 꼼짝 못하고 하라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은 우리 집 돈키호테를 따 돌리고 혼자서 40분을 운전을 해서 방사선 치료를 받고 왔습니다.

석주 지나면서 힘들어진다고는 하지만 임신부처럼 속이 조금 불편한 것과 화장실 자주 가는 것 외에는

아직까지는 남들이 경고해준 것 보다 그리 힘들지 않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먹고 쉬고 노니까 두 세파운드 쯤 살도 쪘고요,

 

일도 안하고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좋은 음식 실컷 해 먹고, 좋은 공기 맑은 햇살을 쪼이며 두 어시간

걷기도 하고, 피곤하면 낮잠을 자도 죄의식이 발동않는 요즈음.

날씨도 도와주거든요. 투병에 최고로 적합한 가을!

누가 저보다 더 행복한 투병인일까 한번 나와 보세요!

ㅎㅎㅎ 부럽다고요? ㅎㅎㅎ

 

지금의 기도 제목은 6 주 치료로 완치 되어서 수술이 필요 없기를!입니다.

의사들이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으면!...정말 그렇게 기도해 주실래요?

이곳에서 만나는 믿음의 친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걱정때문에 저는 최고로 행복한 투병인 이랍니다.

기억날 때마다 계속... 부탁 드릴께요. 이렇게 굽신하며 절합니다.(2013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