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심심한 시간 TV 채널을 돌리다 보니 `순정녀`라는 프로가 있다.순위 정하는 여자를 줄인 말이라 한다.
무슨 순위를 정하나 호기심이 생겨 보았더니 출연한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길거리 사람들에게 앙케이트를 한 내용이었다.
이를테면 시집 가서 남편에게 밥을 제일 잘해줄 것 같은 사람은?, 시어머니들이 좋아할 며느릿감은?, 남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여자는?, 등의 질문의 답을 모아 순위를 것이었다.
출연자에게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가감없이 일등에서 꼴찌까지 순위를 정해 공개하는 프로였다.
순위를 정하다니... 대학 때는 학점은 있었지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처럼 순위를 정하지는 않았었으니까 성적으로 순위를 정하는 학교생활을 마친지 4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위를 정하는 태도가 매정하게만 보였다.
중학교에 들어가니 여러 초등학교에서 온 친구들이 일 주마다 성적 순서대로 교실에 앉아야 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주루룩 앉쳤던 선생님들은 그렇게 해야 일류학교에 많이 보낼 수있다는 오직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생각 뿐이었겠지만 당하는 학생들의 상황은 비참한 것이었다.
실제로 그 후유증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열등감과 자학증세가 그때부터 생겼다는 것이다.
성적이 떨어지면 회초리로 손바닥을 맞을뿐만 아니라 물바가지 세례를 준 가혹한 선생님도 있었다 한다.
어쨋든 첫째 분단에 앉은 아이들이 들어가는 학교에 들어갔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시절에는 성적지상주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순정녀`의 길은 남아 있었지만.
언젠가 어느 여자 고등학교 교실에 `여러분의 수능 점수에 따라 남편의 직업이 바뀝니다`라고 급훈을 부쳐놨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실화인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과연 그런 급훈을 부칠 수있는 선생님에게서는
학생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 걱정이 앞선다.
TV 프로그램 `순정녀`는 오락 프로그램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현실을 과장되게라도 부풀려 시청자를 웃기는 게 포멧이다.
억지를 써서라도 시청자들을 웃겨서 시청률만 잘나오면 되는 프로그램이다.
교양이 낄 여지가 없는 일개 프로지만 타이틀 때문에 여러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 삶 속에 알게 모르게 `순정녀`들의 경쟁은 있지 않나 둘러보게 된다.
남편 잘만난 순위,돈많은 순위,예쁜 순위,자식 잘키운 순위......
이런 순위들이 은연 중 우리를 옥죄이며 불편하게 만드는 소인(素因)이 될 것 같다.
사실 우리 사회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암암리에 양해하고 있고,
아닌 척하면서도 돈 많이 번 사람들을 우러러 보는 분위기가 아니던가.
또한 우리나라처럼 얼굴 성형이 일반화된 나라가 세상 천지 어디 있을까?
예전에 못생겨서 죄송하다는 말로 인기를 얻은 코미디언이 있었는데 지금의 세태에서 보면 그는 대단한 선구자이다.
못생기면 대역죄인 게 요즈음 세태라면 너무 과장된 표현이 되는지 모르겠다.
순위 정하는 내용을 다음과 같은 것으로 해보면 어떨까.
책 많이 읽은 순위,마음 부자의 순위,봉사활동을 많이한 순위,예술을 사랑하는 순위,
성실한 순위, 부지런한 순위,정직하게 사는 순위......
구태여 순위를 일일이 정할 필요없는 내용들이다.예 혹은 아니오의 답이면 충분하다.
유럽의 어떤 작은 도시에서는 명화가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막기위해 도시민 전체가 모금운동을 벌인 일이 있었다.
예술 문화에 가치를 아는 시민들이 벌인 멋진 시민운동이라 할 수 있다..부러운 일이다.
명품을 걸치고,들고,차고,꼈다고 해서 그사람이 명품이 되느 것은 아니다.
더구나 서울의 어느 특정지역에 산다고 문화인이 된 것도 아니고 더구나 일등시민인 것은 아니지 않을까?
잘산다는 것에 보여지는 것들(아파트,자동차,명품 가방...)이 잣대가 되면 안된다.
그렇게 되면 등수 안에 들고 싶은 사람들의 본능이 아우성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성경에 어두워 바른 인용인지 모르겠지만 소돔과 고모라의 도시가 될 것이다.
TV 속에서 자신을 상품화 시켜 좋은 순위가 되려고 다투는 여자 연예인들을
낄낄거리면서 희롱하듯 다루는 남자 진행자를 어처구니없이 바라보면서,
단순하게, 보여지는 것 물질적인 것들로 순위를 정하지 않는 사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교양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책 많이 읽은 순위,
-마음이 너그럽고 부자인 순위,
-봉사활동을 많이 한 순위,
-예술을 사랑하는 순위,
-성실한 순위,
-부지런한 순위,
-정직하게 사는 순위......정말 맘에 와닿습니다.
(지고는 못살아!) 선후배 동기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대학에서) 맘이 불편했는데
5경선언니 글로...심기가 편해지네요, 저는 7기방에서 요거 한번 순위 정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확실히 아는 하나는
5기에서 봉사 많이한 1등은 저희언니 유인애...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서로 모르는게 참 많아요!
저희 7방에 동기 한명이 미국여행기를 계속올렸는데, 이 사람이 초등시절부터 저랑 동창이에요. 그런데
그토록 다독가이고 박학다식한지.... 이번에 이 나이에, 첨알았다니까요!
선배님께서 위에 지적하신 것은.....늘 제 맘에 있던 내용입니다. 그리고도 제 맘에는 또 다른 꼬투리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공주에서 목회를 정년하시고 케냐 선교사로 떠난 목사님 부부를 며칠전에 만나뵈었더니...(사모님이 화평동 언니이심)
우리나라에 오면 사람들이 너무 버려서, 물질이 너무도 흔해서.... 화가난다 하시면서
1년중 10달을 보내는 곳은..... 너무 가난하고
1년중 두달을 보내는 이곳은 너무 넘쳐서 탈! 하십니다.
저도 실험실에서 아무리 주의를 줘도 버려지는게 아깝지요.. 그런데 춘천 5유인애 언니집에 며칠전 갔을 때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그만 놀래버렸어요. 우리집의 (1/10)도 안되니..... 2000원이던가?! 혹 잘못보았나.... 싶기도 합니다만
맞을거에요, 워낙 검약하니까.
경선아 좋은 글 잘 읽었어.
그런 프로도 있구만.
순위를 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항상 마음이 불편해지는군.
비록 책많이 읽고...등등 일지라도 말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해
사람은 시작하는 자리가 다 다르니까 판단하기가 사람으로는 어렵다고.
누가 더 착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만 환경이 안따라 주는 경우도 있거든.
조금 더 생각해 볼께.
생각하게 해줘서 고마워.
순애 후배는 참으로 자랑스러운 가족을 가졌군요.
부러워요.
경선아~
방에 불이 꺼졌는데 이렇게 좋은 글 올려서 불 밝혀주니 좋다.
다시 한번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글이었어.
경선아 오늘 정례랑 전화 하면서 니 글이 참 좋다는 이야기했어.
두사람 의견이 완전 일치야. 너에게는 특별한 은사가 있다고.
그러니 경선이는 필히 글을 많이 쓰도록 해요.
니 말 대로 할수있을 때 부지런히 해두어. 알았지?
물질적이 아닌 인문적 소양을 갖춘 교양있는 사회를 소망하는
경선이의 바램은 우리 인류가 지향하는 한 차원 높은 사회라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가 물질과 경쟁으로 치닫다 보니 물론 장점도 있지만
각종 병폐도 드러 나고 있잖니?
사람들은 순위를 정하는데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애.
물론 경쟁 당사자들에게는 기쁨과 고통이 따르지만
보는 사람들은 그경쟁에서 희열을 느끼지.
각종 스포츠 경기등을 보면 ......
그러다 보니 " 순정녀" 라는 프로도 생겼나 보다.
또 요새는 각 TV 에서 오디션 프로가 남발하고 읺잖아?
뭐가 인기가 있다고 하면 너도 나도 베끼기 경쟁으로 치닫고 있고.
.
또 드라마를 보면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데,
막장 드라마 일수록 시청률이 올라가고.그러니까.
시청률에 목숨이 걸린 작가는 더 막장으로 향하고,,,
은은히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프로,
뭔가 내적 소양을 높이는 프로는 재미가 없나?
말하다 보니 삼천포로 빠졌네.
근데 와!!! 유인애네 전가세 조금내는 비결이 궁금하다!/
선희 지적대로 요즈음 부쩍 순위 매기는 프로가 많네.
오메 징한 거!
오늘 한 친구와 늙음도 좋은 것이라는 얘기를 나눴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경쟁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었단다.
그리고 젊은 시절이라면 전전긍긍할 사건들이 유야무야 흘러흘러 시간따라 가버린다는 것.
朝三暮四 ,인생의 合은 같다잖어.
밖엔 비 하루 종일 주룩주룩 내리고,
국제전화 소리에 깨어 허둥지둥 받고 잠은 달아나고 또 이곳에서......묵은 병 도질까 두려워라 ㅋ
선희 요즈음 여기서 자주 만나니 반가워
오늘 아침 신문에 미국 LPGA US 오픈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우승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정말 장한 일이다.
미국 선수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는 체격조건 을 갖춘 우리 선수들을 보며 우리가 얼마나 잘살게 됐나 생각되니 눈물겨웠다.
극기(克己)를 실천한 우리 태극낭자들! 아무리 박수를 쳐도 부족한 쾌거이다.
그런데 선수의 한 어머니가 우리 애는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예요 라고 말했다 한다.
물론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다는 말이겠다.
골프는 정정당당한 경쟁이니 승부욕이 있어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지고는 못사는 성격을 다른 상황들에 대입시키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날 것만 같아 마음이 어두워진다.
살면서 닥치는 일마다 승부를 걸어 이겨야 하는 성격 생각만 해도 골치 아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