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모레 개학인 임신 8개월 반짜리 산모를 팽가치고

가로,세로 교통 정리를 죽어라 하고 해놓곤

통영 나들이에 나섰다.

 

가만 보믄 가기전에 교통정리가 더 힘들다.휴우~~~~

 

대신 난 길 떠나면 싹~~~~~잊어 먹는 희안한 정신 구조를 가졌다.

최대한 내가 할수 있는건 다해놓고 다음은 몰라라 인거다.

 

통영 시장에서 내려 장을 보려하는데

딸 전화가 뜬다.

갸는 내가 어딜가도 절대 전화 안하는애다.

 

약간 걱정 스럽게 받는다.

 

엄마 ~! 놀라지마 (난 나직한 그소리가 더 놀랍다.)

나 지금 병원에 입원했어.

조산끼가 있대

 

뭐시라 ~?

애기집 하나는 디게 튼튼하다고 샘님이 칭찬하시는 바람에

배를 휘두르며 방학하곤 애 유치원 방학에 맞춰 매일 둘이 싸돌아 댕기더니 탈이 난것이다.

 

그래서~?

잘못하면 애 나온다고 ....뚝~! 전화가 끊긴다.

 

팔,다리에 힘이 쭈~~ㄱ  빠진다.

그냥 주저 앉을것 같았다.

내가 애를 낳을것 같았다.

 

내차에 탄 분들 모두 한번씩 그런 경험 있으니 괜찮다고 위로한다.

정신을 차리고 시장안으로 들어간다.

 

기려~

내가 간다고 나올라구 하는애가 들어 가것냐?

내가 간다고 애를 돌려 놓을수 있것냐?

하늘에 계신분께서 꽉 붙잡아 주실줄 믿고 혼자  기도한다.

 

기려

내가 할수 있는 일이나 처리하자.

최서방한테 전화한다.

갸는 연락도 안된다

 

아니~!

복근이가 누구애여?

최가 아니여?

그럼 지새끼가 때도 안됐는데 나올락하고

큰놈은 유치원에서 올시간이라 데리러 나가야 되는데 지는 회사에 있고 어쩔꺼여?

잘난 장모는 쎄가 빠지게 놀러 댕기고....

 

한마디로  아빠 잔등 짐위에 실려 피난가는길에

 

뒤에서 총알은 날라오디요.

오줌은 마렵디요.

내레 어쩌갓시요.?

기냥 쌋지요~!!!

 

우리 최서방 맘이 맘이 아닐꺼이다

 

최서방은 무슨 급한일이 있어도 즈이 부모님껜 절대루 연락 안한다.

걱정하실까봐 그러는것 같다..

그렇지만 이건 비상사태다.

늘 외국에 계셔서 내가 옆에서 챙겼지 사부인은 날믿고

별로 걱정할일이 없으셨다.

 

얼른 사부인한테 전화한다.

사돈된후 한번도 전화 안했던 루트였다

 

사정을 소상히 알리니 깜짝 놀라시며 당신이 가볼테니 염려말라 하신다.

그제야 맘이 놓인다.

늘 내 양어깨에 올라있던 딸네 걱정이 조금 덜된다.

 

이제부턴 잊기로 한다.

그래도 복근이가 슬며시 걱정된다.

 

일찍 나오믄 안되는데.....

 

가끔 전화해서 상황묻고 무주룩 배아프던것이 주사 꽂고 괜찮다고 한다

 

담날 의사샘님이 애는 괜찮다.

이상태로 삼주이상 버텨라.

다른이상은 없고 애가 너무 밑으로 내려와 있다..

 

검진하러 갔다가 그냥 휠체어타고 입원실로와 주사바늘 꽂고 있는것이다.

18일이 개학인데 개학 이틀전에 그런것이다.

학교에서도 난리다.

급하게 기간제교사를 구하고 디립다 입원해 있는사람한테 계속 연락이 온다.

 

오늘 가보니 나에게 짜증을 낸다.

난 그아이를 달랜다.

 

개학하고 학교에서 잘못했으면 애나올뻔 했잖니.

지금 얼마나 바쁠텐데 그래도 복근이가 효녀라서 엄마 쉬게 해주는것 아니냐?

탱탱 붓던것도 가라앉아 아주 예뻐졌다. 얘~!

심심하믄 은범이가 소리질러 애도 팔짝팔짝 놀란다는데 갸도 좀 쉬게 해주고 좀 좋냐?

은범이도 진짜 할머니는 외할머니라고 했다면서 이럴때 친할머니하고 정붙이면 얼마나 좋냐?

 

에미가 고개를 끄덕인다.

 

감사한것은 더 큰일 안생기고 미리 발견해서 감사하고....

에미 개학하기전 덜 힘들때 발견해서 감사하고....

사부인 한국에 계실때 오시게 되었으니 감사하고....

  

은범이가 에미 처음 떨어졌을때 잠도 잘 못자고

삐쭉삐쭉 울었다는데 그래도 할머니하고 며칠동안 정이들어

내가 우리집에 가자 ~해도 싫다한다.

 

자긴 할머니하고 자기집에서 자고 싶다한다.

사부인께서 은범이 그말한마디에 뿅 가셔선 어제 집에 가셨다가 낼저녁에 또오신단다.

 

에미랑 은범이랑 밥신경 안써 좋고....

애 유치원 신경 안써 좋고...

에미는 애 낳을때까지 한달진단서를 받아 쉴 수 있어 좋고....

쌀쌀대고 돌아 댕기는 산모를 늘 걱정했는데 병원에서 잡아 놓으니 맘놓여 좋고...

 

이래저래 나만 편하게 생겼다..ㅎㅎㅎ

 

근디 9월1,2,3일에 5기 태백 여행 가야하는데

아 ~사부인도 1,2일에 모임에서 부부동반 으로 태백 가신다네.

 

난 내가 모두 안내해서  데리고 가는것이라 졸때루 빠질 수 없다 하고....

사부인은 오래전 부터 부부동반으로 예약금 다 내놓은것 이라 빠질 수 없다네....

 

우린 지금 기싸움 하고 있다.

니가 양보해라 ~이거다.

 

난 최서방한테 떠민다.

최서방아 ~!

워쩌냐?

 

네~제가 휴가 이틀낼께요.

기러냐?

난 모른다.

 

사부인맘이 쪼끔 저릴것이다.

당신 놀러갈라구 멀쩡한 아드님 휴가내게하실지....

고건 두고 볼것이다.크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