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아
엄마랑 할리우드볼에 갔었어
하이든나잇이라고 해서 그냥 생각없이 갔었잖아
' 런던 심포니'그곡도 좋았지만
"Stabat mater"---(Giovanni Battista Pergoles)i 를 정말 잘 들었다.
성모님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실 때의 처절한 마음을 표현한 곡이더구나.


그날은 너의 짐이 집에 도착한 날이기도 했지
경수이모나 엄마는 정말 무엇에 떠밀리듯이 간 음악회였단다.
정말 네가 '엄마에게 부탁하듯'이 간 음악회였단다.
마리아가 노래하듯 엄마도 슬픔을 잘 이겨내시라고 네가 엄마에게 타이르는 걸 느꼈어.
그음악회는 우리의 의도로 간 것이 절대 아니라는 걸 알고있단다.
너의 선물이자 메세지였지.

 

욱아
난 네가 태어났던 날을 기억한다.
한해의 마지막 날이 너의 생일이었지.
참 일찍 우리곁을 떠났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겠지?
멀리서 잠간씩 들려오는 소식으로만 너를 알았었지만 이렇게 많은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젊은이였구나.
자랑스럽다.
엄마랑 제시카는 우리들이 돌봐드릴께.
만나는 날까지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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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이들은 묻습니다.

왜 현대에는 예수님 당시의 기적이 안 일어나는가고?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난 매일매일 기적을 경험합니다.

우리가 태어난 것도 기적이고

매일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이 넘쳐나는 것도 기적이고

나뭇잎하나

하나의 꽃들이 다 다른 모양과 색깔을 가진 것도 기적입니다.

그 많은 채소들이 빨강 파랑 보라색으로  다른 색깔과 모양과 효능으로  다름이 기적 아닙니까?

분만실에서 일하는 저는 아기들이 머리털을 갖고 태어나는 장면을 대하면

그것 또한 기적같이 느껴지거든요.

보통은 이런 기적을 무심히 흘려보냅니다.

 

얼마전 뜬금없이 큰아들 오현이가 엄마에게 할리우드볼에 가라고 티켓을 선사했습니다.

'하이든의밤'이라고 해서 간다고 했지요.

런던심포니라고 하길래 런던심포니가 와서 연주를 하나보다 했어요.

무식하게요.

그게 아니고 교향곡이름이 "런던" 이란 걸 나중에 알았구요.

동네권사님께 같이 가자고 하구선 기다렸는데 권사님이 갑자기 감기가 심하게 드셔선

못가시겠다는거에요.

왜 이런 이벤트는 동네친구가 제일 편하지않습니까?

그래서 생각을 했죠.

숙희라면 갈까?

그래서 숙희가 제시카,강아지 은서를 대동하고 우리집에서 하루를 자는 계획을 세우며 그렇게

가게된 할리웃볼이었습니다.

 

런던교향곡을 듣는데 참 좋은거예요.

휴식을 마치고 2부순서엔 왠 소프라로 둘이서 노래를 불러요.

가사를 들어보니 성모마리아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부터의

아픈 마음을 노래로 표현한 꽤 유명한 곡이에요.

가만히 듣고 있었죠.

스크린의 가사를 읽어가며 ---

둘이는 아무말도 안 했습니다.

물론 가져간 와인은 마셨죠.

곡이 다 끝나고 숙희가 저보고 그래요.

'내 노래네?'

 

그랬어요.

기적입니다.

그날은 하와이에 있던 알버트의 짐이 동부로 먼저 갔다가 집으로 도착한 날이였어요.

알버트가 '엄마 나 잘있으니 걱정마세요'라며 엄마에게 준 선물이였어요.

매일 일어나는 기적은 잘 잊어먹고 사는데 가끔은 이런 기적도 일어납니다.

여러분에게도 가끔 이런 기적이 일어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