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책을 했다.

비가 온 뒤의 하늘이 상쾌하고,둥실 떠 있는 구름하며

비를 맞은 잔듸와 꽃들

파란 나무들 사이, 금빛 나무로 서있는 철없는 은행나무 한그루.

살아있음에 온전히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은 이런 자연과의 교감을 이루는 때가 아닐까?

 

헬렌켈러는 자신에게 하루만 온전히 사물을 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한다면

첫번째가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싶다고 했던가?

그리고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과 생김새를 보고 싶다고 했지.

아침의 상큼함과

오후의 나른함

해질무렵의 석양

저녁의 달과 별

창조주의 오묘하심은 우리의 발길 머무는 모든 곳에 널려 있지만

나는 아주 가끔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도 아주 가끔 생각한다.

어제 저녁 친구와의 대화에서 나는 한가지를 또 배웠다

아니 알고 있었지만 잘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살고 싶다.

 

"인생은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

나는 다른 이들을 많이 배려하는 편이다.

그것은 나의 장점이자 또한 단점이다.

어차피 인생은 어울려 살지만,내가 없는 인생은 그야말로 인생이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 나는 다른이들과 대화를 하거나 인간관계를 갖을 때

'내가 원하는 나의 생각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나에게 환기시킬 작정이다.

 

친구들아!

내가 너무 많은 배려를 갖고 사람들을 대하걸랑 제발 나의 이 결심을 환기시켜 주길 바란다.

그리고 아직도 이사를 못하고 박스속에 쳐 넣은 사진기 때문에

아름다운 엘에이의 아침을 못 보여 주는 걸 아쉽게 생각한단다.

 

아름다운 11월의 아침에 엘에이에서

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