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회 - 게시판담당 : 구창임
금년들어 책에 몰두해 거히 파묻혀 지낸다.
세월이 역류되는 냥
현재의 내가 100여년전으로 건넜다가,
다시 돌아오고 ,도로 그때로 갔다가...수시로 반복한다.
책보다 잠들고, 잠자다 깨어나면 간혹 순간적으로 현존감이 없기도 하다.
그러다가 올들어 처음으로 제법 눈이 오던 날에
더 눈을 많이 보고싶어 동알프스로 나갔다.
달려 가던 고속도로가 살얼음처럼 얼었는데,
앞서가는 차들이 '생생'달림에 뒤로 비껴나는 바닥얼음과 눈발이
태양의 역광 속에 빛나면서 '샤사샥'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회색빛 날씨의 눈발속에서 가끔 보이는 햇볕이 상큼하도록 시리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들어서 구불구불 언덕으로 올라가
정상쪽 평원으로 나아가니 눈이 제법 쌓여가며 점점 세상이 하애진다.
차안에 흐르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5번, 2악장의 선율이 가슴을 눈처럼 하늘로 날려준다.
그냥 음악을 들으며 끝도 없이 달리고 싶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눈밭으로 들어선다.
바람에 날리는 눈발이 얼굴을 어우리듯 스친다.
눈은 바로 겨울날 최고의 선물이다.
눈속에서도 흘낏 흘낏 보이는 잔디풀과
가을날 태양볕에 잘 마른 꽃들이 돋보이게 아름답다.
겨울의 아름다움을 반갑게 마음가득 담는다.
나는 첫눈 속을 걷는다
세르게이 예시닌(1895~1925)
(참조:눈이쌓인 자작나무 길을 걸으며 저절로 이시가 떠오르다.)
나는 첫눈 속을 걷는다
마음은 생기 넘치는 은방울꽃들로 가득 차 있다.
저녁이 나의 길 위에서
푸른 촛불처럼 별에 불을 붙였다.
나는 알지 못한다, 그것이 빛인지 어둠인지?
무성한 숲속에서 노래하는 것이 바람인지 수탉인지?
어쩌면 들판위에 겨울 대신
백조들이 풀밭에 내려앉는 것이리라.
아름답다 너, 오 흰설원이여!
가벼운 추위가 내 피를 덥힌다!
내 몸으로 꼭 끌어 앉고 싶다.
자작나무의 벌거벗은 가슴을
오, 숲의 울창한 아름다움이여!
오, 눈 덮인 밭의 활기참이여!
못 견디게 두손을 모으고 싶다.
버드나무 허벅지 위에서.
예시닌 시선
김성일 옮김, 지만지 2008
20세기 최고의 서정시인 예세닌의 아름다운 시집
러시아의 시인들 중에서 대한민국에 잘 알려진 시인을 뽑으라면 당연히 푸쉬킨이고 그 다음이 바로 예세닌이다.
예세닌의 서정시 <자작나무>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예세닌의 시인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처럼 말이다.
예세닌은 1895년에 태어났다. 푸쉬킨보다도 100년을 늦게 태어난 것이다.
그러나 예세닌의 감성은 푸쉬킨과 마찬가지로 당대의 모든 러시아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러시아 국민들은 그가 사랑을 할 때 같이 사랑했으며, 그가 조국의 현실을 아파할 때 같이 아파했다.
혁명기의 러시아에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방황을 하는 그는 러시아 국민들의 모습 그 자체였다.
짧지만 러시아 국민들의 마음을 울리고 간 시들을 모아 뽑아서 만든 책이 바로 예세닌 서정시선 <자작나무>이다.
러시아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는 시집
러시아가 세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여자’이다 라고 우스개 소리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러시아를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러시아에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아름다운 자연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다.
러시아의 아름다움은 자작나무로 상징을 하기도 한다.
러시아 전역에 걸쳐서 자작나무가 서식하고 있으며,
자작나무 자체의 아름다움은 특히 겨울에 빛이 나는데 겨울이 긴 러시아에서 당연히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 자작나무를 포함한 러시아의 자연은 시골 풍경 또는 소도시들과 어울려서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리고 서정시인인 예세닌은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그 자연을 이야기한다.
인간들이 살고 있는 자연을 그래서 그는 농민시인이기도 하다.
농민시인으로서 그는 자연에 살고 있는 따뜻한 마음을 시로 표현한다.
그것은 때로는 어머니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마디로 예세닌은 이 두 가지의 아름다움을 시 속에서 표현하였다.
그리고 그 시들을 우리는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눈보라치는 풍경속에 옥인이가 들어있네~~~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었던듯 어색하지 않은 편한느낌~~~
옥인이가 가는곳은 다 멋지구나
아니 옥인이가 있어 멋진가?
한국에도 요즘은 강원도 고지대에 자작나무가 많아졌어~~
멀리서 보면 하얀 수피를 뽑내며 죽죽 줄지어 서있지~
입춘날 아침 설경사진과 예세닌의 시도 읽고 행복하다
선애는 손자랑 스키타러 갔니?
정말 자작나무가 보이는구나..
네 손자가 나보라고 나무에 손잡은듯 해
햐! 손자님이 보면 볼수록 멋지네 ㅎㅎ
외할머니 친구가 그런다고 전해줘~~~
겨울중에도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눈이 오면
영락없이 딸애의 생일이 떠오른다.
딸애가 태어나던날 즈음에 폭설로 거리가 마비될 정도였다.
2003년 가을에 프라하 여행갔다가 그곳 겔러리를 돌아보았는데,
설경의 자작나무숲 유화를 발견했다.
몇달 후에 눈이 올 즈음 맞이하는 딸애 생일기념으로 사왔다.
사실 딸애 생일이 되면 나스스로 자축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잘 감추어 두었다가 생일날 개봉했다.
딸애가 가보로 두어야 한다고
아예 다시 팔 생각은 말라고 한다 ㅎㅎ
자기 맘에 드나 보다 ㅋ
(1921년작품인데 아직 보존 상태가 좋은 편이다.)
그때부터 우리는
일년내내 거실에서 설경과 하얀표피가 보이는 자작나무를 본다
.
어느때나 우리집 창문을 열고 내다보며는(액자를 창틀로 생각하고^^)
보헤미아에 쌓인 눈과 자작나무가 꼭^^보이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Hey Okin 그리고 선애 (안녕?) ! ^^
겨울날...
한국에 돌아오니 정말 겨울다운 겨울이 기다리고 있었어.
옥인은 해외지부에서 이미 보았겠지?
휴가여행 끝내고 돌아왔어.^^
LA의 겨울... 뉴욕의 겨울... DC 근방의 겨울...
LA는 본래가 다른 기후라고 해도
뉴욕과 워싱턴디씨 근방의 겨울은 한국의 추위와 많이 다르지 않을텐데
마침 내가 머문 며칠 간은 아마도 지구 전체의 이상기온현상 탓인지...
그리 춥지 않았어.
인천공항 바깥으로 나와서 만나는 진정 쨍한 겨울추위가 반갑기도 하더군^^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을 들으며 겨울을 떠올린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오늘 옥인의 글과 함께 들으면서
와~ 겨울 정서와 이 2악장의 정서가 이렇게 맞기도 하구나!
새삼 느끼게 되네. ^^
어릴 적 (대학시절 ^^)
거의 매일 밤낮을 음악에 빠져 지내던 기간이 꽤 길었어.
그 당시 유행이던 음악감상실 깊숙한 의자에 몸을 접어 집어 넣듯 앉아 잠깐 씩 졸던 중
(거의 종일을 앉아있는 날은 중간 중간 졸기도 했지 ^^)
문득 아득히 맑고 영롱한 소리에 의식이 깨워져 절정의 아름다움을 느끼던 순간이 기억 속에 있는데...
지금 동영상의 1:14 부터 시작되는 피아노 도입부분이었어.
어린 시절 아름다운 경험의 기억 속 장면들 중 하나.^^
자작나무...
선애의 강원도 설경 속 자작나무 사진 (손자님? 예쁘다 ! ) ....
옥인이 딸 생일 선물로 산 설경 속 자작나무 그림...
자연 속 나무는 그 무엇이나 다 아름답지만
수피가 하얀 자작나무가 웬지 특히 더 아름답다... 느껴지는 건?...
오늘 불현듯 그 이유를 알 듯 하네. ^^
겨울의 정서를 품고 있어서? ^^
겨울 추위도 즐겁게 맞고 보낼 수 있는 건강함을!
우리 모두에게 ^^
은화 안녕!
무사히 여행 잘 다녀오고 반가워~~
눈오는날 산으로 올라가면서 음악을 듣는데 바로 이음악이 나와서
아이폰으로 동영상 잡았었거든...
(정말 우연치고는 너무 딱맞는 네가 언급한 그순간부터 이네 ㅎㅎ)
이 음악은 여행하면서 종종 듣기에
사시사철 자연과 어울리지만
이날의 순간은 잊지 못할것같애.
음악이 눈바람 처럼 내게 닥아와 가슴속에서 녹는 기분이었어.
여행하며 음악 듣다가
정경과 딱 맞는 음악이 나오면 정말 환희야.
통영의 해안선을 돌면서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를 들었던 감명이 아직도 선해.
다시 돌아온 둥지에서 안락함을 누리는 겨울이 되기를 바래.
옥인아 !
겨울 경치좋고 네 모습도 너무 보기좋다.
추위가 요즘 이곳도 만만치 않아. 해가 나도 얼굴이 따가울 정도로 춥다.
홈피에서의 너의 꾸준한 열성에 감동한다, 고맙기는 문론이고...
순덕아 안녕!
여기도 추워.
입춘이고 대보름이라고 식혜를 담구어
베란다에 놓았더니
살얼음이 아닌 전체대부분이 얼어버렸단다.
지금 깨어가며 녹여 먹는 중이야 ㅎㅎ 냠냠.
며칠후 이탈리아 트리에스트로 여행 갈거야.
릴케가 해안 언덕위의 아름다운 성 DUINO에서 유하면서 '두이노의 연가'를 썼던 곳이기도..
제임스 조이스가 머물렀던 곳이기도..
문학과 더불어 며칠동안 바닷바람 깊게 쐬고 올려고.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그왕가가 600여년을 지배하며
1919년까지 황금시대를 누렸던 항구 도시라
오스트리아의 흔적이 많이 있단다.
유럽의 명사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마크 트웨인도 머물렀던 곳이야.
오스트리아 친구 다섯명과 나까지 6명이 다녀올 거야.
아마 우리 6명이 독일어로 재잘거리면 그곳이 한동안 왱왱 할걸 ㅎㅎㅎ
너도 가 보았니? 독일어권 사람들의 사랑받는 곳이거든..
잘 지내라~~~~~~~
겨울다운 겨울을 옥인이가 제일 멋지게 즐기는것 같다.
선애 손주도 추위속에 행복해 보이고~
선애가 얼마나 잘 거둬 먹이는게 눈에 선하다.
은화가 이곳을 다녀 갔다는데~
올해는 석순과 내가 불참을 했으니 만나볼 기회를 놓쳐서 섭했다.
우리들 없어도 많이 웃고 선 후배들과 잘 지냈지?
순덕이도 그리 춥다는 겨울에 잘 지내길빈다.
은열아 반가워 ~잘지내지?
나에게는 겨울이 쉬는 기간이라 넉넉히 시간을 요리한단다.
왜 읽고 싶은 책들이 그렇게나 많은지...
침대머리끝,쇼파, 책상, 부엌등등에 대여섯권을 펼쳐놓고
TV 채널 돌리듯이 바꿔가며 읽고 있지 ㅋ
그러다 보니 오히려 홈피에 들어오는 시간이 줄어드네 ㅎㅎ
종종 들어와서 미국얘기도 들려줘라~~~~~~
안녕!
안녕하셨어요?
가끔 언니는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궁금해질 때가 있어요. 언제냐고요?
음~~~제가 좀 외로울 때? 아님 맘이 좀 허허로울 때?
왠지 언니의 사진,음악,글을 보다보면 맘이 안정이 되며
아, 이런 것이 아름다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자작나무를 엄청 좋아하는 저는
실제로 보나 사진을 보나 보는 순간 상상이 시작 됩니다.
어떤 땐 외계인들이 서있는 듯도 하고, 영혼들이 사랑을 나누는 듯도 하고
왠지 신비로운 기운이 돌아 더욱 좋아합니다 .
언니의 광팬 사랑해요*^^*
신영 후배 안녕!
....영혼들이 사랑을 나누는 듯도 하고
왠지 신비로운 기운이 돌아 더욱 좋아합니다 ....
라고, 후배가 언급한 글이 딱 들어맞을 때가 있어요.
눈온 다음날 햇볕에 명멸하는 듯한 자작나무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순간이 바로 그러했던듯....
저도 신영후배 생각 하지요..
오늘도 시내 카페에서 윗 댓글 읽으며
신영씨의 대화체글에 속으로 같이 대화를 했었지요 ㅎㅎ
새로운 글을 올리면서 저절로 떠오르는 동문들이 이제 제법 늘어가는 중이에요^^.
옥규후배도 잘있지요? 안부 전해 주세요.
아름다운 설국으로 모두 초대해준 옥인이 멋져~~~^*^
아무래도 로맨틱 영화를 찍는 거 아녀?ㅎㅎ
반짝이며 무리지어 빛나는 자작나무를, 고속도로를 달리며 지나칠 때,
언젠가 그 숲엘 가보고 싶은 충동이 들때가 많았지.
협주곡 5번 황제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많아~~~
나도 엄청 좋아해서, 특히 작품쓰려고 마음을 다스릴 때 틀면서 氣를 받는 곡이라구~~^*^
이 곳에 함께 한 반가운 이들~~
하얀 눈속을 함께 걸으며 마음을 나누며 행복한 마음으로 쉬자꾸나.
영희야
다음에 비엔나 오면
여기 자작나무들과 내가 지내는 곳 보러 오자~
쬐끔 시험적인 정원 모습도 보게 될거야 ㅋ
잘 지내~
설국(雪國) 하면 떠오르는게
일본작가 가와바타 야쓰나리(1899. 6. 11 일본 오사카~1972. 4. 16 )의 소설 제목인데,
여기서는 번역소설로 읽었어 " SCHNEELAND" 라고.
SCHNEE: 눈, LAND: 나라,고장 ... 이니까 제대로 된 번역이지?
어릴적에 한글 번역으로 단숨에 볼때랑 달리
천천히 독일번역으로 읽으면서 눈의 모습이 한 참 펼쳐지드라고.
소설 설국(雪國)에서 옮겨온 글:
지방의 경계에 있는 긴 터널을 빠져 나가자, 설국(雪國)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진 듯했다. 신호소(信號所)에 기차가 멎었다.
건너편 좌석에서 처녀 하나가 일어나 이쪽으로 와서 시마무라(島村) 앞의 유리 창문을 열었다.
눈의 냉기가 흘러들어 왔다. 처녀는 창문 가득 몸을 밖으로 내밀고는 멀리 외치듯이,
"역장니임, 역장니임." 했다.
Jenseits des langen Tunnels erschien das Schneeland.
Der Nachts Tiefe Wurde weiss.Die Damdflock hielt an einem Signal.
Eine junge Frau, die Shimamura gegenuebersass, erhob sich und zog das Glasfenster herunter.
Die Kaelte des Schnees floss herein und erfuelte das Innere.
Sie lehnte sich weit hinhaus und rief in die Ferne:
`` Herr Stationsvorsteher, Herr Stationsvorsteher!``
등불을 들고 천천히 눈을 밟고 온 남자는 코 위까지 목도리를 감았고,
양쪽 귀에는 모자의 털가죽을 드리우고 있었다.
벌써 그런 추위인가 하고 시마무라가 바깥을 내다보니,
철도 관사인 듯한 바라크들이 산기슭에 을씨년스럽게 흩어져 있을 뿐,
하얀 눈은 거기까지 이르기 전에 어둠에 삼켜지고 있었다.
...........벌써 세 시간 전의 일인데,
시마무라는 너무 심심하고 지겨워서 왼손 집게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가만히 바라보며,
결국 이 손가락만이 지금부터 만나러 가는 여자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똑똑히 떠올리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오히려 흐릿하게 흐려지는 듯 기억은 덧없는데도,
이 손가락만은 여자의 촉감에 지금도 젖어 있어서
자기를 먼 곳의 그 여자에게로 이끌어가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코로 가져 가 냄새를 맡아 보기도 하다가 무심히 그 손가락으로 유리창에 선을 긋자,
거기에 웬 여자의 한쪽 눈이 뚜렷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는 놀라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이 먼 곳에 가 있었기 때문일 뿐이고,
알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건너편 좌석의 여자가 비친 것이었다.
바깥엔 어둠이 내려져 있고, 기차 안은 불이 켜져 있다.
그래서 창유리가 거울이 된다.
그렇지만 스팀의 온기 때문에 유리가 온통 수증기에 젖어 있어서 손가락으로 닦을 때까지 그 거울은 없었던 것이다.
처녀의 한쪽 눈은 이상할이만큼 아름다웠지만, 시마무라는 얼굴을 창에 대고,
별안간 저녁 경치가 보고 싶은 듯한 그런 여수(旅愁)에 젖은 표정을 지으며 손바닥으로 유리를 문질렀다.
...... 위의 초입부분과
기차유리창에 비친것을 구사한 문귀에 흡연되듯 동감을 가졌던 기억이 지금도 기차 여행을 하다가 나도 가끔 떠오른다. 다만, 나에게는 관찰할 대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리창에 비추이는 기차안의 모습을 ....
Glenn Gould, a Bach Recital (aired by Arte tv)
며칠간 오던 눈이 멈추니 햇볕이 화창하다.
하얀눈의 반사로 더 그런듯..
요즘 읽고 있는 Rilke가 저술한 조각가 로댕의 전기가 괭장히 특색이 있어
보통 시인으로 잘 알려진 그의 문장력에 놀라웁다.
전기라 함음 목적인물의 생년월일을 비롯한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이 관례적이다.
1902년 27세의 릴케가 거장 62세 로댕의 주문으로 전기를 쓰기 위해 파리에 도착해서
그해 말에 완성을 하고 다음해인 1903년에 출판된 것이다.
이책의 특이함은 릴케가 자신의 성찰력을 가지고 로댕의 손길과 작품에만 주력해서 쓴 것이다
그 누가 이처럼 표현을 할 수있단 말인가....
프로이드 심리학 전문가인 비엔나 친구가 있다.
이 친구의 아버지가 독일에서 연극 배우생활 할 당시 마련했던
1903년에 인쇄된 독일어판으로 된 책이다.
이 친구는 아버지로 물려받은 장서가 괭장한 분량이다.
또한 스스로 장비한 것을 추가하면 사설 도서관을 차려도 될만하다.
내가 들리게 되면 그곳에서 주섬 주섬 들쳐보았었는데 ( 절대로 빌려주지 않기에)
얼마전 어쩐일인지 가져가서 보라고 했다. 햐? ㅎㅎ
귀하게 빌려온 책을 한장한장 조심스럽게 읽어 간다.
누런 빛바랜 종이의 냄새가 콧가를 스치면
내가 바로 로댕과 릴케 곁에 있는 환상이다.
내일 이탈리아 해변도시 트리에스트로 떠난다.
오래전 부터 준비되었던 여행이다.
여행의 시작은 행선지를 정하면서 이미 시작이 아닐까?.
구시가 중심지에 머물면서 주위도 돌아 볼것이다.
릴케가 머물면서 "두이노의 연가"를 시작했던 두이노 성에도 다녀올 예정이다.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햇볕을 받고 싶다.
그러면서 릴케산책길과 유서깊은 해변을 거닐고 싶다.
그리고 올드타운의 야외 카페에서 유유히 앉아 지나는 이들을 바라보며
그가 느꼈었을 그 무엇인가를 깊이 느끼고 싶다.
어쩌면 그곳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는 소망이 깃든다.
겨울이여!
그대의 심오함을 더 보여주구료~
릴케가 서술한 로댕의 조각작품들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다음에 파리의 로댕박물관에 다시 갈 때는 그의 눈으로 찬찬히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든다.
이 책은 간단히 언급하자면
문학과 미술세계의 예술 결합이라고 할 수있겠다.
로댕에 관심가진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을 뿐더러,
릴케가 시인으로서 어떤 싯적인 것에서 보다도 더
조형예술에서 영감을 얻은 릴케의 문학에도 특히 높은 평가를 하게 된다.
옥인...
새벽에 눈이 떠져 네 글을 읽는구나.
글렌굴드의 바흐를 들으면서...
릴케가 쓴 로뎅을 직접 빌려 볼 수 있어서 좋았겠구나.
더구나 이딸리 여행 준비 중이라니...
난 릴케가 빠리 시절 로뎅의 비서(?) 일을 했었다는 걸 얼마전에야 알았었어.
그리고 다시 굴드의 유튜브 영상으로 돌아가
근 40분을 코 앞 노트북 영상에 몰두하듯 빠져들어 보았어.
(굴드의 음악은 이렇게 연주모습을 자세히 보면서 듣는 것이 정말 제격인 것 같아...
그런 점에선 유튜브 영상들이 너무 고맙지... 이렇게 찾아 올려주는 옥인 역시! ^^)
예전 최고의 음향기기로 듣던 LP... 감흥이 고조되는 phrase에서 스스로 신음하듯 들리는 허밍...
굴드의 연주모습을 보면 그대로 이해되지 않아?
겨울날
주로 운전하며 강원도를 갈 때 많이 듣는 음악이 바로 굴드의 바흐야.
자동차 음향이나 이렇게 간편하게 컴퓨터 기기를 통해 들을 땐
예의 그 미세한 허밍 소리까지는 잘 들리지 않지만... ^^
어제가 [엄마]의 기일이었구나.
나 자신 감정이 복받쳐 댓글을 쓸 수 없었어.
마침 아침 먹은 접시를 치우면서 나도 엄마에게 얘기를 걸고 있었거든.
엄마... ........ ....... .........
2월은 내가 태어난 달이기도 해.
곧 다가오는 그 날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기도 하는데...
(마침 이 겨울이야기와 연결지어),
내가 유독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겨울에 태어나서 아닐까... 생각도 하고
처음 올렸던 사진에서 너와 [엄마]의 모습도 봤어....내 즉각적 감흥이 어땠을 지... ???
세잘 후랑크의 음악을 함께 올려주어 고마웠어.
나도 직접 너의 [엄마]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구, 내 마음도 전달될 수 있는 음악이라 생각했으니까..
이딸리 여행에서 밝은 햇빛 많이 쬐고 오길 바래...
이 한래를 다시 씩씩하게 보낼 수 있는 에너지 온몸 듬뿍 채우고...
Bon Voyage!
은화안녕!
겨울은 긴긴밤에 긴얘기를 하면서 지낸다고 했던가? 옛말에..
은화는 새벽에 눈이 떠져 여기 들어오고,
나는 한밤중에 눈 감기전에 들어와서 만나는구나.
릴케가 51세에 세상을 마치며 불후의 작품을 남긴것을 생각하다
50이라는 나이는 무엇인가를 제대로 완성할 수있는 나이라고 생각해. 말러도 그정도 세상에 있었잖니. 비엔나에 처음 와서 제대로 된 오디오 기구를 아직 장만 못했을 때 도서관에 가서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한 후 이어폰 끼고 음악 감상을 했었어. 그때가 벌써 23년전이라 아직 LP들도 많이 있었어. 거기서 가까와진 연주가가 굴드야. 후에 비디오로 나온것도 보게되고.그때는 비디오 영상도 흔하지 않았었지. 몇년후 오디오 기구를 갖추게 되며 편하게 집에서 듣게되면서 도서관 찾는 것도 관두었지. 요즘은 인터넷 통해서 보고 듣고 편한 세상이 되었기도. 그래도 제대로 들을려면 온 시간을 집중하여 들어야 된다고 생각해.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향수심이 저절로 들어. 나는 굴드가 연주한 음악은 눈 감고 들어도 그의 손가락 눌림이 보이는 것 같아. 하나 하나 어쩌면 정성을 부어 넣는 것인지...젊었을 적때보다 나이들어서 더욱더. 작년에 무릎수술하고 피아노 페달사용하면 무릎에 무리가 올까봐 한동안 바하음악만 쳤었어. 그러면서 원래 좋아했었지만 더 바하를 좋아하게 되었단다. 마음을 안정 시켜주는 신통력이 있는게야 [엄마!] 편에 대해서: 한밤중에 글 쓰다가 엄마사진을 올렸었는데, 다음날 우리 9기 게시판만이 아니라 홈피 총대문에 이미지 사진이 올려진 것을 보니 멈칫해지더라고.. 엄마한테 미안한 맘이 들었어.내 맘데로 모습을 보여서...그래서 내린 거야. 네가 그사진 보고 느낀 감정 충분히 알겠어. 작년에 너의 어머님께서 울 엄마에 대해 얘기 해주셨던 것이 떠올랐겠지. 나도 잊지 않고 있는데... 은화야. 이제 너의 생일, 그리고 닷새후면 벌써 1주기 맞는 날 ... 모두 2월에 있구나. 그리고 나서 몇일 지나면 3월이 오고.. 그래 시간은 어김없이 순간순간 흐르고 있어. 우리 모두 이 소중한 시간들을 값지게 보내자꾸나. 여행 잘 다녀 올께. Ciao!
옥인후배,
겨울다운 겨울을 지내고 있네요.
많은것울 생각하고 찾아볼 수있는 여유가 있다니 기쁩니다
집에 오기 전에 샌프란 시스코에 있는 드영 에서 쿤스트 히스토리 뮤지음에서 온
베네시안 화가들의 그림을 보았어요.
근엄하고 점잖빼는 사람들의 모습들....
신물나게 많이 보고 있을 그림들......
당연히 옥인 후배 생각 났지요
쿤스트 에서 서두르던 생각도 나고.ㅎㅎㅎ.
김혜경 선배님,
정말 올해는 세상에 태어나서 첨으로 신기한 겨울을 만났어요.
비엔나보다 평균기온 10도이상 높은 곳으로 여행지를 정해놓고는,
그곳에서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을까 하는 기대감을 지니고 떠났는데요..
우리가 도착 한날 부터
아드리아해의 지역풍인 BORA라는 시속 200Km정도의 강풍을 만났어요.
걷다보면 제몸이 휙돌아가고, 모자도 날러가고,,,
이 바람은 예측을 불허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떠나기전에 일기예보에서 못 보았던것이고요.
가고 싶던 두이노는 해상경보령이 나서 결국 못갔어요.
그렇지만 트리에스트 시내 곳곳과
특히 멕시코황제 막시밀리안의 비애(마네가 그림으로 멕시코 처형 장면을 그렸기도)가
깃들인 미라마레궁을 찾아보며
옛날오스트리아의 역사와 현재 이탤리의 항구도시를 가슴 깊이 쌓았어요.
지금도 맘이 싸한 걸요....한동안 그곳의 느낌이 저를 묶어 놓을 것 같아요.
제임스 조이스 흔적은 트리에스트 곳곳에 있더군요.
이번에 요기 조기 문학과 관련돤 카페에서 지낸 시간이 퍽 많아요.^^
거기서 지내는 동안 바닷바람이 온몸에 저장 되었었나봐요.
귀가해서 잠자는데,
제몸에서 찬바람이'샤악' 빠져나가는것을 느낄정도에요.
베네시안 화가요...
제가 좋아해서 싫증나지는 않아요.ㅎㅎ
언젠가 베니스에 비엔날레 보러 친구들과 갔었을 때
친구들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정도로
혼자서 더 이곳 저곳다니며 보았었는 걸요^^
선배님과 비엔나 곳곳을 돌아보던 추억이 아스레해져 갑니다.
시간은 계속흐르면서 멈춤이 없네요.
선배님 건강하세요~
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