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 게시판담당 : 권칠화
왜 이리 눈물이 날까?
제고 권오인선배의 제주 올레길 슬라이드를 보면서 감동의 물결로
가슴이 벅차오를때 눈물이 나더니...
오늘
아침에 습관처럼 미아리 엄마네 집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치매인 엄마와 점심도 먹고 같이 놀고 저녁까지 먹고 오려고..
그러나 조금 겁이 난다.
엄마는 병원에 데려간 나를 너무도 원망하시기 때문에 또 야단을 맞을 생각을하니..
"나는 멀쩡한데 칠화 그 개같은 년이 나를 병원에 데리고가는 바람에
치매에 걸려서 어지럽고 그래서 저녁에 산책도 못 나가게 생겼다고"
100번도 더 똑 같은 소리를 하시면서 분이 안 풀리신다.
2년전에 성북보건소에서 초기진단이 나왔으나 소홀하여 2년이 흘러
심해진 상황이라 5월16일에 처음으로 신경정신과에 모시고 갔더니
치매초기가 지난지 오래되었다면서 투약으로 우선 정지라도 시켜보라는 진단이 나왔다.
신경정신과에 가서도 의사선생님께 막 하소연을 하신다.
우리 아들이 약도 안주고 며느리도 안 주고 내가 여태까지 멀쩡한 나를 치매라고하니
내가 화가 안나겠느냐고 하시며 누구든 걸리기만하면 싸잡아 야단을 하신다.
멀쩡하지도 아니하시고 약도 한번도 안드린적이 없건만..
그래도 친정엄마에게 욕 먹는것은 섭섭하지도 않고 엄마가 귀엽기만하다.
무더운 6월의 날씨이지만 아직 내복도 못 벗고계신 엄마에게 햇빛을 선사하기위하여 외출을 나섰다.
동네 한식당에서 좋아하시는 물냉면을 한그릇 대접하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한적한 오패산자락에 걸쳐있는 북서울 꿈의 숲으로 택시를 타고 ...
숲길을 걷기도하고 사진도 찍어 드리고 하면서 한나절을 보내고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와 시원하게 목욕시켜드리고 옷 갈아입혀드리니
'내가 오늘 왕비처럼 대접을 받는구나' 하시는 것이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무너졌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사람은 역시 욕 먹을때보다 칭찬받을때 감동받나보다.
12일 12시20분에 병원예약되었다고 말씀드리니
"내가 왜 병원에 가!!절대로 안가!!" 하며 또 우기시는 우리엄마!
자식들 이름 잊어버리시기전에 부지런히 말동무 해드려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칠화선배님!
제가 오늘 선배님 글에 댓글을 처음 다는 영광을.... (에그머니나, 제가 쓰고 있는 사이에 ...)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도 띵하고 왼쪽 눈이 뭔가 불편하고 약간 부어 있었습니다.
쌍꺼풀이 원래 두 개인데, 두껍게 한 개가 되어 가관~ 이었습니다.
처박아 둔 안경을 끼고 출근하니 아이들이 뭐라 한마디씩 합니다
오후에 안과에 갔더니 '눈다래끼' 랍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 처음으로 눈다래끼가 나봅니다.
진물른 것 같은 느낌, 한 눈은 찡그리고 이 야밤에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나이들면서 이 눈이 말썽입니다.
안구건조증에 안검염에 눈다래끼 까지.....
그래도 사물이 보이니 감사해야겠죠?
저녁밥 해먹고 앉아있다가 너무 졸려서 잠을 잤습니다.
그리고 깨어나 형부 생신 선물을 인터넷으로 고르느라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생신 선물을 고르고 만족한 저는 인일 홈피로 와서 선배님의 글을 보고 이렇게 밤늦게 글을 씁니다.
저희 친정어머니도 작년 봄에 초기 치매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큰언니와 작은 언니가 병원에모시고 가서 계속 진료 받게 하고 지금은 약을 드시고 계십니다.
우리 엄마의 낙은 농사짓기 이십니다.
토마토,가지,양파,강낭콩, 완두,호박, 상추.. 가을에는 김장용 무,배추, 파 등등.
지금 82세 이신데 쉬지 않고 일하십니다.
작년까지도 괜찮으시더니 요즘은 같은 말을 되풀이 하십니다.
"너, 김치 있냐?"
"응, 엄마가 지난 번에 주신 것 아직 많이 있어요."
조금 있다가 또 물어보십니다.
"너, 김치 있냐? 저 냉장고에 소금김치 어떡하지?"
"엄마, 내가 필요하면 달라고 할게요."
조금 있다가 또,
"너 김치 있냐?"
저의 눈다래끼도 숨어있다가 어느 날 발병되었듯이
엄마의 치매도 숨어있다가 어느 날 부터 표면에 나왔겠지요.
큰언니는 전화도 자주하고 병원도 같이 가고 큰언니의 소임을 하느라 신경을 많이 쓰십니다.
엄마네 집에서 일주일의 반을 지내는 작은 언니는 엄마 혼자 있을 때가 걱정되어 근처로 이사할 계획입니다.
저는 2주일에 한 번 잠깐 찾아가는 것 밖에는 하지 않습니다.
남동생은 외국에 있는데 글쎄요..........
워낙 부지런하시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으셔서 지금도 집안 일과 농사일을 열심히 하시지만, 잊어버리는 것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했던 말을 자주 자주 하시고.....
매년 햇마늘을 주셔서 마늘을 사먹은 적이 없는 저는
올해부터 깐 마늘을 사서 먹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달라진 점이지요.
아직은 생활하시는데 크게 지장은 없지만
더 나빠지면 어쩌나 걱정이 됩니다.
워낙 험난했던 우리 어머니들의 시대에 더해서,
아주 어려서부터 엄마가 돌아가셔서 집안 일을 하셨고,
시집살이를 꼬박 하셨으며,
남편까지 환갑 전에 돌아가셨으니
우리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을까요?
칠화선배님~
욕도 많이 얻어드시고,
왕비 대접도 많이 해드리셔야겠네요.
선배님만의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일이에요.
그래서 외롭고 힘들지 않아요~
?칠화 선배님 어찌 이리도 눈물나는 글을... 저희 친정어머니는 제가 캐나다에서 가서 엄마, 나 모타고 왔지 물으면 기--차---하고 대답하여서 저를 웃게 만들었어요 어머니를 왕비를 만들어주신 칠화 선배님 존경합니다
?권칠화후배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후배님의 글을 읽고 한참은 아무생각이 없었읍니다.
"나는 멀쩡한데 칠화,,,,,,,,,,,,,,"
아이고 습관처럼 엄마한테 다녀오시는군요. 저도 엄마가 올해 3번 입원하셨고
힘든 수술도 1번했읍니다. 엊그제도 꿈자리가 사나워 인천에 가려다 제가 몸이
보대껴 쉬었읍니다. 에고, 칠화후배님, 그저 저도 눈에 눈물이 핑 돕니다요.
칠화어머님, 잘 치료하셔서 얼른 나으셔야지요?? 착한 따님이 한 구석에서 웁니다.
더우신데들,허부영후배님, 고혜진후배님,신금재후배님,,, 수고들이 많으십니다. 희망을 가지시고 열심히들 해 보자구요. 화이팅!!!
어제 엄마를 보고 왔다.
엄마는 환하게 웃으시면서
"부영이" 그리고 ..... "김서방" 하고 또 웃으신다.
다행히 자식들 이름은 기억하고 부르시지만
언젠가는 이름도 기억 못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슴이 아파온다.
엄마에게 오늘의 양식... 6월 9일자를 읽어드린다.
귀가 잘 들리시지 않기에 크게 소리 내어 읽어 들였다.
엄마는 ~
말씀 하신다.
"언제 올거야? 다음주에 올거야 ?"
"엄마.... 오빠랑 언니가 올거예요."
"언제?"
"내일요 ~ "
엄마는 환하게 웃으신다.
엄마는 또 말하신다.
"기다릴께 ~ ".....
칠화야 ~
Cheer U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