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눈물이 날까?

제고 권오인선배의 제주 올레길 슬라이드를 보면서 감동의 물결로

가슴이 벅차오를때 눈물이 나더니...

오늘

아침에 습관처럼 미아리 엄마네 집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치매인 엄마와 점심도 먹고 같이 놀고 저녁까지 먹고 오려고..

그러나 조금 겁이 난다.

엄마는 병원에 데려간 나를 너무도 원망하시기 때문에 또 야단을 맞을 생각을하니..

"나는 멀쩡한데 칠화 그 개같은 년이 나를 병원에 데리고가는 바람에

치매에 걸려서 어지럽고 그래서 저녁에 산책도 못 나가게 생겼다고"

100번도 더 똑 같은 소리를 하시면서 분이 안 풀리신다.

 

2년전에 성북보건소에서 초기진단이 나왔으나 소홀하여 2년이 흘러

심해진 상황이라 5월16일에 처음으로  신경정신과에 모시고 갔더니

치매초기가 지난지 오래되었다면서 투약으로 우선 정지라도 시켜보라는 진단이 나왔다.  

 

신경정신과에 가서도 의사선생님께 막 하소연을 하신다.

우리 아들이 약도 안주고 며느리도 안 주고 내가 여태까지 멀쩡한 나를 치매라고하니

내가 화가 안나겠느냐고 하시며 누구든 걸리기만하면 싸잡아 야단을 하신다.

멀쩡하지도 아니하시고 약도 한번도 안드린적이 없건만..

 

그래도 친정엄마에게 욕 먹는것은 섭섭하지도 않고 엄마가 귀엽기만하다.

 

무더운 6월의 날씨이지만 아직 내복도 못 벗고계신 엄마에게 햇빛을 선사하기위하여 외출을 나섰다.

동네 한식당에서 좋아하시는 물냉면을 한그릇 대접하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한적한 오패산자락에 걸쳐있는 북서울 꿈의 숲으로 택시를 타고 ...

숲길을 걷기도하고 사진도 찍어 드리고 하면서 한나절을 보내고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와 시원하게 목욕시켜드리고 옷 갈아입혀드리니

 

'내가 오늘 왕비처럼 대접을 받는구나' 하시는 것이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무너졌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사람은 역시 욕 먹을때보다 칭찬받을때 감동받나보다.

 

12일 12시20분에 병원예약되었다고 말씀드리니

"내가 왜 병원에 가!!절대로 안가!!" 하며 또 우기시는 우리엄마!

 

자식들 이름 잊어버리시기전에 부지런히  말동무 해드려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