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김은희 선배님의 병실을 찾았다가 책 한권을 선물받았습니다.

 

캘거리 한인 문인협회에서 2012년 세번째로 발간한  "맑은물문학"이라는 동인지입니다.
이 책은 카나다에 사는 봄날 회원인 신금재님이 회원들을 위해 보내온 책인데 우연찮게도 제 손에 들어 온 것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읽지 못하다가 가을문화제가 끝나고 멀리 있는 동문들은 오고싶어도 오지 못하는데 하며 책을 들었습니다.
고된 이민생활속에서도 강인하게 살고있는 모습이 곳곳에 드러나고
특히 우물이라는 수필 속에 "배꼽산"이라는 지명에 괜히 울컥하며 멀리있어도 마음만은 항상 이곳에 있음을 알았습니다.
이북에서 내려오신 실향민인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본인도 고향을 떠나 살고있기에 더 절절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고향의 우물처럼 맑고 청정하게 살기를 소원하는 마음이 너무 예쁩니다.

저는 신금재님을 전혀 모르지만
몇편의 글로써 신금재님을 오랫동안 안 친구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배꼽처럼 생겼다고 우리는
그 산을 배꼽산이라 불렀다.
예쁜 이름 연경산을 두고도.

 

어린 시절 온산을 불태우던 진달래
골짜기로 내려가 옹기종기 군불 지피는데
노오란 산수유꽃 지천으로 피어났다.

 

생전에 좋아하시던 산수유꽃 보시려고
어머니는
그렇게 허망하게 산길로 가셨을까
? (신금재님의 "산길"입니다)


신금재님! 연경산이 얼마나 변했는지 모르시지요?
등산객이 많아지면서 산이 자꾸만 내려앉는 바람에 전체를 계단을 만들어놓고
곳곳에 커피나 막걸리를 파는 아줌마들 때문에 그 옛날 ㅇ리가 소풍가던 그 정취는 사라지고 말았지만
중국사신이 서울로 들어가려면 꼭 지나가야 한다고해서 생긴

"연경산"이라는 예쁜 이름은 신금재님이 그리워하듯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습니다,

 

신금재님!
책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맑은 물같은 청정한 글들.....읽기를 소원합니다.
인일의 동문들이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음을 항상 잊지 마시고
신금재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신금재님이 "산길"에서 노래했던 연경산의 지천으로 피었던 산수유꽃은  아니지만

산수유꽃같은 노오랗게 물든 은행잎이

오늘 분 강풍에 우수수 떨어져 가을이 자꾸만 자꾸만 깊어갑니다. 

신금재님 있는 그곳은 이곳보다 훨씬 아름답겠지요?

사색의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