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012년 11월 3일
저는  총동창회행사 무대에 올라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평생 행운권 뽑기에는 별 기억이 없는 것을 보면 특별한 행운은 없었지 싶은데
다른 사람들이 행운권 당첨되어 신바람나게 무대로 뛰어나가는 장면을 부럽게 한참보다가
괜히 딴청을 부려보았습니다. 내가 무슨... 에잇 행운권 타임은 왜 이렇게 길어, 언제 끝나나....
마지막 경품에 대해 마이크에서 뭐라고 했는데 귀담아 듣지 않았죠

갑자기 조용해지며 3백 6십 까지 마이크에 들려올 때 이건 뭥미?
 
 3백 6십 1,2,3,4,5,6,7,8,9 도 있으니 또 딴청을 했습니다.
 36........................................................................2번
 
이건 정말 뭥미?

나에게 이런 일도 일어나기는 하는구나...
워찌하여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인생에 이런 일이 일어나기로 미리 예정되어 있었단 말인가? 크하하하하
그 짧은 시간에 머릿 속은 갑자기 회전되기 시작하더군요

아무래도 이번 주부턴 로또를 꼭 사야겠네..
하며 벌떡 일어나 앞으로 나가는 도중

많은 분들이 환호하며 하이파이브를 해주셨습니다.

요 때 내가 강남스타일 춤을 추며 나갔어야 행사 분위기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것인데
간만에 하이힐을 신고와 뛰어 나가려니 오금도 저리고 무릎이 아퍼 생략했으므니다. ^^

동창회 행사에 기증된 경품 박수근 화백의 " 나무와 여인" 복사본이랍니다.
흥분한 나머지 다른 사람에게 제가 박수근을 이수근이라고 오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네요

서로가 그림 프레임을 만져보며 축하를 해주더군요
너무 많은 사람이 만지려고 해 한번 만질 때마다 개그콘서트 꽃거지처럼 500원 받을려고 했다면? ㅋㅋㅋ 힛!
이렇게하여 저는 총동창회 공식적 행사에 1/400로서 무대에  올라가는 추억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마치 본인들이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받은 것처럼 진심으로 기뻐해주시는 선후배님들
두손 잡으며 남들 듣지 않게 귓말로 덕담을 해주시는 분
뺨을 서로 부비부비 비비며 체온으로 기쁨을 나누어 주신 분
마주 잡은 손에서 따뜻한 느낌을 전해주신 분
땡 잡았다고 한턱 내라는 분..
제게 주신 선후배님들의 큰 기쁨 모두 듬뿍 받아 제 기쁨과 한데 버무려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모든 동문님과 홈피에 참여하는 선후배님들과 함꼐하고 싶습니다.
 

새각시처럼 어여쁘게 쪽두리 쓴 2기선배님들을 시작으로
각 기수의 친숙한 많은 분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어 기쁜 밤이었습니다.
제가 말을 돌려서 우회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직설법 화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두서없이 반갑고 기쁜 마음을 오랜만에 적어보았습니다.

 

무대에 올라간 것을 더듬어 기억해 보니  또 한번 있긴 있었군요.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된 응답하라 1997은 처음엔 배우 섭외가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메인 방송도 아니고 종편인데다가 작가도 유명인이 아니어 홀대를 받았다고요
그러다보니 주인공을 아이돌 중에서 뽑아 출연을 시켰는데
저비용을 들였음에도 이게 대박이 난 것입니다.
시대가 1997년이면 지금부터 15년 전의 시대를 공감할 수 있는 소재여서
저도 중간부터 보았지만 무척 흥미로워 1편부터 다시 보았습니다.
 

삐삐, Pc통신, 14인치 모니터, ,hot 잭스키스 원조 아이돌, 프로야구 등장, 등등

우리 자녀들이 초등시절에 좋아해서 귀동냥으로 익숙한 곡들이 배경음악으로 많이 삽입되어
어째든 대박의 요인이 여기저기 많이 스며있던 드라마였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40대를 막 넘긴 꽃같은 (^^)시절이었기에 그 때를 추억했다고 할까요?
 

이번 총동창회 연말 행사에 참석하면서 저는 응답하라 1997이 아닌 응답하라 2003을 생각해 봅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문화로의 변화에 익숙치 않아 여러가지 성장통을 겪던 당시 총동창회는
 2005년 11월 인일동창회 역사상 처음으로 전 동문을 대상으로

" 제 1의 인일의 밤"을 개최해 당시로서는 큰 호응을 얻어내었습니다.
 

학교시절부터 별로 대중 앞이나 무대 위에 설 기회가 없던 삶이었는데
그 자리에 교육감, 국회의원, 이웃학교 동창회장 및 관계자들 과 당시 300여명이 넘는 동문들 앞에서
3년간 총동창회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총동창회 측으로부터 공로상을 무대에 올라 받았습니다.
기수별 장기자랑 시간에는 지금 이미자 회장님이 총동창회 첫 데뷔공연도 있었지요?

이후 여러 해를 거치며 합창제, 각종 흥겨운 동문한마당의 축제들이 이어지며 동창회는 변화했고
이번에 1회 인일의 밤 때와 비슷한 장기자랑을 보다보니 옛날에 무대에 올랐던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규모가 커진 행사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총동창회 집행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고생한 만큼 많은 분들이 행복했다면 그 보다 더 값진 보상은 없을 것입니다.
행사의 기록을 미디어화하기 위해 사진, 동영상 촬영을 하는 동문님들의 고마움을  빼놓을 수가 없군요
그 분들의 노고로 온라인 상에서 또 한번의 축제를 즐길 수 있으니 말입니다.
동영상 부분은 촬영과 편집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는터, 대단히 힘드셨을 것입니다.
이제는 기수마다 디카활용하는 분들이 많아 게시판마다 북적북적 퍽 좋아보입니다.

경품 받은 순간은 좋기도 하고 흥분되어 낼름 받아오기는 했는데
귀가해 생각해보니 많은 대선배님도 계신데 송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철없게스리 좋다고 그렇게 가져와도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2012년도 저물어 갑니다
저를 기억하는 여러 선후배님들~
남은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응답하라 2003은

2012년 밤에 확실하게 저에게 응답을 해준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언제나 그 때 그자리에서
리자 전영희가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