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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믿음에 매어지고자...

 

영국의 낭만파 시인 워즈워드는

그의 시 무지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며

천진 무구한 어린이들의 동심을 예찬한 시가

오늘 따라 가슴에 확 꽂히는 것은

삶의 무게에 눌려 허덕대며 살아내는 나의 일상에

너무 속절없이 지나 가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지난날의 아련한 기억들이

스물 스물 살아 움직이며

그리워 짐인 탓인게다.

 

주말 마다 찾아주는 나의 성당 친구는

잘 둔 딸 덕에 손주 보는 일상에서 주말 인천에 오는 것이 유일한 낙인데

배추내라 수표건네라 라는 지청구에 아랑곳 없이 손주 이야기로

도배하다 싶이한다.

못말리는 할미의 손주 사랑을 누가 말릴 수 있으리오!

 

오늘 들은 이야기는

요즘 음악회 연주로 바쁜 딸이 늦은 귀가가 안스러워

 "애썼구나 "

하구 살포시 안아주니

"할미 하트해?"

하는 말의 상상력이 너무나 이쁘고 기특해

이 할미 손주 안아주며

그새 단어 잊어 버리고 한말

"할미랑 러브하자"

 

나한테 또 한번 지청구 들었다.

"할미가 속물이니 어쩔 수 없구나. 단세포 두뇌는 못말린다"

그래도 우린 유쾌한 웃음을 날릴 수 밖에 없었다.

 

요즘 단풍이 한창이다.

오래 된 우리 아파트는 숲속처럼 나무가 무성하여 먼길 떠나지 않아도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이따금 4살박이 외손주와 데이트 하는데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숲을 걸어가며

"할머니 냄새가 나요. 무슨 냄새일까요?"

하며 코를 막는다.

"응~~ 이건 은행나무 열매 냄새야"

"그럼 할머니 은행나무가 방구 꼈나봐요"

요 기막힌 답변에 어린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이 우주 만큼 클 줄이야.....

 난 그만 감동아니 할수가 없어

그야말로 꼭 안으며 하트 할수 밖에는.....

 

거슬러 올라가

대학 입학 초년시절 학과장 선생님 강의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 되는데

내노라 하는 과학자들의 학문의 근간은 어린애들의 그림이나 놀이에서

그 상상력을 모태루 한다고 하시며

첨단 우주선 로켓트 모두가 어린애들의 천진 난만 한 상상력에서 나온

손작난 같은 그림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며

고정된 관념 속에선 기발한 작품을 얻을 수 없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다.

예쁘게 핀 꽃에서만 아름다움을 찾을게 아니라

지는 꽃의 초라함에서도 아름다움을 읽어 낼 줄 알아야 된다고 하셨다.

 

조락의 계절은 누가 뭐래도 우리와 함께 하는 모습

어찌 늙어야 아름다울 수 있을까?

 

천진한 어린애의 순수함을

워즈워드 시인이 읊듯  어인아이가 어른의 아버지처럼

배워야 되지 않을까 싶다.

 

잠 안오는 이밤

나의 화두는 우선 마음 그릇 부터 깨끗이 닦는 작업

찌거기 없이 닦는 작업!

아름다운 노년을 보낼수 있도록

순수의 마음을 회복하여  담을 그릇을 .....

 

이 작업의 노하우를 아는 사람 의 대답이 절실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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