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멋지게 살고 있는 울 친구 6기 구경분 작가가
연금공단에서 실시한 수필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기에 축하하면서
동문들도 한 번 읽어보시라고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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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geps_hongbo/50116834313
제10회 연금수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연금놀이 하며 하나하나 내려놓는 삶 (구경분 님 _ 인천 강화군 선원면) 교직 외에 글 쓰는 일을 병행하던 나는 정년퇴직을 할 때까지 기다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기력이 있을 때 내가 평생을 꿈꾸어오던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러다가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나이 육십을 눈앞에 두고 38년 만에 교직을 접었다. 그로 인해 평생을 시간에 쫓기고 돈에 쫓기어 숨 가쁘게 살던 내 삶이 대변혁을 일으켰다. 명퇴금, 퇴직금 등으로 목돈이 생긴 것도 즐거웠고, 직장에 나가지 않아도 매월 월급처럼 연금이 꼬박꼬박 통장으로 들어온다는 사실이 너무나 즐거웠다. 물론 현직에서 받는 월급보다야 훨씬 적은 돈이지만 아이들 다 키워놓은 노년엔 그만한 돈이면 운용만 잘하면 멋지게 살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우선은 생긴 목돈으로 밭에 20평짜리 조그만 작업실을 하나 지었다. 글도 쓰고 책도 보고 친구도 맞는 아담하고 예쁜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매달 나오는 연금으로 최대의 행복을 누리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그러면서 문득 이 좋은 연금의 맛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누리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연금으로 다른 이들에게 연금을 주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10%를 떼어서 하느님께 드리는 연금으로 성당에 낸다. 그리고 나를 뒷바라지해 준 넷째언니께 매월 일정금액의 연금을 드린다. 물론 나를 길러 준 둘째언니도 있고, 대학을 보내준 오빠도, 시집을 보내준 올케언니도 있지만 그분들은 모두가 부자라서 형편이 어려운 넷째언니가 늘 맘에 걸렸다. 그래서 넷째언니를 선택하였다. 평생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그리고 아직까지도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남편에게도 매월 내 연금의 10%를 떼어주고, 어렵게 태어난 외손자에게도 매월 소정의 연금을 준다. 그리고 내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2년간 외상으로 내 가정을 돌봐주셨던 가사도우미 할머니께도 일정 금액의 연금을 드린다. 할머니의 연금은 우리 집을 떠나신 14년 전부터 드렸던 것인데 연금수급자가 된 이후에도 계속 드린다. 이제야 겨우 정식사원이 된 말단 회사원 아들에게도 연금이라며 건강보험 하나를 부어준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연금 총액의 삼분의 일 정도 되는 돈을 6명의 연금으로 되나가게 한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 한 달을 산다. 내가 보내는 연금의 수혜기간은 내가 죽을 때까지로 정했다. 아들의 보험은 기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한이 차면 끝나는 것이지만 나머지 다섯 명은 내가 죽을 때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사도우미 할머니는 연세가 지금 92세라서 아마도 할머니 연금이 제일 먼저 종료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 연금을 조금 올려드려야 할지를 고민 중에 있다. 연금이 나오는 25일, 그로부터 5일 안에 나는 컴퓨터에 앉아 인터넷뱅킹으로 이리저리 연금을 보낸다. 나는 그 때가 참으로 행복하다. 연금이 연금을 낳는 생활, 받는 이들이 즐겁고 주는 나는 더 즐거운 연금놀이. 나는 참으로 부자가 된 것 같다. 동네에서 가장 작은 집에 살지만 꽃밭은 동네에서 제일 크다. 나는 내 꽃밭만큼 동네에서 가장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다. 텃밭에 토마토, 가지, 오이, 호박도 넉넉히 심었다. ‘있는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 선조들의 말을 믿는 나는 많이 거두어 부지런히 퍼 나를 생각을 한다. 육십부터 다시 시작하는 현재 나의 삶은 내가 여태껏 이 사회, 이 나라에서 받은 혜택을 되갚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퇴직하면서부터 내 작은 힘을 사회로 환원시키는 삶을 살고자 계획을 세웠다. 공식적인 봉사활동으론 주 2회 다문화센터에 나가 이민여성들을 위한 한국어교육을 한다. 필리핀, 베트남, 중국, 몽골 등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온 여성들에게 우리말과 글, 그리고 문화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 가끔 친구들이 모아다 주는 옷과 생활필수품 등을 그녀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고,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 일도 한다. 그녀들은 나를 ‘어머니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나는 큰돈을 모아 사회에 기부하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신문에 날 만큼 큰돈을 기부하는 것보다는 평상시 작은 기부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때 그 때 내 눈에 띄는 대로 작은 일에 관심을 갖는다. 예를 들자면 차가 없어 읍에 나가지 못하는 할머니가 아프실 때 차를 운전하여 병원에 모셔다 드리는 일 별다른 음식을 했을 때 이웃 노인 분들께 나누어 드리는 일, 명절 때 어려운 이웃에게 따스한 마음으로 쌀 한 포대씩을 건네주는 일, 밭에 지천으로 나는 푸성귀를 농사를 짓지 않는 이웃들과 나누는 일, 등등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는 아주 작은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여 사람들은 나를 보면 즐거워한다. 간혹 들어오는 원고료와 아동문학가로서 받는 강의료는 좋은 일에만 쓰기로 하여 따로 모아 서랍에 넣어둔다. 올 봄엔 그 돈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자장면 70그릇을 샀고, 모 성당의 정원에 꽃을 심었다. 작은 돈이지만 연금 이외의 수입은 좋은 일에 쓰기로 결심하였다. 그리고 밝은 나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 주 3일 여성복지회관에 나가 영어와 일어, 중국어를 공부한다. 예순다섯 살까지 영어, 일어, 중국어를 여행다닐 때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짬짬이 떡 만들기, 빵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 생활에 필요한 특강도 받는다. 그러면서 그곳에서 젊은이들을 만난다. 여성복지회관에선 내가 거의 왕언니가 된다. 어쩌다 한 둘 선배님을 뵐 적도 있지만 내 딸 또래의 젊은이들과 함께 앉아 공부한다. 나는 그 젊은이들 틈에 끼어 앉는 것이 행복하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젊은이들과 친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나는 때때로 내가 삼십대로 착각을 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삼십대들과 주로 어울리기 때문이다. 나는 옛날의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를 그리며 젊은이들과 깊은 교감을 나눈다. 공부가 재미있고 생활이 여유로우니 인생 참 살맛 난다. 또한 나는 늘 ‘맘에 들면 가져가세요’ 라는 팻말을 하나 만들어 차에 싣고 다닌다. 실은 내 집 앞에다 ‘맘에 들면 가져가세요’ 코너를 설치할 계획을 세웠었는데 대문이 대로변에 붙어 있어서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움직이는 코너를 생각해 낸 것이다. 내가 다니는 다문화센터와 여성복지회관의 한쪽 탁자를 가끔 사용한다. 꽃모종을 심다가 남으면 종이컵에 담아서 그곳에 내놓는다. 내가 보고 난 책도 갖다 놓는다. 오랫동안 거들떠보지 않았던 옷도 올려지고, 쌓아두기만 했던 그릇들도 올려진다.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갖고가면 된다. 살짝살짝 가져다 놓은 물건들이 슬그머니 없어질 적마다 야릇한 쾌감이 마음을 흔든다. 은퇴 이후 집 안을 꼼꼼히 살펴보니 난 정말 너무나 많은 것을 집 안에 쌓아두고 살고 있었다. 앞으로 나는 하나하나 내어놓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랑도 넘치면 무거운 짐이 된다는데 하물며 지니고 있는 물건들이 넘치면 얼마나 큰 짐이 될 것 이런가! 앞으로 ‘맘에 들면 가져가세요’ 코너를 부지런히 활용하여 짐이 될 만한 모든 물건들을 하나하나 내놓아, 나에게서보다 더 쓰임받는 곳으로 보내야겠다. 은퇴 후 나는 건강에도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텃밭에서 거두는 모든 식물을 독초만 빼놓고 다 먹는다. 되도록 제철에 나는 풀을 싱싱한 채로 먹는다. 많이 돋아날 때에는 겨울을 대비하여 삶아서 말리기도 한다. 내 밭에서 거두는 것들은 갖가지 채소 외에 냉이, 달래, 민들레, 질경이, 돌미나리, 돌나물, 취나물, 명아주나물, 비름나물 등 밭에 지천으로 솟는 풀들이다. 집에 손님이 와도 밥상 가득 풀 잔치를 한다. 그리고 때맞추어 효소도 담근다. 지금 내 보물창고에서는 지난해에 담근 개복숭아효소, 탱자효소, 명자나무열매효소, 뚱딴지효소, 수세미효소 등 각종 효소가 익어가고 있다. 장독대에서는 간장과 된장이 익어가고 효소로 만든 고추장은 그 맛이 어디 비길 데가 없다. 손님들은 나의 소박한 밥상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은 두 번 세 번 다시 오고 싶은 집으로 내 집을 꼽는단다. 은퇴 3년째인 나는 이제 모든 것이 안정되었다. 앞으로 남은 내 제2의 삶은 이제껏 살아왔던 그 삶을 능가하는 좋은 삶을 살 것이다. 이젠 돈을 벌기 위한 삶이 아니라 슬기롭게 돈을 쓰는 삶을 살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가진 돈 범위 내에서 검소하고 지혜롭게 생활할 것이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가장 멀리에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내려놓아, 이 세상 마지막 날엔 깃털처럼 가볍게 하늘을 향해 오를 것이다. 이렇게 인사하며. “아름다운 별 지구야, 안녕! 참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주어서 고마워.” ? 수상소감 연금 혜택을 받으며 사는 것도 축복인데, 연금으로 인한 글쓰기로 상 받는 일까지 생기니 넘치는 축복입니다. 앞으로도 복 많이 받아 복 없는 이웃들에게 나누는 삶을 살겠습니다. |
존경하는 6구경분 선배님, 명퇴하셨군요! (몰랐읍니다)
외조부님 일로 가끔...강화도에 갑니다. 함 뭉쳐요!
1) 이 글을 춘천 금병산 자락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큰언니네 홈페이지 http://cafe.godpeople.com/yesthanks 여기에 올려놓겠읍니다.
큰언니는 형부의 교수연금 (그리고 부동산 수입 + 그리고 자신의 그림에서 오는 수익금)으로 잠시 (기간은 무방) 체류코자 청하는 분들에게
쉴 곳을 공개하는.... 공동체 생활을 하시는데, 여긴 한번 가볼만 하답니다.
음악이...
미술이....
자연이....
자신을 위로하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이곳에선 모두에게 럴럴하지요! 이곳 생활을 하면서 언니는 100-200명 식사 차리는게 특기가 되었다 합니다. 어찌? 가서 견학함 쉬알게되지요. 형부의 연금을 가지고 큰언니도 6구경분 선배님처럼.... 얼마나 크게 불려서 사용하시는지, 놀래요!
2) 맘에들면 가져가세요..............팻말이 젤 맘에 드네요!
가서 맘에 드는걸 찾아보렵니다. 그리고.... 어머니 책 초판이 절판되었었는데 [가족의 화합과 행복]을 모토로 삼는 출판사가 다시
새 디자인으로 출판해 주었어요 어머니는 <인생의 보너스다~> 하시죠, (=이 새 책도 만나면 드려야 함)
선배님께도 인생의 보너스가 다달이 넘치시기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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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숙이가 좋은 소식을 전해줬구나.
경분이가 퇴직후 그렇게 남은 그 귀한 시간을 소중히 사는 모습을 보니
너무 감동스럽고 찬구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가는구나.
남을 휘하여 그렇게 나누며 사는 착한 삶을 사는 친구가 한없이 자랑스럽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좋은일 많이 하며 살기를 바란다.
정말 축복의 생활을 하는 경분이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보너스로 받은 남은여생을 정말 보람되이 사는구나.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어 고맙다.
구경분 선배님
당연히 타는 연금을 이웃에게 베푸시니 당연히 상을 타고도 남겠습니다.
멋진 선배님 소식 전해주신 김광숙 선배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우와... 정말 감동이네여...
월급보다 작은연금이 퇴직후 널널한 시간에 쓰기에도
모자란다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텐데...
톤즈신부님 영화보는듯합니다...
한번도 뵌적없지만 꼭 뵙고픕니다...
광숙언니... 구경분 선배님뵐때 저도 꼭!!!
선배님...그래도 되여??? 바쁘실텐데...
아름답고 진정 마음이 맑은 할머니로 늙고프거든여...
제가 강화에서 태어났어여...
엄마는 양도면... 아버님은 불은면...
지금도 어머니가 불은면에 농사철이면 왔다갔다 하셔여...
저는 국민학교3학년까지 다녔고요...
정말 하늘이 높고 푸른날 선배님 찾아뵙고 기쁨의향기 듬뿍 담고 오렴니다...
지금이시간 내가 가장 궁금한건...
내가 태어난 환경보다 지금 내가 처한 환경보다...
나의 미래를 어떻게 살것인지?!!!?가 가장 궁금하고 설레이거든여...
지금까지는 어찌 어찌하다보니 이 시간까지 왔지만
지금부터는 소망과 계획이 잘어우러진 실천의 황금시간들을 보내고프거든여...
내가 나를 참 사랑하는 요즈음이라서여~~~
선배님... 정말 반갑습니다...
오매나! 놀래라! 컴퓨터 신청하러 왔다가 광숙이 땜에 팔자에 없는 매스컴 타네. (더 멋지게 사는사람들이 보면 웃을 것 같아서 쥐구멍 찾고 싶네.)
구작가님!
정말 언제 집에 한번 놀러가고 싶어요.
우리들 앞으로의 계획을 예표로 보여 주시니...
참으로 신선하고, 가장 멋집니다.
또한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경분 후배!!!!
수상 축하해요.
많은 생각해주게 하는 글 잘 읽었어요.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반성하느라고 댓글도 늦었네요.
요즈음 훌륭한 삶을 살고있는 후배들이 많아서
부끄러운 마음이 너무 자주 들어요.
축하합니다!!!!!!!
인천 강화군 선원면 !
그곳은 제가 처음 초등교사로 발령 받은 곳이에요!
1980년도 21세 때 이야기지요. 아~
선배님!
그곳에 늘 사시는 것은 아닌가요?
저는 선원초등학교 부근에서 친구랑 3년 자취를 했답니다.
그 당시 옥상이 있는 양옥이었죠!
아침마다 냉정리 우물에서 세수하고 선원초교 아래 마을 농협에서 생필품을 사오고 했지요.
그 곳에서의 추억은 엄청나답니다.
자취 같이 한 친구랑 17일 쯤에 그곳에 한번 추억여행할까 생각중이었어요.
참 보람있게 지내시네요. 부러워요.
작업실이 제일 부럽네요. 늘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게.......
제가 꿈만 꾸는 삶이에요.
놀러가도 되나요? ㅎㅎ
좌측 활짝 웃는 구경분선배님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강화에 가서 그거 그거..가르쳐 드린다고 약속했는데
실천 못해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