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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북카페가 하나 있는데 아주 가끔 거기서 연주회를 해.

(사진 너무 작은 거 이해하지?;; 내가 찍은 것 아니고 허락 받은 것도 아니니까) 

나는 그 연주회를 아주 사랑하지.

주로 재능 기부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그 음악회에서 연주해 주는 연주자들은 대체로 지금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지.

맨 처음에는 연주자 한 명이 우연히 차 마시러 왔다가 구석에 있는 피아노를 보고 제가 연주할까요?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하더라.

물론 카페는 여느 카페나 마찬가지로 근근히 운영되니까 사례 같은 건 기대하지도 않았고.

물론 조율도 재능 기부.

회원 중에 그래픽  디자인 하는 분이 포스터, 팜플렛까지 만들어 기부하고.

 

숨소리 하나 나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정으로 감사와 존경의 맘을 갖고 있는 청중들과 정성을 다하는 연주자들의 호흡이 어울려

아주 진지하고 열정적인 무대가 되곤 해.

음악회 내내 가슴이 울렁거리고 깊은 감동을 받으며 집으로 오곤 해.

 

아주 작은 카페여서 의자를 아무리 촘촘히 놓아도 40명이 넘어가면 좀 빡빡하다는 느낌이 들지.

그래도 항상 50명 정도가 어떻게든지 앉아 있어. 심지어 연주자 바로 코 앞에도 앉곤 하지.^^

그래서 첼리스트는 혹시 활이 앞에 앉은 사람에게 닿을까 봐 조심하곤 해. 다칠까 봐.

앞쪽에는 주로 아이들이 하품을 하며 앉아 있곤 하니까.^^

 

또 하나의 사랑스러운 음악회

우리 봄날 음악회.

김혜숙이 있어서 만들어진 음악회.

너의 음악에 대한 사랑과 능력,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유대감, 끝없이 베푸는 마음, 그런 능력이 만들어낸 거야.

 

한쪽에서는조용히 밥을 먹고, 음식을 준비해 온 사람은 누구라도 먹지 못할까 봐 신경쓰고, 한쪽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과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어 귓속말을 하고, 한쪽에서는 다음 연주 차례를 기다리며 쉬지 않고 손가락을 움직이며 악보를 보는 사람들, 터지는 심장을 긴 호흡으로 진정시키는 사람들......

연주 중에도 터지는 우리 누구 잘한다 하는 추임새, 웃음 소리.......

 

난 우리 봄날 음악회가 정말 사랑스럽고 좋아.  정말 좋아졌어.

무질서해 보이면서도 어느 선이 있어서 모든 것이 잘 어울리는 우리 음악회.

음악 연주 비기너에서부터 세상에 날개를 펼칠 사람까지 모두 안고 있는 이 자유롭고 평화스러운 우리 음악회.

세월에 묻혀있다가 이제 다시 꿈을 펼치는 연주자들의 연주를 보는 감동은 또 어떻고.

 

난 불필요한 말 없이 여러 사람을 사랑으로 이어주는 게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중심에 네가 서 있는 거야.

 

이런 모임을 한 번 하기 위해서 네가 겪을 많은 수고 상상할 수 있어.

한 사람에겐 하나의 일이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좀 많겠니/

더구나 요즘 엄마의 병 간호 때문에 더욱 힘들었을 것 같구나.

 

그런데 어쩌냐?  이렇게 벌써 기적은 일어난 걸~

그제 마지막에 예고 없었던, 하지만 항상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고 고대했던 희순이 언니의 피아노 연주를 보는 순간

아! 우리 봄날 음악회가 이제 혜숙이 운명이 됐구나 이런 생각을 했단다.

 

실제적으로 도와주지도 못하고 바람만 잡고(그것도 샛바람^^) 말뿐이긴 하지만

혜숙아 네가 있어서 정말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

 

혜숙아~  그런데......

연주자가 아무리 잘 하면 뭐하냐 청중이 있어야지. 그치?

난 암튼 끝까지 충실한 청중 할란다.

모든 연주자와 호흡을 같이 하는 아주 성실한 청중이 될 거라구요.

 

그날 같이 왔던 아가씨가 집에 가는 길에 말하더라.

기적 같아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지요? 하더라.

아주 말이 없는 아이인데.

 

아마도 그날 있었던 분들 중에는 다음에도 꼭 와야지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야.

혜숙아,

우리 즐거운 또 다음 연주회를 위해 힘내!

난 그날 플릇팀의 안정된 연주를 보고 진짜 너무 좋았어.

음악을 타는 것 같네 하는 생각이 들었어.

얼마나 좋은 일이니?~~~~

 

말하기도 싫은 많은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런 샘이 있어 목을 축이며 다시 힘을 낼 수 있다는 건 축복 확실해!

 

사랑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