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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회,소프라노 윤경희 동문의 독창회에 다녀왔습니다.

금호아트홀에서 열렸습니다.

 

사실 윤동문의 독창회의 정보가 뜨자마자 레파토아를 먼저 살폈는데

도무지 아는 곡이 없어서 음악회에 가는 것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혼자 또 절망을 했더랬죠^^

제가  별 볼 일이 없지만서도 클래식 음악 만큼은

그런대로 저에게  친숙한 편인데

도대체 여기서 얼마의 기간을 또 공을 들여야 좀 제대로 알 수 있는지...하면서

저으기 힘이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에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음악회장에 찾아가서 감상을 하고, 그 후에 즐기면 될 것을...하고요.

제가 이렇게 뒷북을 친답니다...^_^

그렇게 무식하게 버티면서 사실 <미리 듣기>인 예습도 안하고 있다가

생각해 보니 그제서야 신청도 안한 것을 알고

부랴부랴 초대마당에 신청을 하고 다시 15회 방에 가서 쌩뚱맞게

연락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드디어 음악회장엘 갔습니다.

15회의 후배들에게 티켓을 받아들고는(감사) 좌석을 배정받았습니다.

여늬 독창회나 합창회에  갈 때처럼 앞자리를 택했습니다.

잘 모르면서 독창자의 입모양과 호흡을 관찰하고 싶어 하거든요^^

 

여덟 시 정각이 되자 무대에 반주자들이 나오고

드디어 소프라노 윤경희 동문이 나옵니다.

 

처음에 들려 준 곡은 북스데후데의 성악곡입니다.

피아노를 비롯~바이올린 두대와 첼로까지 곁들인 반줍니다.

곡목은 <여호와여, 내가 주를 신뢰합니다.>입니다.

피아노와 스트링이 서주를 하고, 시편 31편 1절의 말씀을 가지고 노래를 하고

이어서 아리아, 그리고 다시 시편 31편의 2절과 3절을 붙여서 한 곡으로,

<주는 나의 반석과 산성이시니...>를 노래합니다.

 

북스데후데는 바로크시대의 매우 중요한 작곡가로 알고 있습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북스데후데의 오르간 연주와 그의 다른 음악을 들으러

멀리서 찾아가기도 했으며 그에게 직접 사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것도 몇 날 며칠을 걸어서.......

(한길사의 로로로 시리즈 중 바흐편에 나오는 이야깁니다.)

 

이번 노래를 몰랐으므로 저 혼자  이런 상황들을 상상하면서

음악을 들었는데 그래도 어렵더군요^^

바로크 시대의 음악은 어느 정도의 일정 선율이 있어서 쉬울 줄 알았거든요^^

그랬더니 아니었답니다.

 

그런 다음~~~~

이태리의 천재 작곡가인 롯시니의 노래를 들려 줍니다.

곡목은< 베니스에서의 곤돌라 경기>입니다.

세 곡인데 경기를 하기 전과, 하는 과정, 그리고 마친 후의 기분을

노래로 표현합니다.

이 노래 역시 저는 처음 듣습니다만,

롯시니의 경쾌함이 노래에 많이 들어 있더군요^^

롯시니의 유명한 아리아인, <방금 들린 그대 음성>과도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1부를 마치고 휴식을 가진 다음...

 

올리비에 메시앙의 곡으로 2부의 문을 엽니다.

 

메시앙은 프랑스의 아비뇽에서 태어난 작곡가로서

아버지는 셰익스피어를 연구하는 학자요,어머니는 시인이었다고 합니다.

윤경희 동문이 불러 준 노래는 메시앙의  <세 개의 노래>였는데

그 중 한 곡인, <미소>는 어머니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세번 째 곡은 어머니를 그리워 하는 곡으로 제목은 <그녀는 가고 없네>입니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어머니를 추모하는 곡으로

1930년에 만들어진 음악이라고 하네요^^

첫 번째 곡은 <왜?>라는 제목으로 참으로 깊은 메시앙의 철학을 담고 있는 곡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메시앙은 바하를 좋아하고 깊이 연구했으며, 쇤베르크의 12음기법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작곡갑니다.

그의 곡들이 전반적으로 많이 어렵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고요...

신심이 두터운 가톨릭 신자로 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백건우님이 명동성당에서 연주한  <독생자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눈동자>가

떠올랐고,

그 후에 정명훈 지휘로 서울시향이 연주했던 교향시의 느낌인,  <투랑갈릴라>가 유추되었습니다.

이 두 곡 역시 참 어렵게 들었던 곡이었죠^^

여담입니다만~~메시앙은 생전에 정명훈과 여러 차례에 걸쳐 만난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존하는 미국 작곡가인 아르젠토의 <엘리자베스시대의 시, 여섯 편에 붙인 노래>를 연주합니다.

봄, 잠, 겨울, 애가,  다이아페니아(사람이름), 찬가...입니다.

이 곡 또한  잘 몰라도 영어라 그런지 단어 몇 개는 좀 들렸습니다..ㅠ.ㅠ.

 

이어서 마지막 곡입니다.

노봉식 작곡, 최승렬 작사인 <연가>입니다.

 

<SONG OF LOVE>

 

지리산 노고단 푸른 이마에 누워

우리 티없는 사랑을 노래해 볼까나

봉우리 덮은 구름 위 높이 떠서

하늘 만지면 시퍼런 하늘 물이 들어....

 

너도 천년 나도 천년

그 어느 바위서리 곱다란 화석으로 얼어

복수초 은방울꽃 꽃섶에 화안히

가는 세월을 웃어라도 볼까나

  

지리산 노고단 푸른 이마에 누워

우리 티없는 사랑을 노래해 볼까나

아~~가는 세월을 웃어라도 볼까나...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공연히 목이 메이고

눈물이 주루룩~~~~흘렀습니다.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윤동문의 독창회에 제 감정이 이입이 되었나 봅니다.

 

제가 음악 감상이 고조되고 있는데 독창회는 아쉽게도 막을 내리더군요^^

무척 서운했습니다.

 

윤경희동문!!!

저는 처음 보게 됩니다.

그간 우리 인일의  행사에 나와서 활약을 하고 봉사도 여러 번 했다고 하는데

저는 이제야 일면식을 합니다.

우선 시원하고 아주아주 멋지게 생겼고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넘칩니다.

 

독창회의 선곡 또한 아카데믹하네요^^

선곡이 평범하지 않아서 정말 아무 것도 모르겠지만

꽤 학구적인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올리비에 메시앙의 노래와 미국작곡가인 아르젠테의 노래가 많이 와 닿았습니다.

딕션이 너무 또렷하게 들렸어요^^(제 생각은 지극히 사적입니다)

중음이 아주 완벽했구요....저음 또한 대단했습니다.

 

윤동문을 소개하는 글에~~그녀가 부르고 그녀가 집필을 하면 그것이 또 하나의 텍스트가 된다...라고

써 있더니, 진정 그 말값을 충분하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첫 인상은 약간 단호한 것 같이 보였는데

앵콜로 부른 <축복하노라>에서는 아주 세심하고 사려깊은  사람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녀가 정성을 다해 부르는 앵콜 곡에 녹아서

저는 그만 폭풍 감동이 밀려왔고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훌쩍훌쩍~~혼자 무지 부끄러웠습니다^^ 

 

게다가 다문화가정을 돕는 일을 하는 분들을 위한 자선음악회라니

그녀의 따스한 마음씨가 더욱 돋보였습니다.

 

이렇게 멋진 우리 인일의 동문이 있네요.^^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다음에도 불러 주세요. 불원천리 달려 갑니다!!

고맙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조악하기 이를데 없지만 이렇게라도 리뷰를 써야

감흥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용감무쌍하게~~~펜을 들었습니다.

너그럽게 봐 주시길요^^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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