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괜찮지?

여기 저기 산사태에 침수에  그런 난리가 어딨겠니?

예고된 재앙이라고 말하는 곳도 있으니      이거야    원.

소는  벌써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하겠지.   잃어버린 소  쥔은 통곡을 할 노릇이고.

우리는 어떻게 맨날 순서가 바뀐다냐.

우리가 좀 밥술이나 먹고 살게 됐다고 너무 자연을 우습게 보고  

경계해야 할 대상인걸 깜빡 잊은 채  

즐기는 대상으로만 여기고 사는게 아닌가 싶네.

 

우리집을 짓는 목수한테 들었는데

몇년전에 팬션을 한채 지은 적이 있대.

뒷편에 석축이 있고 지으려는 팬션 터 역시 석축위 다진 터에 짓는데

자기는 터를 다져놓고

한겨울 나고, 한여름 보내고 (그러다 보면 1년이지)

자연침화가 된 후에 지었으면 좋겠던데

건축주가 시즌  맞춰 오픈해서 돈 벌 욕심으로  빨리 지으라고 졸라대는통에

지어주긴 했는데

다 짓고나서 2. 3년은 큰 비나 태풍이 왔다 가면  

살짝 가서 겉으로라도 한바퀴 둘러 봤다데.

 

우리 집 짓는 동네는 뒷편에 산이 있긴해도 완만한 지형이라

염려는 덜 되는데 그래도 이번 산사태, 물난리 나는거 보고 돌아봐지더라.

그 동네는 별별 새가 다 온다.

묵히는 논이 여기 저기 있고 야산이 있고, 건너편 저쪽에 작은 저수지가 있고

또 어딘가엔 몇년전까지 새우 양식장했던곳이 있어서 

먹이가 많고, 바람을 세지않아서  윤무부 교수(거제도 출신)가 와서 보고는 새가 모이는 최적지라고 했대.

까마귀   까치   야생오리   꿩  백로에 바다갈매기까지   별 별 작은 새도 많고, 봉황도 찾아보면 있을지 몰라.   ㅎ  ㅎ  ㅎ

근데 새들은 농사에 별 피해를 안 주는가본데  고라니하고 멧돼지(난 아직 못 봤어)는

아주 그런 웬수가 없댄다.   그래도 야생동물 보호한다고 잡지를 못하게 하니까  마릿수가 늘고, 

주민들 민원이 자자하면  한번씩 사냥개 데리고 와서 풀어놓고   허공에다 총 몇발 쏘고 간다고

농사짓는 사람들은 야생동물 보호협회하고도 앙숙이야.

멧돼지도 무섭지만 법은 더 무서워서  잡아잡숫는 사람은 없나봐.

 

아직 다 지어지지 않은 집

창을 통해 내다보고 있으면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이 온몸으로 느껴지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선

' 일본에 열흘만 갔다 올까,

서울에 이틀만 다녀올까 '

하는 일탈이 맨날 고개를 든다. 

비가 그치자   반갑찮은 폭염이   기다리고 있었네.

건강하게 여름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