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 허리가 끊어지게 아프네요.

어제 오늘 너무 많이 일했거든요.

근데 너무나 기분이 좋아요.

보기만 하면 답답하던 담에 페인트 칠을 하여 단장을 했답니다.

 

아리조나의 뜨거운 햇살 아래 미친 짓이라고 말렸지만

새벽에, 그리고 해가 질녘에 세시간씩 세번에 걸쳐

다 마치고 나니 얼마나 행복한지요.

 

이사온 집이 다른 데는 다 괜찮은데 뒷뜰만큼은 손하나 안 댄 집이었거든요.

그동안 창문을 열거나 패티오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세멘트 블랔 담벼락이

얼마나 숨막히게 만들었는지....(남편은 아무렇지도 않고 저만.ㅎㅎ)

 

그래서 나무도 심고 밭도 일구려고 하고 있는데

날씨가 덥다보니 차일피일 하게 되었거든요.

친구가 축하차 나무를 두개나 갖다 줘서 부득이 속히 해야 되긴 하지만

하도 땅이 메말라서 잡초 한포기 안 난 뒷뜰에 땅파기 조차 힘들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어요.

 

저 삭막한 담 벼락을 어찌 할꼬 하다가 날마나 눈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칠할까? 저렇게 칠할까? 이런 문양 저런 문양을 떠올리는 재미를 보다가

우선 시작을 하면 뭔가 되겠지 하고 붓을 들었는데.....

감옥소 담이 이렇게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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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 넘어 보이는 남산줄기도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페인트는 그동안 사 놓기만 하고 쓰지 않았던 것들과 쓰다 남은 것들인데 두갤론 반이 들었고

마침 어메리칸 인디안식 디자인이랑 꼭 맞게 되었네요.

 

 

날마다 뒷마당을 보면서 즐거워 할 일만 남았네요.

저기다가 나무를 안 심어도 그대로도 좋겠다....는 지나친 자화자찬ㅎㅎㅎ?

아무튼 많이 안 심고 몇그루만 심을꺼예요.

 

자몽, 레몬, 오렌지, 그리고 네, 무화과는 꼭요...

선인장 두 세가지도 어울리겠고.

봄철에는 오렌지 꽃 향내가 얼마나 좋은지요?

 

 

허밍버드도 날라오고, 작고 큰 새들도 왔다갔다하고, 나비도 잠자리도 마실오고...

서너 해 지나면 실컷 열매를 따먹고도 남아 친구들에게 나눠줄 날도 오겠죠.

정말 큰 나무가 되어 가득가득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심지도 않은 나무를 보고 웃기는 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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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까지 하고 그만 둘까 하다가 계속하여 윗그림을 완성하였습니다.)

부부가 게을러서 한번도 채소를 안 심어 보았는데

올 가을 부터나 내년 봄부터는 정식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가지와 고추와 토마토, 참외부터 시작을 꼭 해야지...

어떤 친구가 해보라고 화단도 짜 준다며 씨도 먼저 한꾸러미 갖다 주고 격려를 하네요.

 

대단한 열심으로 채소가꾸는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분이 부러워서 용기를 더 내 보려구요.

덕분에 건강해질 것 생각하니 미리부터 행복합니다.

무덤덤한 인생살이에 이런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은

잠든 열정에 불을 당기는 것과 같은 것.

다 잃어진 은사도 다시 찾아 볼까요?

조금 더 부지런해 질 것을 스스로 채찍질 하면서 작은 기쁨을 나누어 드립니다.

(아래 두사진은 그림 그리기 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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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오퍼 받아 준날 찍어둔 사진.. 그때는 잡초가 있었네요.
before and after 가 대조되지요?
몇시간 작업으로 아름다움이 창조되니
심심한 여름날의 작은 여유랍니다.(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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