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 게시판담당 : 윤순영
? 주방에서 내다보이는 건물로 치자면 5층 높이의 메타세콰이어나무 세그루가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내어 웁니다.
"위~ 잉 씨이이잉 후이익 휘리릭" 엄청나게 큰소리로 울부짖어서 간담이 서늘해지는군요.
나이 먹도록 또 이곳 살면서도 이런 저런 태풍을 맞았지만
내 사는 김포에서는 큰 변고를 치루지않고 지내서인지
오늘 이 후폭풍 때문에 흔들리며 소리내는 나무들의 꺾어질듯 휘어지며
바람이 휘두르는 채찍을 맞는 소리에 귀가 다 먹먹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잎파리들이 바람채찍에 찢겨지고 끊어져서 마당에 수북하게 나뒹굽니다.
밖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현관문앞에서 사진을 찍어보았네요.
태풍 볼라벤이 대형태풍이라 걱정이란 보도에 이곳저곳에서 걱정스런 연락들을 주고
대비해야 할 사항도 알려주어서 다른때보다 재해준비에 신경들을 쓰는구나 했지요.
한적한곳에서 사는 관계로 항상 기본적인 준비를 해놓고 사니 다른일보다 전기가 끊길걸 대비해서
물은 욕조마다 받아놓고 식수도 받아놓고 큰 통마다 허드레로 쓸물도 받아놓았지요.
서울 경기지역은 오후 서너시면 태풍이 빠져나간다고해서 우리집 산이할아버지는
네시가 지나자 마자 마누라 잘먹는 포도가 떨어졌다고 길을 나선다는겁니다.
물론 "아니되오" 했지요. 웬일인지 조심성이라면 누구못지않은 사람이 고집을 부리며
출타를 했읍니다.
"따르릉" 집전화벨이 울려서 덜컥 사위스런 생각이 드는데
우리집 산이에미 입니다 " 아버지 잘 들어가셨지요 어머니" 합니다.
"아버지께서 야채순대랑 사과, 포도, 를 잔뜩사다 주시고 산이랑 규리랑 놀아주시고....."
하는데 호랑이가 나타났읍니다 자기소리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걱정 한시름 놓았지요.
이번 볼라벤이 지나가고나면 맛있는 과일은 어려울것이라고 손주들 사다주고 마누라것도 사왔군요.
그 시간에도 바람은 불었고 비도 간간이 내렸는데 손주들이 보고싶었나봅니다.
태풍이 온다는 그 전날 그 고요, 평화 , 그리고 붉게 물든 구름으로 황홀한 석양의 모습을 보고
아니 이렇게 날씨가 좋고 석양도 아름다운데 했지요.
그리고 볼라벤이 떠난시간 서너시경이 지나고 지금 후폭풍이란 단어가 왜 생겼는지를
알게 해줍니다.
폭풍전야와 후폭풍이란 이런것이다라고 말이지요.
지금 이시간 후폭풍의 위력을 보여주느라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합니다.
거센 소리를 들어보라고 말입니다 .......................
수인아~!
가만 생각해보니............
이번 태풍은 메스컴에서 며칠전서부터 큰 태풍이라고
연일 국민들에게 주위를 환기 시키더라구
또 SNS등이 수초만에 오고가고.......
모두들 유리창 있는집들은 안전대책으로 신문지 부치고 테이프부치고
덕분에 양초, 손전등, 테이프등이 열배나 더 팔려나갔다고하네
왜 .....문득 폭풍의 언덕의 워더링 하이츠와 히스클리프, 캐서린이 생각나는지
바람소리 때문이였을까?
이렇게 아주 드물게 겪는 자연의 울림도 몸을 움츠리게 하는데
항상 바람소리 음산한곳에서는 저절로 병이들지싶어.
여름 끝자락이면 포도먹는 재미로 살기도해서
그것도 캠벨포도만.............ㅎㅎㅎ
포도수확이 끝날때까지 수십박스를 아마도 먹어치울거야
그래서 조건반사적으로 포도가 떨어지면 안된다고 생각들을 하게돼
산이할아버지 산이사랑이 얼마나 큰지는 분가하고 더 알게되더라.
밭에 나가보니 고추나무가 세가닥으로 쪼개어져 넘어지구요
걱정한대로 떨어진 나뭇잎들이 길을 가득 메웠지요. 낙엽은 떨어진건 봐 왔어도 생잎이 이렇게나....
느티나무 큰 가장구도 부러져 나뒹굴고................
은행잎과 더불어 아직 덜 여문 은행들이 수북하게 떨어지고................
추석에 차례상에 오를 우리집 큰 대추가 거의 다 떨어졌네요.
대추중에서도 아주 큰 왕대추인데 한달여 있으면 수확인데 .............
한번 먹어보니 아무맛도 안나고 싱거워서 먹을 수가 없네요...........아까워라~!
그러니 과일농사짓는 사람들 이번 나주배는 90%까지 낙과가 된곳도 있다고하고 사과도 그렇고
안타까운일입니다.
손주를 흔들어주며 .........."바람아~ 불어라 대추야 떨어져라~ 불아 불아 뚝딱" 하고 놀았었는데
에이구~!..........대추가 여문 다음에나 불어야지~!!!
김은희 선배님
일상의 끝자락에 생각이 머무를 때면
아!
'사는게 별거 아니구나' 할 때가 종종 생깁니다.
예를 들면 30년전 미국에 처음 왔을 때,간호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매일 하루종일 머물던 도서관 옆을 지나갈 때---
(그 도서관은 하나도 변한게 없는데,저는 스물여덟에서 쉰여덟살이 되어 있더군요)
선배님의 글을 읽자니
세월의 흐름을 아름답게 살아가시는 듯 해서 댓글을 적어 봅니다.
저도 선배님처럼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수후배~
그래요 지내놓고 보니
이나이 되도록 열심히는 달려왔는가 싶은데
또 돌아보면 허전하지요
조금 앞서 살아본 이사람도 요즈음 깊은밤 깨어있는일이
종종 있답니다.
그 시간 이것저것 나름대로 지낼거리를 만들어 시간을 떼우지요
노년의 짧은 시간 어찌 여하히 보내야 할가도 생각하고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지싶기도해서지요.
이렇게 경수후배처럼 먼곳에서 살면서도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
내 사는 모습이 좋아보인다고 하니 격려에 힘입어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하겠네요.
고마워요~!
오늘도 이곳은 비가 줄창 내리고있지요.
잔잔한 리포터에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지네요.
태풍, 볼라벤의 위력이 대단한가봅니다.
미 중부지방에 살때, 가끔씩 맞이하던,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며, 하늘이 쩍쩍 갈라지며
천둥번개가 지나가곤 하던,
그후 장대비가 내리고 간혹 탁구공 만한 우박이 떨어지곤했지요.
우박땜에 차 지붕 수리를 한적도 있구요.
선생님의 아내 사랑. 손주 사랑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정말 그렇겟군요.
비가 지나가면, 과일의 단맛이 덜해진다는.
저희 집도 한국포도 한 박스 사면, 사흘이면 없어져요.
식구들이 모두 포도대장들이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