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 - 게시판담당 : 김성자
? 눈이 부시도록 좋은 날이다.
이렇게 좋은 날을 우리 주인 아줌마가 놓치실리가 없다.
아줌마는 삶아 빤 빨래를 탁탁 털어서, 내 팔에 집게로 꼭꼭 찝어 놓으신다.
'아야 아야' 하면서도 폭폭 삶은 빨래 냄새가 좋아 나는 코를 벌름댄다.
내 팔에 빼곡하게 빨래가 걸리자, 옆 친구 팔에도 정성스레 주름을 펴서 걸어 놓으신다.
친구가 찡그리며 말한다.
"넌 팔 안 아프니? 아이, 짜증나. 이 아줌마는 왜 무거운 옷은 죄다 나한테만 준다니?"
낡은 속옷이랑 수건들을 입고 있는 나를 보며 친구는 툴툴댄다.
"힘들겠구나. 그렇지만, 난 네가 입은하늘 닮은 고운 불라우스도 예쁘고,
꽃무늬 치마도 사랑스러운데? 멋쟁이 아저씨 줄무늬 상의도 아주 근사해."
친구가 쑥 나온 입을 얼른 드려 밀고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나 정말 예쁘니?"
"그렇고말고, 난 네가 아주 부러운걸?"
친구는 내게 걸쳐진 낡은 수건을 보며 말한다.
"근데 이 아줌마는 걸레로나 쓸 낡은 수건들을 왜 자꾸 수건으로 쓴다니?
섬유유연제도 안 쓰는 걸 보면 아주 짠돌인가 봐."
"아냐, 아줌마는 햇빛에 바싹 말린 깔깔한 수건을 아주 좋아하신대."
"참 생긴대로 촌스런 아줌마구나. 보드라운 게 좋지, 왜 까칠까칠한게 좋다니?
그래서 이집 아줌마도 아저씨도 피부가 엉망인가봐. 그치? "
나는 아줌마가 들을까봐 가슴이 콩닥거리는데
아줌마는 종알대는 우리들의 얘기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나부끼는 하얀 수건만 한참 쳐다보다가 말씀하신다.
"내 마음도 저 빨래줄에 널어 말렸으면..... . 저 찬란한 햇볕에.... ."
그때 살며시 다가온 봄마람이 아줌마 머리 카락을 쓰다듬으며 소곤댄다.
"아줌마, 어제 고해소에 갔다 오셨는데도 마음이 꿉꿉하세요?"
"그러게나 말예요. ㅎㅎ"
"착한 바람님, 빨래 떨어지지 않게 살살 흔들어주세요.
글쎄, 어제는 심술쟁이 바람이 어찌나 세게 흔들어 댔는지,
우리 아들 옷을 내동댕이치고 달아나는 바람에 또 빨았지 뭐예요."
"알았어요 아줌마, 저는요, 빨래가 잘 마르게 살랑살랑 흔들어 주고 갈게요.
근데 아줌마 댁은 매일 빨래가 많네요."
"글쎄 말예요. 식구 셋에 뭔 빨래가 이렇게 많은지 빨랫줄한테 늘 미안해 죽겠어요.
얼른 말라야 좀 가벼워질 텐데 말예요."
아줌마는 바지랑대를 들어 받쳐주며 투덜대던 내 친구의 힘을 덜어주신다.
툴툴대던 내 친구가 미안한지 혀를 쏙 내민다. ㅎㅎ
아줌마는 봄볕에 얼굴이 발갛게 되도록 봄바람님과 얘기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신다.
이제 보니 아줌마도 은근히 수다쟁이다. ㅎㅎ
아줌마가 좋아하시는 예쁜 꽃치마가 아까보다 더 나풀거리는 걸 보니 이제 다 말랐나보다.
아줌마는 아마 내일 모임에 저 예쁜 치마를 입고 가시겠지?
툴툴거리던 옆 친구도 어깨가 가벼워졌는지
아까부터 꾸벅꾸벅 오수를 즐기고 있다. ㅎㅎㅎㅎ
옥순랑!!!!!!!!!
사진전에서 잠깐 만나서 인사하고 헤어졌네요.
반가웠어요.
오늘도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군요.
잘읽고 행복한 마음 담아 가지고 갑니다.
온니~!
난 온니 앞에만 서믄 지금도 작아집니다.
왜그런지 아세요?
여릿여릿,
예쁜얼굴,
눈웃음에,
낭창낭창,
가는몸매.......
온니는 송현대표,
나는 신흥대표
인천서 부터 수원까지 똥버스타고
미술대회간 건 똑같은데....
53년전에두 주위에 다른 핵교 선생님들까지
온니 머리를 쓰다듬으며 예뻐하셨지요.
한술 더떠서 온니는 우짜자고 멀미는 하셔설랑
선생님이 사주시는 아이스께끼도 몬잡숫고
창백한 얼굴로 울기직전....
난 이게 웬떡이냐 ?
우적우적 맛있게 씹어먹었는데
아이스께끼 사준 선생님이
이녀석은 잘도 먹네 ~!
멀미해서 창백한 온니가 부러웠어요.
이제나 그제나 ~
덩치크고 밥잘묵고 씩씩하긴 마찬가지 인지라.
그래도 나도 여자인데
모든 선생님들이 온니만 가여워하고
난 거들떠도 안본것 같아
온니가 부럽기도 하고 미웠어요.
그때도 고로케 쭁쭁 머리땋고
앞머리는 나란히 짜르고
비싼 곤색 원피스 입고
동그스름 아주예쁜 어린이 였지요.
놀라워라 .....
어느날 갑자기 50년만에 온니를 만났을때
완전 그얼굴 그대로 였지요.
난 어제일도 잘 모르는데 온니만 생각하믄
수원 그 어느 국민핵교 마당이 훤히 떠오릅니다.
옥순언니...
내 마음에 이런 생각이 어제부터 들었어여...
머지않은 시간에 그동안 언니글들을 모아
아름다운 수필집을 내야하는 꿈을!!!
언니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물씬풍기는 책!!!
?옥슨랑 언니, 저야말로 고해성사보고 왔는데요,,,,
저도 역시 마음이 좀 그런 부분이 있읍니다.
무공해상태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오늘도 아침에 병원가서 항생제 처방받고 왔읍니다.
옥슨랑언니, 고급 곤색 세라복에 화판 드셨던 모습 기억납니다.
편안한 낱말:?"좋은 날" "고운 브라우스" "꽃무늬 치마"
"줄무늬 상의" "찬란한 햇볕" "오수" "꾸벅꾸벅" "봄바람"?
우리 옥슨랑언니는 귀족적인 분위기가 있읍니다.
강소천?
정말 오랫만에 들어 본 이름이다.
그래,
우리는 강소천 선생님이 쓰신 동화를 읽으며 자랐지.
옥슨랑의 예쁜 빨랫줄이
강소천 선생님을 불러냈구나!
옥순언니 언제부터 동화 작가가 되셨남요?
어른들도 읽는 동화!
전 어디서 퍼온 글이라고 써 있나 찾아봤다니까요.
다음에 손주에게 구연동화 해주시면 좋아하겠어요.
저도 달랑 세식구 살림에 뭐가 그리 맨날맨날 할 일이 많은지 참 불가사의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은 항상 널려 있고 찬꺼리도 별 게 없는 날이 부지기수인데..................................
교회 가고(그것도 일주일에 두 번 예배만 잠깐 보고 돌아오는데)
시장 가는 거 외에는 외출도 잘 안하는데 하루가 짧아 죽겠다니까요.
잠자는 시간이 너무 많은지..............................................................
드라마 보는 시간이 많아지긴 했지요.
힘들면 건강의자에 앉아서 조는데 대개는 음악을 듣거나 드라마 재방송 보니까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