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이젠 겨울답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2011년도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딱일 듯싶군요.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3대 세습국가  북한의  지도자가 세상을 떴습니다.

인일50주년이라는 큰 행사가 동창회에서 있었고

혜성처럼 박원순 안철수가 등장해 국내 정치판은 소용돌이를 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배고픔에 외로움에 소외된 계층이 아직도 존재하고

한편에서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계층도 존재하는

2011년의 대한민국은 그렇게 연말을 맞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국내외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지역에 살고 있는 동문들이

혹자는 눈팅하며 혹자는 참여하면서

컴퓨터라는 매체를 익숙히 다루어

단소리 된소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사람사는 냄새를 흠뻑 풍기고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했는가

가만있질 못하고 꼼지락대는 성격이라

바스락대면서  보냈던 1년을 되돌아보면

지난번 말씀 드렸다시피(클릭)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제사 운동에 입문한 것을 꼽을 수 있군요.

남들은 늘 하는 운동을 저는 이제서야 습관화시켰으니 말입니다.

스스로에 대견하며 건강검진을 일년에 두차례  받고 운동후 신체변화를 체크해보았습니다.

 

자전거에 조금 익숙해지자 재미를 붙이고

송도 신도시 ,소래공원 인천대공원이 우리동네 한바퀴에 포함될 정도가 되어

지난 12월 초 강화도 일주를 한다는 모임공지를 보고 불쑥 신청서를 냈습니다.

일요일이라 오전 일찍 단체로 차량을 이용해  초지대교에  도착한 후 9시부터 라이딩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머나 ,.. 가보니 여자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았고 뭔가 판단을 잘못하고 간 듯싶었지만

그런 생각을 할 때는 이미 동막해수욕장을 지나 휙휙 달려 앞서 저멀리 가는 사람들 꽁무니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아니 꽁무니가 하나의 점이 되더니 아예 보이지 않게되어 이거참 내가 잘못왔구나 후회를 해도 어쩌겠습니까.

다른 여자들도 남자랑 똑같이 휙휙 날라가 버렸답니다.

졸지에 민폐쟁이가 되어 제 뒤를 챙겨주는 한청년이 따라붙어 가이드 역할을 해주고

봉고차량이 따라오고 있었죠.

 

그러면서 외포리까지 고개가 여러차례 나왔는데 고개 중에 하나만 중간에 실패하고 모두 넘어갔습니다.

맞바람을 안고 가는 터라 속도가 안 났지만 몸은 날씨가 추움에도 불구하고 땀이 흠씬 났습니다.

 

봉고차량은 힘들면 차에 타고 가라고 계속 권유를 했죠 ㅎ.

그런데 저는 힘이 든 것이 아니고  다리 근력이 부족해 속도를 빡세게 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

내 스타일대로 그냥 쭈욱 페달질을 했습니다.

만약 내가 종착지점 도달시간이 많이 뒤쳐진다면 그 때 봉고차를 타리라 생각했죠.

그러면서도 쉬는 시간이나 식사시간에는 스마트폰 꺼내서 인일홈피 글 점검 확인하고 ㅋㅋㅋ 이 것도 병입니다.

 

제 체력은 초반에는 저질 체력이라 한없이 뒤쳐지더니 후반에는 지치지 않아 다른 분들 쉴 때도 쉬지 않고 쭈욱 달렸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친 것이 미안하여 오로지 앞만보고 목적지를 향해서 가다가

좌측에 있는 초지진 주차장 목적지를 지나쳐  200여 미터나 가버렸으니  제가 없어졌다고 사람들이 찾고 난리도 아니었더군요. ㅋ

 

초지대교 - 동막- 외포리 - 강화읍 - 광성진 - 초지대교 이렇게 80Km의 거리를 완주했다는거

이봉주가 마라톤 승리한 것만큼이나, 김연아가 올림픽 메달을 딴 것만큼이나  흡족하더군요.

사실 그런 기분은 자전거 균형을 잡았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요 .

새로운 것을 배워 익힐 때마다 이봉주, 김연아의 기쁨을 이입해보았다고나 할까요.

 

일행들은 저 때문에 속은 탔겠지만

완주하고 도착하는 저를 향해 격려와 박수로 맞아주었습니다.

끈기와 의지 .... 이 단어가 화두가 되었습니다.

그 단어가 반복될 수록 저는 많이 미안한 마음이었구요.

 

그날 완주를 하며 느낀 것은 무리하지 말고 제  속도대로 라이딩하면

꽃피는 춘4월에는 정말 아름다운 라이딩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 주일엔 10월에 개통한 경인 아라뱃길을 지하철에 자전거를 실고 가서 라이딩을 해보았습니다.

자전거길 참 잘해놓았더군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국가가 잘 관리해서 자손대대로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가에서 자전거 도로를 잘 해놓았으니

더 나이들기 전에

인천에서 부산까지 그리고

제주도 일주를 눈을 감고 그려봅니다.

부디 내 다리야 비실대지 말고 튼튼해 지거라.

웃지마세요. ^^

 

자유게시판이 조용하여 제 일상 중 한 부분을 옮겨놓고 갑니다.

아래 사진은 경인 아라뱃길 라이딩 중 찍힌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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