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회사에 다니는 김희조(가명·32)씨는 재작년 봄의 악몽을 잊을 수 없다. 타고난 건강 체질에 근육질인 김씨는 언제부터인가 속이 메슥거리고 소화가 잘 안 됐다. 정확히 3주 뒤 간 이식을 받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한 채 소화제와 감기약만 먹고 버텼다. 그러던 중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김씨와 같은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씨는 이상하다 싶어 병원으로 달려갔다. 급성 A형 간염이었다. 간 이식을 서두르지 않으면 수일 내로 사망할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간 기증자를 찾아 수술을 받았 다. 그는 아직도 감기·몸살 같은 증상에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송아영(가명·20)양은 지난해 수능을 망쳤다. A형 간염 때문이다. 수능 100일을 남기고부터 속이 메스껍고 미열이 수일간 지속됐다. 1분1초가 아까운 시간이었기에 약만 먹고 병원에 가지 않았다. 송양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증상이 이미 깊어진 이후였다. 공부는 물론 동생도 전염돼 가정이 순식간에 엉망이 됐다.
몇 년 새 폭발적 증가 … 반드시 예방접종 해야
2000년대 초반만 해도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의료계에서조차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 전국을 다 합쳐도 1년에 100여 명의 환자가 보고될 뿐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확연히 증가해 2008년엔 전 해 보다 3.4배 는 7895명, 2009년엔 6.4배 증가한 1만5041명이 A형 간염을 치료받았다. 특히 2009년엔 15명이 질병 진단 한 달여 만에 사망했고, 50여 명은 간 이식을 받아 가까스로 생명을 보전했다. 작년과 올해도 여전히 위험한 상태다.
A형 간염이 무서운 이유는 건강한 젊은 층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데 있다.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영석 교수는 “A형 간염 바이러스는 한두 주 잠복한 뒤 3~4주 만에 간을 엉망으로 만들고 사망에도 이르게 하는 급성 간염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A형 간염이 갑자기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위생환경 때문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한다. 식수나 음식물, 사람의 손을 매개로 전파된다.
의협 정책이사 박희봉 원장(박희봉 소아청소년과의원)은 “위생환경 수준이 열악했던 과거에는 출생과 동시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다행히 1~5세 때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감염되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A형 간염 바이러스의 공격 대상인 20~30대가 고위험군인 것은 바로 깨끗한 위생환경에서 자랐기 때문. 신생아였을 때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없어 ‘공짜’ 항체를 얻을 기회를 놓친 것이다.
A형 간염의 첫 번째 감염 장소는 학교다.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조세현 교수는 “학교·학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 사람 간 감염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공동체 생활을 하는 군대다. 학교보다 전염 위험이 배로 커진다. 세 번째는 직장이다. 조 교수는 “2009년 A형 간염이 최고로 유행했을 때 같은 직장, 같은 부서 사람 7~8명이 함께 병원을 찾았다. 특히 증권가나 전산실처럼 책상이 붙어 있는 공간에서 전염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A형 간염은 현재로선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선진국에서는 생후 12개월 된 신생아 대부분이 예방접종을 받는다. 학생·성인은 시기와 상관없이 총 2회 접종 받으면 98% 예방 효과가 있다.
배지영 기자
우리 몸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관인 신장은 나이에 따라 모두같은 정도로 비례하여 낡아가는데 (예외도 있으나)
간장은 젊었을 때부터 서로 기능이 다르니.... 잘 알아두어야 최선의 컨디션을 갖도록 할 것이며, 한편 너무 겁주는 의사들의 진단으로부터
좀 편안히... 자기 건강을 스스로 보살 필 수 있어야 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알아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