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체격이 크지만 부실한 구석이 많습니다.

땀 흠리는 것을 싫어하고  운동을 싫어한 세월이 전부였죠.

학교 시절에도 체육 시간이 제일 싫었구요.

그 다음이 과학시간.

 

거기다가 컴퓨터 앞에 많이 앉아있다보니 다리 근력이 부실해져서 피식~잘 넘어졌습니다.

작년 수학여행 때 버스에서 내리다가 계단에서 떨어져 굴렀던 장면 보신 분들 있을 겁니다.

체력관리 부재의 결과는 나이 들어가며 나타나 폐경 후 체중이 급격히 늘고

여기저기 아픈 구석이 나타나더군요.

 

직업상 모니터를 많이 보니 시력이 나빠지며  안구건조증 생기고

모니터 앞에 먹을 것 갖다 놓고 쓸데없이 먹다보니 체중이 증가했습니다.

모니터 앞에 앉기만 하면 종아리가 부어 올라 딴딴해졌습니다.

체중증가로인한 무릎 통증이 앉았다 일어날 때는 엉거주춤한 자세가 나와 남보기에도 영 보기도 안 좋았습니다.

엉거주춤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모임에 가면 꼴찌로 나올 수밖에 없는 날들이 슬펐답니다.

운동이랍시고 동네 걷기 운동을 해보았지만 끈기가 없어 비온다고 쉬고 힘들다고 쉬고 덥다고 쉬고

운동이 될리가 없죠.

 

땡볕에 나가는 운동은 싫고

물에 들어가는 운동은 머리 젖고 옷벗고 입기 귀찮아서 싫고

헬스는 사용료 월 단위로 끊어 놓고 빠지는 날이 더 많으니 싫고

탁구나 테니스처럼 파트너가 있어야 하는 운동은 또 다른 구실을 대며 기피하고

온갖 이유를 들어 정말 게으름의 극치였습니다.

 

비타민과 영양제 약도 끝까지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드뎌 골다공증 증세가 약간 나타나 그것은 약을 꾸준이 먹었더니 1년 사이 다행이 호전 되었습니다.

이 때도 운동을 하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약으로만 버텼죠.

 

재작년 건강검진 때 과체중, 혈압, 위용종, 대장용종 까지 있어 정상이라고 보기엔 문제가 있었으나

그 또한 심각하다고 보기엔 별 수치가 아니어 또 세월이 흘러가며 몸은 무기력해졌습니다.

척추 어디에 신경이 눌리는지 왼쪽 다리가 시큰시큰대나 그것도 좀 걸어다니면 증상을 못느껴 심각성에 무뎌지더군요.

 

아침마다 자리에서 손가락 깍지 껴고 한참을 마사지하고

겨우 일어나는 일상이 짜증나기 시작할 무렵

이래서는 자식들에게 민폐를 끼치겠다 싶어 궁리 끝에 선택한 운동이 자전거였습니다.

원래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겁이 많아 자전거를 배우고 싶었지만 60이 다되도록 균형을 잡지 못해 실패했었거든요.

 

올해 4월 , 제 스케줄과 맞추어 날짜를 골라 자전거 교실에 혼자 찾아가 등록하고 두달간 멍 터지게 배웠습니다.

등록 인원 중 지진아에 속해서 균형을 잡지 못해 바닥에 쓰러진게 제가 제일 많았을 겁니다

헬멧이 엄청 중요하더군요, 그거 아니면 머리를 다치는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구요.

다른 아줌마들은 두 주 정도 하면 잘 탔는데 저는 어지간한 몸치였나 봅니다.

챙피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해서 중간에 그만둘까 망설인 순간도 있었습니다.

 

유산소운동, 체지방 태우기란 단어를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뜻은 이해를 해도 실제로 어떤 것인지 몰랐었죠.

숨이 차서 가슴이 터질 듯 헉헉대는 동안 이런 것이   지방이 불타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페달 돌리며 넙적다리가 힘이 들어 절절 매는동안 근육이 생기는게 아닐까 싶기도했구요.

남들 4주면 끝나는 것을 두배의 기간이 걸려 수료를 마치고 홀로 타기 시작한 것이 6월입니다.

 

매일은 아니더래도 일이 없거나 시간만 나면 자전거 길이 잘 닦여진 송도신도시로 갔습니다.

하루 한두시간 타기를 5개월, 그러니까 합이 7개월 타는 셈입니다.

땀 나는 것을 그렇게 싫어한 50여년 세월이 언제 그랬냐는 듯 땀 뻘뻘 흘리고 귀가하여 샤워하고  느끼는 기분이 퍽 좋았습니다.

항상 겁은 많아 속도보다는 조심, 안전을 위주로 하지만 그래도 다리엔 멍 투성이입니다.

 

무엇보다도 부실했던 왼쪽 다리 근력이 좋아져 스타트를 실수하지 않고 잘 타고 있습니다.

왼쪽 발로 스타트 할 때 힘이 부족해 한번에 하지 못하고 오른발로 발돋움을 해야만 출발이 가능했었거든요.

이번 걷기대회 때도 무거운 카메라 들고 그 산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몸이 많이 가벼워지고 다리에 힘이 생긴 것을 실제로 느끼겠더군요.

체지방이 혁격하게 빠지면서 정상화되는 것들이 실제로 느껴질 때 운동의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심리학적으로 기분학상 플러스되는 요인도 가미되는 것 같아요.

칭찬해주면 아이가 더 열심히 공부하듯이 말이죠. 

저 역시 좋아지는 상황에 고무되어 자전거 운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일단 두 다리는 성해야 자식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겠다 싶습니다.

 

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후 재작년 기록자료와 펴 놓고 비교를 하니 수치 변화가 많아졌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기초체력이었죠. 체지방 감소, 근력증가, 혈압감소 등등.

자전거운동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며 여러가지 사례들을 공부했습니다.

그저 타기만 했던 자전거 각 부위에 대해 이것저것 공부하고 앞으로 분해 조립하는 것도 도전할까 합니다.

왜냐면 장거리 나갔을 때 펑크라도 나면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더군요.

 

최근  발견한 증상 중 하나는

부끄러운 이야기 이지만 요실금증상이 없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어? 언제부터이지?  한 1-2년 그거 때문에 속상했는데 말이죠.

인터넷에서 요실금& 자전거를 검색하니 역시 연관성이 있더군요.

내심 무척 흡족했습니다.

 

평소 쫄바지 입고 게딱지만한 배낭 매고, 시커먼 선그라스에 도둑처럼 두건 쓰고 다니던 사람들을 쳐다보며

자전거 타면서 복장이 유별나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차림이  라이딩하며 꼭 필요한 이유를 알고나니 요즘은 자전거 탈 때 운전면허증 휴대처럼 꼭 착용합니다. 

 

걸어다니는 종합병원 신세는 면했다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지 몸 어딘가에는

저 멀리 흑마타고 흰머리 날리며  노화님이 달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같습니다.

 

그러면 초보 때 무서워 벌벌 대고 찍은 사진과

최근 찍은 사진  올려볼께요.

모두 건강하세요

 

추신: 초창기에는 개인적 이야기 많이 썼으나

          몇년 사이  신비스런(^^) 여인이 되고자 되도록 개인적 이야기는 홈피에 안하는 편이었는데

          요실금 이야기까지 하고 이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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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진이 초보 때 무서워 엉거주춤 벌벌 대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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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여유가  생겼다고 쉬는 동안 셀카로 찍어보기도 합니다.

우측  아래는 한번 폼 잡고 찍어봤습니다.

 

무게상, 안전상 DSLR 카메라를 메고 가기가 아직은 힘들지만

자전거 타며 여기저기  풍광을 찍어보는게 앞으로 희망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