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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할미눈에 넣어도 안 아플것같은 이쁜 손녀 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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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서부터 주말이면 할미하고 한침대에 누워 할미의 옛날이야기를 듣고 잠이드는 여섯살이된 산이랍니다.

 

간만에 우리집 자랑인지 푸념인지 아니면 둘다인지를 해 볼 요량이다.

얼마전부터 토요일 늦은 오후나 일요일오전에 우리집 산이에미가  손녀 규리와 함께 아들내미 산이를 데리고가려

우리집을 들르곤한다. 

 금요일 오후 손주 산이의 유치원이 끝나면 어김없이 할아버지집으로  데리고오고

하루밤이나 이틀밤을 지내고 토요일이나 일요일 지들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육년간 함께 살다 분가한 이후 전혀 생각 못하던 주말 손주와의 동거이자 돌보미노릇 하기인데

 주된 원인은 손녀 규리가  요즈음 어느 기획사에 아기 모델로 캐스팅인가가  되어

토요일마다 정규 수업을 받으러 가고 그로인해  홀로 떨어져야 할 신세인

손주 산이는 자연스레 할아버지댁에서 주말을 보내게 된 때문이다 

다행이도 이녀석 산이는 이곳에서 지내는 일이 행운인양 오히려 의기양양이다.

그럴만도한것이 할아버지에게선 모든것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는걸 너무 잘 알기때문인데

나름 할머니랑은 어떤 놀이를 할것인지 할아버지한테는 원하는 장난감을 사달래려고 계산해둔 모양이다

토요일이면 오전중엔 마트로 가자해서 필요한 것을 취하고 오후에는 할미랑 밖에선 자전거 타기

이번참엔 비누방울 놀이기구를 사와서는 함께 불고  이할머니는 숨이 턱에차게 쫓아다녀야했다.....에구~!

밤 늦은 시간까지 윷놀이, 컴퓨터 게임하기등 제 에미하고는 할 수 없었던 모든것을 하자고 한다.

 

이런일의 발단은 우리집 산이에미가 오년간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아이들 기르는일 말고

 여가를 이용해 아이들의 옷을 만들어 입히고

자기 개인블로그에 남매를 모델로 해서 찍은 사진을  올려놓곤 했었는데

얼마지나서 블로그를 찾은 젊은엄마들의 호응이 좋아 인기 블로거가 되면서 주위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또 옷만드는 공방을 차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블로그엔  두 아이가 모델 노릇을 하며 온갖 사진이 실렸다.

 사내아이인 산이는 커가면서 점점 모델 노릇을 지루해하고 재미없어하는것 같았는데

내눈에도 오히려 네살박이 규리는 여자아이라서이기도 하겠지만  옷 입기도 좋아하고 제법 태가 나며 스스로 포즈를 잡고

여느 아기들보다 남다른 면을 보이는듯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보는 눈은 다 비슷한지 손녀 규리 사진을 본 이곳저곳 기획사에서 요새 말하는 러브콜이 온다고

작년부터 아이에미가  조심스럽게 우리에게  말을 꺼내는것이였다.

산이할아버지가  그쪽일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서 좋은쪽보다는 폐해를 말해주고

아이들이 아주 평범하게 자라는것이 바람직하지않을가 싶다는 의견을 말해주었었다.

 

그러나 일년이 지난 올 봄에도  에미가 다섯군데의 기획사에서 여러번 권유하는 전화를 받고

 포기하기에는 미련이 남아서인지 찾아가서 만나본 한곳 기획사와

드디어 계약을 하고 토요일이면 그곳에 모녀가 다니기시작했다.

네살짜리의  연기수업과 땐스, 노래등의 수업을 받으려.................................................

그래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면 금요일에 맡겨놓은 손주를 찾으러오는것인데

이러하기를 사주째이니 근 한달여가 되나보다.

 

지난 토요일 규리와 에미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왔다.

다른날 같으면 산이는 일요일까지 할미랑 놀고싶은 마음때문에 지네들 집으로 돌아가지 않지만

 며칠전 내게 가까운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돌아오는 일요일에 얼마전 카톨릭 신자가 되어 영세를 받고 몇개월뒤 견진성사를 받는다는 친구도 축하해주고

이왕이면 일요미사도 함께 하고 점심도 함께 하자고 한다.

보통은 일요일엔 먼곳으로 출타를 안하는편인데 작정을 하고 에미에게 사정을 이야기 했었다.

기획사 수업을 마치고 온 손녀규리는 일주일 내내 어린이집이다 기획사다 바쁘게 지내는데도 활력이 넘쳐

할아버지와 할머니한테 그곳서 배운 노래니 춤이니 보여주고싶어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한다.

귀하고 귀여운 손녀딸의 재롱을 어쩔줄 모르고 보는데

산이할아버지가 손녀딸의 재롱을 보다 문득 생각이 난듯 기획사의 이런저런 면모를 물어본다.

하도 세월이 험해서 혹여 잘못이나 되지 않을가 염려가 다시 드나보다.

다시 이러저러한 조심할 사항을 일러주는데 너무 길다.

길면 잔소리가 되는것이 어른들 말씀이라고 생각하는 에미의 표정이 역력하고

알아서 잘 하겠노라  말을 끊는다.

"다 잘 알아서 했다하니 이젠 저녁 먹읍시다.에미야말로  제 자식이니 어련히 잘 알아서 하겠수"

하는 수 없이  중간에 끼여들어 참견을 한다.

"그래 그럼 그 기획사 대표이사가 누군지 이름은 아냐?"그래도 산이할아버지 또 질문을 한다.

"전에 *** TV 드라마제작국장이셨고 ........  ..........길게 이것저것 이력을 이야기한다.

"성함은 이 @@ 이세요" 마지못해 에미가 대답을 한다.

"오잉! 이 @@ 이라구 !!!  아니 ~ 참으로 이런 일이 있나.....에미야  그양반 아버지 가까운 대학후배셔"

내가  놀라  산이할아버지를 제치고 대꾸를 한다.

"세상에나~ 참으로 세상이 좁다 좁아.........규리가  아버지 손녀인걸 알면 그 분도 놀랠라~!"

여러 기획사 중 선택했다는 곳이 그곳이란다.

이름의 주인공이 작년에 대표이사가 되었다니 소식을 알리가 없었나보다.

나이 제법들어 이젠 은퇴해서 그럭저럭 지내려니 했는데

연예 기획사는 정년이 없긴 없나보다.

내 호들갑에 두사람 사이에 팽팽해지려던 기운이 사라지고 에미는 환한 미소가 떠오른다.

아버지는 오히려 잠잠해지더니 깊은 생각에 잠기는듯 서재로 사라진다.

시아버지 걱정근심 잔소리에 멀미를 하려던 에미가 돌연 나에게 회심에 미소를 띄운다.

"어머니 그럼 그분께 아버지 성함을 말씀 드리면 반가워 하시겠지요?"

"그러시겠지뭐.....그런데 아버지 의향을 알아야겄다....여러 생각이 드시나본데..."

"글쎄 나도 반갑긴 하다만......좀 조심스런 생각도드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산이할아버지가 서재에서 나와 의자에 앉어 조용히 말을 꺼낸다

"그래............그 사람이 대표면 이상한 기획사는 아닌거 같구나.......다행이다."

"어차피 아이 재능이 중요한 것이니 그냥 다니던 대로 하렴"

"어느때이고 자연스럽게 알게되겠지" 한다.

에미가 아버지 말씀에 "네" 하고 나를 쳐다본다.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사이에 내가 거들어본다 .

"에미야 에미마음엔 그곳에서 더 좋은 배려를 받고싶은  생각을하겠지만 아버지 말씀을 듣고 보니

타당하신것같구나..........어차피 규리가 할 일이니말야." 에미가 좀 서운한 표정이다

"에고.........그럼 규리 할아버지가  김자.......@자....@자 라고 말씀 드리렴"

"오늘도 어머니~이.... 대표이사님이 우리 규리 머리 쓰다듬어 주시고 잘한다 하셨거든요"

"규리는 대표이사님께 할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하고 인사도 잘드리구요" 한다.

딸아이에게 향한 에미의 마음

며느리 자식에 서운함을 달래려는  시에미의 마음이 뒤엉켜서 우리집 가장의 깊은 생각쯤은 이 두 여인에겐 우이독경 이다.

그 어리디 어린 이제겨우 삼십삼개월인 아기에게 향한 또 며느리에게 향한

여인네들의 분별없는 에미마음이라면 맞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