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서울-대전-인천 오가는 부잡한 생활
날잡아 신안으로도 뛰어가야하는 생활
게다가 한자리에서 30년 넘게 머물렀고, 특징이 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보니...(=아니 남이 버린 것도 재활용하려고 집어옴)
이런저런 까닭에 연구실에는 너무도 다양한 오리진의 물건들이 과포화되어 쌓여있어
한동안 연구실을 개방하지 못하고 실험실에 자리잡고 지냈다.
마음 먹기를 여러차례.... 드뎌 방학 끝무렵부터 두세주 걸쳐서 꾸준히 정리하면서
학교 인근에 창고공간을 마련하고 가져다 쌓고 있다.
이러다보니 잃었던 것들도 찾고, 이젠 정말 버려야할 많은 것들이 쓰레기 처리되니 홀가붓해졌다.
<죽변기행>
이 책을 찾았다!
고요한 시간을 별러서 읽어보니 작가와 나는 육사출신 군인 가족이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네. 그러니 너무 재밌다.
육사에서 이런저런 글짓기에 상타는 가족이 누군가 했더니 바로 우리 회장님이셨구먼.
이 사람은 국문과 출신이니, 에세이에서도 확실히 태가 난다.
공지영과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공동집필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읽을 때
두 작가가 정말 극명하게 비교되었었다. 츠지 히토나리의 글은 참 섬세한 반면, 같은 사건에 대한 공상일 터인데
공지영씨는, 그녀의 글은 진취적이라 할까 거칠다 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죽변기행에서 느껴지는 김희재는
자기 삶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사랑한다. 내가 이럴 수 있나... 하는 열등감도 없고, 삶이 곤두박질 쳐서 어려웠던 적도
없다. .... 그이의 삶은 늘 충만하다는 느낌이다. (반면 나는 간증책을 기필코 써야 한다.... 생각할 정도의 어려움을 관통)
엔돌핀이 많은 사람이고 그의 희망대로 감사와 기쁨이 느껴지는 글들이며, 그의 말대로 복이 많은 사람이다.
작가가 나만큼 좋아하는 갑사의 찻집은 지난번 방문에는 운영자를 잃고 잠겨있었는데... 요즘은 다시 열었을까,
짬내어 방문하고 차 한잔 마시면서.. 책의 인상깊던 부분들을 다시 열어보아야 겠다.
(수필이 이럴진대...혹 단편은 창작치 않는지....詩는?... 궁금증)
죽변기행을 읽으면서 특히 대한민국의 군인 가족은 꼭 봐야 한다고 생각했어.
순애가 바빠서 지금에서야 읽었구나~
순애도 군인 가족이니 ~
그래도 암튼 늦게라도 읽었으니 다행 ㅎㅎ
춘선아~
소설도 써봐~
근데 작가들은 정말 대단해.
내가 40대 중반에 중앙 문화쎈타에서 하는 방송 극작반에 들어가서 1년정도 글쓰기를 배웠거든?
대학때는 현대 문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줌마 되서 드라마 많이 보다 보니까 희곡에 관심이 가서~ ㅎㅎ
근데 희곡을 한편씩 써내는데 죽는줄 알았어.
다쓰고 나니 정말 아기 하나 낳은거 같이 힘들더라.
그래서 글쓰는것을 산고의 고통이라 하나봐.
글쓰기가 힘드는게 아니라 좋아서 저절로 써져야지 작가가 되는거 더라구~
그때 일년 배우고 작가의 길은 완전히 포기하고 말았어 ㅎㅎ
지금도 기억에 남는 교수님의 한마디~
"드라마 작가는 절대로 필요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근데 요즘 드라마 보면 필요없는 말 투성이야~ ㅉㅉ
춘선이가 쓰는 소설 읽고 싶네.
내가 애독자인거 알지?
화이팅
현숙씨 ~
수필 <죽변기행>은 글사랑에 들어가 보면 어디엔가 있어요.
수필집은 1쇄 찍은게 다 팔려서 출판사에 남은 책이 한권도 없어요.
다시 찍었다가 재고로 남으면 골칫거리가 되겠다 싶어서
단체 주문이 들어오기 전엔 미리 찍어내지 말라고 했거든요.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여있는 책은 먹어치울 수도 없고, 그대로 폐지가 되거든요.
그렇다고 따로 돈 들여서 마케팅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고요.
다행히 제 책은 공급과 수요가 잘 맞았어요.
이렇게 책을 재고 없이 싹 다 팔아보는 것도 드문 일이라고 했어요. ㅎㅎ
원래 수필집은 잘 안 팔리거든요.
물론 인기작가들의 책은 날개 돋힌듯이 많이 팔리지만...
혹시 일선 군인들에게 보급하는 <진중문고>에 납품하게 되면 더 만들거에요.
군대에서 장병들에게 교양도서를 보급하는 제도가 있거든요.
책 다시 찍어서 납품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읽으셨어요?
부끄럽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제 심정이...
그 책 만들 당시에 제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이러다 유고집 되겠다 싶었어요. ㅎ
그런데 이렇게 옛이야기 하게 되었으니 참 감사한 일이죠.
이제 몸도 많이 회복되고 체력도 비축되었으니 글도 쓸 수 있을거 같아요.
소설 써 볼까요?
독자가 되어주신다면 한번 써 볼게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언니 덕분에 저도 책꽂이에서 죽변기행 다시 뽑아 들었어요.
남의 책 읽듯이 주욱 ~ 한번 읽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