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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즈음 저녁먹고 치우고 나서 에너지 레벨이 거이 제로인 상태에서
소파에 반쯤 기대앉아 랲탑 끌어 안고 오로지 김 혜자가 나오는

" 청담동에 살아요"룰 보는 재미로 산다.

다 기어 들어간 목소리로 핏기 하나도 없는 얼굴을 하고
 살짝만 쥐어도 파스스 부셔지는  가랑잎 같은 표정을 짓다가

무언가 이득이 생길것 같은 기미가 보이면
꼬리를 여나문게 감쳐둔 여유처럼 깜쪽 같이 시치미를 떼기도 하고
작은 기쁨에도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한 표정를 하다가 또
살기 위해 억척을 떨면서 이제 살만큼 제 인생을 살아온,

그래 별로 쉽게 감동할 일 없는
주름진 아낙의 모습을 적나나하게 보인다.


청담동에 별 처럼 뿌려진 ( 실제야 굉장히 뽑혀진 사람들(?) 이겠구만서도)
사람들의 모습을 그렇게 그렇게 보여주는 드라마인데도  불구하고
김 혜자의 군계 일학의 연기가 전체 그렇고 그런 드라마를
탄력 있게 끌고 나간다.
그제 에피소드에서 김혜자가 함께 사는 집안 식구들에게 묻는다.
" 순수 이성이 무어냐고......"
당연히 아무도 꼭 집어 대답하지 못하고, 

시 강의실에서 받아온 "순수 이성 비판"은 아무리 낑낑 매도

한 페이지를 넘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이 만화가게 주인 아줌마인 김혜자는 그 솔루션을 만화책를 통해서 
어렴푸시 이해 하고 ,
곧 바로 이해된 인간의 본성이론을 말썽부리는 만화 공급업자에게 써먹는다
그리고 그 교양있는,  조리있는 억양에 주눅드는 사람들에게서
아주 쾌감을 느낀다.
얼마나 통쾌하고 성공적인 대화법인지!


그러다가 이제 다시 집어든 "순수 이성...의 첫머리에서 칸트가

가난하게 산 배경을 알고, " 칸트 오빠"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생각하면서
책을 던저버리는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하는데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전부 가시는 둣 하다.

이제 김혜자는 노숙한 연기자이니

연기가 일이니까  녹화가 끝나면 훌훌 털고 스튜디오를나와
집으로 가는지, 아님 그날의 에피소드에서 그려낸 인간성을 한번쯤 다시 반추해 보는지
나는 그게 슬그머니 궁굼해 진다.
그리고
저리 시시각각을 천에 얼글로 칼날 처럼 표현해내는 연기에 탄복하고
그래도

저 만큼 이룬 김 혜자에게도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없진 않겠지 하고 생각 해 본다.


얘들아!
시간있으면 한번 들 봐
현대인들의 약점과 그걸 커버하려고 바둥대는 그런 마음을 재미있게
풍자한, 아주 옛날에 본 만화가게를 그립게 하는 이연속극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