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풀꽃

                                        구경분


지름길이 좋은 줄 알고
신작로 길을 택했습니다
빠른 것이 좋은 줄 알고
걷지않고 뛰었습니다.

뛰면서 보이는 건
길 뿐이어서
긴 길이 아득하기만하여
헉헉 숨 몰아쉬며 뛰었습니다.

환갑고개 올라서서
잠깐 그루터기에 앉아
이마 위 땀 닦으며 사방 둘러보니
논도 밭도 산도 구름도 있습니다.

신작로 내버리고
구불구불 들길로 접어드니
향기로운 풀냄새가, 아름다운 풀꽃이
내 마음을 붙듭니다그려.

쉬엄쉬엄 걷는 길엔
아름다운 꽃, 지저귀는 새,
푸른 하늘, 산들 바람......
친구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지름길로 뛰는 것이 최상이 아니란 걸
돌아가는 작은 길엔 친구가 많다는 걸
인생 육십년만에
길섶 조그만 풀꽃에게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