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 - 게시판담당 : 김성자
가슴이 답답하여 창문을 여니,
달님이 환하게 웃으며 날 반긴다.
보름인가 보다.
달빛에 홀려 서둘러 겉옷 하나 걸치고 무작정 나서는데, 샤워하고 나오던 녀석이 묻는다.
"엄니, 어디 가셔요?"
"공원에~."
"이 밤에요? 같이 나가지요?"
밉지 않은 소리에 피식 웃으며, '금방 오마'하고 혼자 나선다.
늘 가던 어두운 성공회 길을 피해 가로등이 환한 홍예문 옆 층계를 오른다.
달빛에 홀려 나왔는데 인조 달님들이 대낮처럼 밝다.
달님은 저 가로등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한참을 걷다 하늘을 보니 달님도 별님 하나 없이 홀로 날 따라온다.
달님도 외로운가 보다.
어린이날인데 애들은 재워놓고 어른들만 북적인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가는데 나만 청승을 떠는 거 같아
운동하는 척, 손바닥을 앞으로 뒤로 촌스럽게 치면서 걷는다. ㅋㅋ 왕 소심녀.
답답한 가슴이 달빛 때문인지 시원한 바람 때문인지 좀 시원해진 듯하다.
그만 내려가야겠다.
"엄니, 한참 찾았네요."
"피곤한데 넌 왜 또 나왔어?"
"내일 일요일인데요. 뭘"
녀석이 어깨를 살짝 감싸는데 아~ 갑자기 달빛이 더 환하게 느껴진다.
컴컴한 길을 가도 무섭지가 않다.
단지 아들 녀석 하나 곁에 있을 뿐인데... 으쓱으쓱 ㅋㅋㅋ
녀석, 이렇게 에미를 감동시키는 녀석이 왜 여자 친구 하나 못 만들고 늙어가는지. ㅉㅉ
녀석의 신사도에 속 없는 에미는 혼잣말을 한다.
"못난 자식은 내 자식이라고? 그려, 못난 이 에미는 지금 이 순간 네가 내 자식이라 행복하다."
여전히 달님은 우리 모자의 별 볼 일 없는 대화를 엿들으며 소리 없이 따라오고 있다.
ㅎㅎ 무슨 말쌈인지요.
자랑할 것 없는 왕창 촌스런 에미가
어린이날
늙은 아들과 모처럼 데이트했다고 자랑질 좀 했네요. 헤헤.
옥슨랑~~~
난 왜 자구 눈물이 나려하는지.....
고저 착한사람 이야기만 들어도 눈물이 글썽글썽~~~~
착한 아들 착한 남편둔 옥슨랑은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한 여인!.....
옥순랑!!!!!!!!!!!!!!
달빛에 홀려서.
제목만 보고도 너무 낭만적이어서 마음이 푸근해 지는데
글을 읽다 보니 가슴 전체가 따뜻함으로 물결 치네.
녀석, 이렇게 에미를 감동시키는 녀석이 왜 여자 친구 하나 못 만들고 늙어가는지. ㅉㅉ
이 구절에 와서는 손뼉치며 동감하는 마음 이라오.
부디 좋은 인연이 나타나서 엄마도 아들도 다 같이 행복 해지기를 바래요.
순영 언니,
부족한 글,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 또 감사합니다.
혼기를 놓치고 보니
이젠 오히려 아들 녀석 마음 다칠까봐 눈치를 보는 처지가 되었습니다.ㅠㅠ
따듯한 언니의 덕담이 좋은 인연을 몰고 올 것 같은 예감입니다.
고맙습니다.
숨은그림찿기 잘 하는 아들아
그 밤중에 엄마 찿아내어 운치있는 그림 그려줘서 고마워
이제 색시감도 열씨미 찿았으면...
에미와 가끔 다니던 길 이니까 찾아냈지
색시감은 글쎄 올씨다네.
혹시 숨바꼭질 지루한 색시가 '까꿍'하고 나타나려나?
밤중에 산책나간 엄마를 찾아오는 아들이 흔하진 않지요.
엄마를 각별하게 생각하는 자상한 아들인 가 봐요.
하긴 달빛에 홀리는 어머니의 아드님이니~~~~~~~~~~~~~~~~~~~~~~~~~~~~~~~~~
속정이 깊은 거 같기는 한데 자상한 편은 아니라오.
명옥이도 아들만 키워 잘 알겠지만
딸 많은 집 분위기가 훨씬 화기애애하지.
그래도 아들 딸 다 가지신 우리 어머님이 그러시더라고.
아들을 양복 입혀 내 보낼 때,
떡~ 벌어진 어깨가 주는 든든함은 딸과는 또 다른 기쁨이라고. ㅎㅎ
글쎄, 비교할 딸이 없으니 낸들 알 수가 있나....
저희 부모님 연배에서는 대개 그랬지만
부모님께 드리는 든든함에서 아들과 딸은 비교도 안되었지요.
우리 성가대에 아들 딸 다 결혼시키신 형님이 그러시는데
일단 아들에게는 부모일이 내 일이고 딸은 아니래요.
집집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들있는 집 딸들에게 친정은 그저
편안하고 쉬러 가는 곳이지 친정일을 책임있게 할 의무는 적쟎아요?
우리 아들들도 자상함하고는 거리가 먼데
집안일에 대한 감각은 역시 자기집 중심이더라구요.
다행이 사돈댁도 든든한 장남이 버티고계셔서 뭐 별 문제가 없네요.
근데요.
손녀딸이긴 하지만 양지를 보면 정말 애교도 많고
엄청 귀염을 부리더라구요.
딸가진 아빠들이 고 재롱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엄마에게는 자랄수록 큰 마음의 친구가 되겠고요.
전 제발 돈많은 아들은 장모의 아들이니 하는 이야기들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돈 많으면 지부모에게도 장인장모에게도 다 잘해줄테고
무리해서 하는 거라면 아들이래도 사위래도 마음 편할 수 없는 건데
무슨 세상의 딸가진 부모들을 폄하해도 유분수지..................................
제대로 된 집안의 아들 딸들은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안그래요.
자기집은 아무래도 자주 할 일이 생기니 조금씩 자주 나가게 되고
가끔하는 장모님께는 번듯한 것 해드릴 수도 있는 거지 안그래요?
솔직히 딸들이라고 부모에게 다 잘 하는 줄 아시면 큰 코 다치지요.
시집보다 친정에 마음이 더 간다는 의미일 뿐!
사랑이 내리사랑이지 부모에게로 역류하는 거 봤슈?
다 지들생활이 우선라는 점에서 똑같다구요.
우린 안그랬나요?
조카들 봐도 친구집 봐도 아들이고 딸이고 아직은 챙겨가기 바쁘두만요.
애들한테 보낼 소포준비하느라 남편과 마트 다녀오면서 웃었다니까요.
뭐든지 부탁한 것의 두배에다가 이거넣고 저거넣고~~~~~~~~~~~~~~~~~~~~~~~~~~
"이거 자식이 아니고 부모님한테 부탁 받은 거라면 엄청 열받쳤을 꺼다!"
인간이 다 이런 거 아뉴?
?맞어.
부모가 자식 생각하는 거 십분의 일만 해도 효자지.
근데 사실은 효자란,
부모의 입에서 만들어지는 거래잖아.
섭섭하게 한 것은 혼자 감싸 안고
잘한 일만 남에게 얘기해서 효자를 만든다는 거지.
그런 효자 빼고 나면 진짜 효자는 얼마나 될까? ^^
줘도 줘도 또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지만
명옥이처럼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
아무튼 그댁 아드님들은 부모 복은 타고 난 사람들이야.
요즘 돌아가는 것만 보면 그렇게도 보이겠지요.ㅎㅎㅎ
애들 어릴 땐 정말 너무 살기가 힘들어서(경제는 물론이고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어서요)
정말 거의 팽개치다시피 하고 키웠네요.
밥이야 열심히 해줬지만 지들이 뭘 생각하는지 뭘 원하는지 돌아 볼 여력이 없었거든요.
특히 장남에게는 미안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6살 짜리를 2년씩이나 떼어놓지를 않았나.............................................
그덕분에 우리 모자는 군대보낼 때는 아주 의연했어요.
그 어린 걸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 남겨둔 거에 비하면 남들 다 가는 군대 그것도 성인이 된 나이에 갔으니까요.
이런 저런 이유로 뭔가 자꾸 해주고 싶어집니다요.
옥순이 아들 "용택"인 어려서부터도 듬지막하니 기특했지.
근데, 시금치 말고, 아들들말이야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란 말일쎄....
오메 멋진 거!!!!!!!!!!!!!!!!!!!!!!!!!!!!!!!!
언니네 아드님은 엄마가 너무 좋아서 다른 여자가 보이지를 않나봅니다.
참 이것두 문제네요.
시엄니들이 적당히 좀 촌스럽고 그래야지
너무들 잘나셨어요.
이러다 나중에는 아들에게 원망들으시겠어요.(샘이 나서 심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