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한선민
요새는 게으른 내가 별수 없이 일찍 일어난다.
더워기지 전, 9시가 되기 전에 모든 일을 끝내야되기 때문이다.
일어나자 마자 아무거나 조금 먹는다.
안 먹으면 에너지가 떨어져서 덜덜 떨리기 때문이다. 저장해 놓은 것이 없기 때문에...
이젠 운동하러 나갈 차례다.
공원으로 가서 30분간 호수 한 바퀴 돌고 오면, 오고 가는 시간 합해서 딱 1시간이 걸리는데, 요즘은 시간이 아까워서 집 근처에서 그늘을 골라서 걷는다. 썬 크림 바르고 얼굴 검버섯에 테이프 붙이고 모자 쓰고 팔 토시 끼면 준비 완료다.
만나는 사람은 대개 운동 하러 나온 노인들이 많다. 아니면 손자 손녀 유모차 끌고 나온 노인들이다.
어떤 아가는 유모차에 앉아서 "안녕하세요?"라면서 큰 소리로 나에게 인사를 건다.
기분이 한껏 오른다. "난 언제 저런 손자가 생기나" 부러워 하면서 "안녕!" 썬 그라스 벗고 손을 흔든다.
아가는 썬 그라스를 무서워 할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잘 보이고 싶다)
어떤 아가는 자꾸만 흙으로 가겠다고 조르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안된다고 하고... 서로 싱갱이를 한다.
아기 보는 것이 힘들기도 하겠다. 나는 아기는 못 볼 것 같다. 허리도 아프니...
매일 만나는 어떤 내 나이 또래 아주머니는 약간 풍을 맞은 것 같다. 무표정한 얼굴에 지척지척 발을 끌면서 열심히 걷는다.
돌아가신 우리 엄마가 생각나면서 나의 미래의 모습이 저럴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자식과 함께 사니 이리 이른 아침에 저렇게 운동하러 나올 수 있겠지? 나는 요양원에서 살겠지?
초등학교 아이가 가방을 흔들면서 근면하게 바쁘게 걸어간다. 아마도 학원 새벽반에 가나보다.
중,고등학교 아이들도 가방 들고 바쁘게 간다. 나도 저 때는 이런 저런 잡념 없이 곧장 공부하러 갔고 가서 열심히 공부했었지!
왜 이리 잡념이 많아졌는지? 나이가 드니까 생각할 거리가 많아졌나? 얼른 걸으면서 하는 명상을 한다.
내 발과 무릎과 다리에 마음을 보낸다.
어떤 남자들은 아침부터 술 타령이다. 공원 보도 블록 위에 두세명이 쪼그리고 앉아서 소주를 마신다.
어떤 사람은 큰 소리로 얘기 한다. 다른 사람들은 맞장구를 친다. 정겨운 대화를 하나 보다.
근데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술을 마셔야만 하나?
공원에 다다랐다. 벤치에서 잠을 자는 남자가 있다. 아마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쳤나 보다.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기체조라고 단체로 구령 맞추어서 체조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바쁘기 때문에 걸어서 지나친다.
돌아 오는 길...
출근하는 젊은 이들도 있고 아줌마 들도 있다.
다들 활기차다. 요즘은 옷도 세련되게 잘 입는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도 있다.
해는 이미 달구어져서 나무 그늘이 아니면 너무 뜨겁다. 숨을 헐떡거리면서 땀을 흘리면서 집으로 들어간다.
샤워하고, 밥하고, 저녁때 먹을 거 까지 반찬 만들고, 가족들 깨워서 밥 먹고 설거지 하면 이젠 뒹구는 일만 남았다.
바람이 잘 통하는 현관 앞 마루에서 베개 베고 안경끼고 신문 보고 책 읽다가 낮잠 잔다.
남편의 말: "오늘은 좀 덜 덥군..."
나의 말: "몇도인데?"
남편의 말: "35도래. 어제는 36도 넘었잖아"
으악! 35도라 36도보다 덜 덥다고 느낄 정도로 우리가 온도에 민감하다니!!
너무 덥다 보니 피부가 1도의 차이까지 느끼나 보다.
점심은 빵이나 인스턴트 메밀 국수로 때우고, 저녁은 아침에 만들어 놓은 반찬이나 비빔밥으로 얼른 해결하고, 또 바람 통하는 내 자리 마루로 가서 베개베고 책 보거나 TV 보다가 잔다. 더워서 몇번 깰 때가 많지만...
또 하루가 간다.
친구들이여! 이 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고형옥의 글에서
우리 동네는 길을 걸으면
뜨끈한 화로 속을 걷는 것처럼
으휴 시방 한증막이다.
형옥이네 동네뿐인가 어제 오늘 폭염은 서울이 젤루 더운 것 같다.
오늘 봄날 3동 식구들
대표로 시원하겠습니다.
오늘 고향이 강원도 양양인 총각과 저녁식사를 하는데
3박4일 고향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그리 덥지않다고 하던데...
무지 덥구나!
바빠서 체조는 못한다고 하기에
난 또 어디 출근을 하는건가? 했더니
바람골 마루에 벌렁 누워 신문보고 책보고 낮잠 주무시느라고? ㅋㅋ
하기야
노는것도 바쁘기는 해.
잘 노는것은 어렵기까지 한거같애.
안 먹으면 덜덜 떨리는것은 비축해놓은게 많은 나도 그렇단다.
비축도 소용없나봐.
소용도 없는거 없어지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그도 맘대로 안되더라.
암이의 글을 읽으며 한국의 여름 풍경을 그려보고 있다.
한국 더위가 대단한것 같네. 여기도 아주 더웠지만 실내가 시원하니 힘들지는 않지.
여기는 36도 보다 더 높은 거의 40도로 7월 한달을 보낸셈이지.
여기 시골 내가 사는곳에서는 그저 대낮이나 아침엔 아무도 없지.
그냥 차동차만 쌩쌩 달릴뿐 사람 구경이 힘들거든.
주말이나 되면 잔디깍는 이웃들이 보이거난 개를 끌고 산책가는사람도 보이지만.
.
숙자와 영희의 글을 보면서 여름날 미국 풍경이 조금은 그려진다.
여기는 에어컨을 마음대로 팡팡 틀지 못하니 미국보다 더 더운 거 같다.
15년전 쯤 여름, 어쩌다가 미국 여행을 하게 되었다.
비행기안에서 너무 추운 냉방에 사지가 오그라들어서 담요를 3개씩이나 달라고 해서 덮고 핫 워터를 연신 청해서 마셨다.
버스로 서부 여행을 하는데 버스는 왜 그리 추운지? 으악! 담요도 없고 핫 워터도 없어서 덜덜 떨고 감기 걸려서 죽을 고생을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미국 안간다 결심했지. '미국' 하면 에어컨 춥게 틀어놓는 나라라는 기억이 난다.
아직도 그렇게 에어컨 빵빵 켜놓고 사는가 보다.
우리는 전기세 걱정에, 전기가 바닥난다는 국가의 경고에... 에어컨 별로 못켜고 산다.
우리 집에는 에어컨이 4대가 있다. 30년전 금성 에어컨 부터 20년전 대우 에어컨 까지 마음 따뜻한 친구네서 이사갈 때 얻어다 달아놓았지만 있어도 못 켜니 더울 수 밖에 없다.
밥 먹을 때 너무 더워서 밥 먹는 것도 고통이라 제일 작은 방(2평정도되는 아이 공부방에는 에어컨을 켜준다)에 들어가서 먹고 조금 있다가 나온다.
그래도 어제부터는 좀 시원해졌다. 33도만 해도 살 것 같다.
선민과 정숙 친구들이여! 고생이 많다. 고맙다.
어김없이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오는 법!
다정한 우리 친구들이여! 밥 잘 챙겨먹고 여름이 가길 기다리자.
암이 회장님 여기 미국은 아즉도 전기 빵빵 틀고 사는것 같소이다 ㅎㅎㅎ
나도 처음 이곳에 와서 불평중에 하나가 왜 이리도 춥게 에어콘을 틀고 있는지
전기가 아깝지 않은가 이해가 않되었는데 몇십년 살다보니 그렇게 쉬원해야 살맛이 나니
그간 나도 단단히 물이 들은것 같애.
난 여행중엔 여름이라도 꼭 가볍고 따뜻한 스웨터 (캐시미어) 를 반드시 준비해 다니는고로
아주 요긴하게 쓴다네. 미국여행이 볼것이 얼마나 많은데 다음 여행시는 꼭 스웨타 챙기고
또 보온병 하나 챙기고 실컨 여행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일쎄.
누구나 하는 고생이지만
회장님이 고생하면 왠지 맴이 불편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