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동안 동창회를 떠나 살아온 터라

엄마 돌아가시는 길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어.

자주 만나는 3반 영희에게 알린 것이 동창회로 연락되는 핫라인이 되는줄 몰랐지.

어쨌거나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꾸며드린 방에 인일 근조기가 와 있는 것이 엄마 보시기에도 좋아하셨을거 같더라.

한걸음에 달려와준 선희랑 추영숙이, 인희랑 미정이, 양희랑 남서윤이, 정혜숙아, 너무 고맙다.

소림인 이 바쁜 와중에도 기어이 들러 앉아보지도 못하고 선 채로 다시 길을 나서게 했으니 고맙고 미안하다.

입관 예배 마치고 왔더니 그새 인애가 다녀갔더구나. 역시 고맙고 미안하다.

신혜순이도 학교 땡땡이 쳐가며 와줘서 고맙고, 황교수랑 함께 와준 영희야, 늘 고맙다.

그리고도 마음으로 위로와 격려를 보내준 많은 친구들아, 너무 고맙다.

 

난 아직 동동대며 살고 있어. 전주-서울 오가면서 말야.

누군가 그러더라... 조금 더 있으면 다시 동창들 만나는 것이 즐겁다고...

그런 날이 오리라 믿어.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다고 나무라지 않고 믿고 기다려주는 친구들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