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너무나 행복한 마음으로 살고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내 인생에 요즈음처럼 즐거웠던 때가 또 있었나 싶을 정도랍니다.

 

뭐, 로또에라도 당선 되거나 거금의 유산이라도 받았느냐고요?

아니면 옛날에 짝사랑하던 사람에게서 소식을 받았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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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디오 안에서 내다 보이는 뒷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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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디오 문을 열고 찍은 사진)

그랬으면 좋기도 하겠지만 그런건 다 아니고요, 실은 뒷뜰에다 나무를 심고 물을 주기 시작했거든요.

에잇~ 별 시시한 것을 다 가지고 그런다고요?

이렇게 뜨거운 아리조나 여름에 나무를 심다니 미친 짓이라! 고라?

 

내 생각에도 미쳤다 싶어서 차일 피일 하다가... 필히 나무를 심어야만할 이유가 있었는데 그건 밝힐 수가 없구요,

우선 남편이 좋아하는 자몽나무 두 그루를 양 옆에 심고,

레몬나무, 만다린 나무를 사이에 하나씩, 또 측백나무를 가운데에 심고,

빨간꽃이 피는 유도화는 집 앞의 빈 자리를 메꾸었어요.

그리고 자동 물 라인을 끌어서 각각 한 줄기씩 대어주었죠.

 

그리고 패디오 콘크리트가 좁은 편이어서 100 스퀘어 풑을 더 내고,

장차 채소를 가꿀 채소 밭을 블로크를 높여 만들고

거름과 모래, 그리고 좋은 흙을 섞어서 채워 놓았답니다.

이 모든 일을 겨우 천불쯤 되는 돈으로 뚝닥 해 치웠답니다.

고맙게도 수년간 딱딱하게 굳은 마당 삽질은 멕시칸 전문가들이 했지요.

우리 같은 사람은 그네들이 없으면 어떻게 살런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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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 사람은 조금씩 모습을 갖추어가는 뒷뜰을 바라보며

날마다 즐거워 신이 난다는 이야기죠.ㅋ

요즈음 너무 더워져서 햇볕이 새어 들어 올까 창문에 쉐이드를 내리고 내다 보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공연히 하루에도 수십번 바깥마당을 내다 본다든가

그것도 성에 안 차면 더위도 무릅쓴 채 아예 바깥 패디오에 있는 의자에 나가 앉아

하염없이 "아, 참 기분 좋다~ 참 좋다"를 이중창으로 계속적으로 부르고 있어요.

 

새로 이사온 집이 뒷뜰에 아무것도 없고 감옥소 담장같은 블롴담만 둘러 있었던 것,

그것을 페인트로 칠해서 그것만 바라봐도 기분 좋았던 이야기는 이미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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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나무 겨우 여섯그루 심고 미래의 화단과 채소 밭을 정한 것 만으로

이렇게 극단적으로 더 기분이 좋다는 건... 좀 웃기는 이야기겠죠?

기쁨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임을 다시 실감해요.

 

게으름을 이기고 나간 아침 산책이라든지,

오랫동안 함부로 어지럽힌 방을 큰 맘 먹고 정리 한다든지,

소원해진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든지,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진심어린 기도를 드린다든지..등등 기분을 업하는데 최고 처방약들이죠.

 

오늘 아침에는 우리에게 화단을 가꿀 결정적인 마음을 심어준 친구 부부까지 불렀습니다.

접시꽃이 거의 여름내내 피면서 많이 아름답다면서

여러 채소씨와 함께 씨 한 봉다리를 갖다 준 친구거든요.

그들에게서 우리 미래의 화단이 참 아름답다고 극구 칭찬을 들으니 더욱 기고만장!ㅎㅎㅎ

 

가게 오픈 하기 전에 아침부터 찜통 더위에 와 준 것만도 고마워서

은대구 조림과 감자국을 점심 먹으라고 들려보내면서 참으로 기분이 좋았죠.

냉장고에 깍아 논 참외는 깜박 잊어버렸지만요.

 

친구는 빈 곳에 더 심을 나무들도 다음에 올 때는 가져다 주겠노라고 약속을 해주네요.

물이 거의 필요없는 선인장들을 두세군데 더 심고

대추나무도 한 구석에 심고, 무화과 심을 자리도 찾아 보라고.

 

내년 봄에 이 화단들이 예쁜 꽃을 활짝 피울 상상만 해도 얼마나 행복한지요!

저 채소 밭에서 고추, 오이, 가지, 상추를 씨뿌려 수확할 일도 얼마나 행복한 기대인지요!

잠자리, 나비들도 날아오고, 허밍버드도 날아오려나?

아, 새 손님들이 벌써 어찌 알고 오늘 아침 담장을 넘어서 나무가지를 기웃하고 날아갔답니다.

 

감사로 충만한 우리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지금 말고, 내년 이맘 때 우리 정원에 꽃이 활짝 필 때.. 한번 찾아 오실래요?

 

근데 다시 가만히 생각해보니 행복했던 순간들이 참 많이 있었어요.

물론 내 인생에 죽고 싶도록 힘든 때도 많이 있었지만, 그런 날들이 기억에서 조차 희미해 지는군요.

지금도 걱정을 하려면 한이 없기도 하지만 (자식 많은 집 바람 잘 날 없다고..)

작은 보람들을 자꾸 만들어 이 세상 괴로움들을 이겨 내는 것이 행복의 비결임에 틀림없어요.

Happiness is celebrating the little things!

(조정래 목사님 블로그에서 가져 온 문장이랍니다. http://blog.koreadaily.com/pastorjerry/534270. )

새로 심은 저 나무들이 무사히 뿌리 내리기 바라며

주님께 이 모든 것을 인하여 다시 감사드립니다.(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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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작은 채소밭... 손 길이 닿도록 작게 하자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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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에서 찍은 패디오 사진들.조금 날이 서늘해 지면 밖에 자주 나가서 앉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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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보는 석양..정말  일품이랍니다. 저녁마다 다르고 강렬한 아리조나의 일몰..영원히 잊지 못할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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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이었는데...before and after...비교하면 너무나 차이가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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