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부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33.허민희
인일의 정신을 드높히는 해외동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헉헉 하고 뛰어서 뛰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정말 구사 일생으로!
남편이 또 걷자고 하길래 7시 15분경에 나갔거든요.
나갈 때는 멀쩡했던 하늘이 이 동네 골프장을 한바퀴를 돌고 보니 먹구름 같은 것이
몰려 드는 기세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소낙 비가 오려고 구름이 몰려오는가?
그런데 왜 저런 색갈이지?
아주 이상하게 기분나쁜 색갈..회색과 갈색으로 뭉게구름을 치면서 집들 위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반바지 입은 미국 남자가 길에서 겅중겅중 뛰면서 우리를 보고 히히 웃길래
비가 오려고 먹구름이 몰려 오는 것이지? 하고 물었습니다.
그 사람은 아니라고 하며 빨리 서둘러 집으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비가 오는 게 아니라 흙먼지 폭풍이라는 것이었어요.
이제 곧 이곳을 지나가게 된다고 빨리 뛰라고 해서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는데
집까지 10 분을 남겨놓고 먼지 폭풍에 갇혀 먼지를 뒤집어 쓰게 되었습니다.
금방 입안에는 모래가 지금지금 대고, 눈 속에도 먼지가 슴뻑대서,
시속 60 마일 이상으로 휙휙 쳐들어 온 황사때문에 눈도 못 뜨고 입도 꽉 다물고
숨도 못 쉬고 뛰었습니다.
일 미터 앞도 아무것도 볼수 없는데 숨도 안 쉬며 길을 뛰어가자니
난생 처음 당한 이런 일에 얼마나 겁이 났는지 모릅니다.
한국에 황사가 이런 것일까? 생각이 스쳐 지나갔는데 당해보지 않아서 모르죠.
맨 살에 모래가 휩때리고 가는 정도는 아무 문제가 아니고 숨을 마음놓고 못 쉬자니 보통 고통이 아니더라구요.
아마도 삼십분만 더 그런 상태로 더 걸었다면 꼭 죽을 것 같았어요.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숨었으면 좋겠는데 하면서..
그러나 집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악착같이 뛰어 가는데 그 십분 거리가 한 시간도 더 걸린 것 같았습니다.
잠간이었지만 세상 끝날 하나님의 진노가 퍼부어지는 날에 닥치는 환란을 맛 보는 것 같았습니다.
8시 되어 집에 간신히 들어와서 거울을 보니 머리는 산발에 발끝까지 흙을 뒤집어 쓴
패잔병들 같이 보였습니다. 잠간 사이에 그렇게 변할 수가!
이제 막 샤워를 하고 앉았는데 밖에서는 아직도 무서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집을 무너뜨릴 것 같이
울어대고 흔들어 댑니다. 분명코 이 태풍에 시시하게 지은 집이나 가 건물 같은 것은 날아가지 싶습니다.
아, 이제 빗방울도 시작하는 군요.
오늘밤 8시 45분까지 visibilty가 제로가 된다는 군요.
미국 뉴스에 보니 50 마일 넓게 퍼진 흙바람이 피닉스를 강타했는데
운전하기 힘든 위험상황이니 프리웨이에서 사이드 길로 나가서 불을 끄고 서 있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투산으로부터 불어온 거대한 흙바람 태풍에 휩싸인 피닉스의 위급상황을 보고 드렸습니다.
이런 일은 이곳에 이사와 7 년만에 처음, 아니 일생 중 처음이었습니다.(2011년 7월5일 밤 8시 35분)
2011.07.08 04:53:53
어제부터 뉴스에 아리조나에 ?dust storm ?이 불어닥친다고 하기에
그렇지않아도 인선이 생각을 했었지.
책에서 읽었는데 이 ?dust storm ?도 ?tornado ?못지않게 위험하더군.
저항력이 약한 사람은 이 먼지를 흡입하면서 ?valley fever ?라는 기관지염도 생길수 있다네.
그만하길 천만다행이야. 또 감사할 일이 한가지 생겼네그려.
2011.07.08 06:22:51
정말 큰 일 날 뻔 했네. 인선아.
토네이로 도 무서운데, 이 황사도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자연의 위력. 재난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무력한지.....
잘 쉬고 잘 먹고, 기운 내.
2011.07.08 08:00:03
나는 미국에 오래 살면서 처음으로 황사 폭풍이라는 말을 들었네요.
헌데 그렇게 무서운 속도로 무슨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으로 인선후배의
긴박감속에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듯했지요.
다행이 집이 10분정도 거리였으니 헌데 얼마나 힘드셨나요.
2011.07.08 15:21:34
그러잖아도 신문에서 보고 인선언니 생각을 하였는데
정말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그런 경험을 하셨으니 얼마나 놀라셨어요 ~
인선언니 ~
정말 다행이예요.
감사드립니다.
2011.07.09 20:52:05
인선언니~을메나 놀라셨을꼬???
천만 다행으로 잘 빠져나오셨으니 대단하십니다.
뉴스를 보면서 저런 일도 있구나 했는데
울 언니가 혼나셨으니.....
우리 인간은 微物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또 한번 느끼게 되었어요.
언니~ 놀란 가슴 잘 다스리세요.
황사...... 이곳에서는
중국 내몽고 지방의 <사막화>에 따른 먼지가 날라오는 것인데요.... 이것이 대부분 인천과 강릉, 즉
한반도 허리를 거쳐 동해바다에 떨어집니다. (일본은 어쩌다가만 황사를 맞지요)
미국의 황사는...... 궁금합니다. 어찌 발생되고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설령 중국의 황사가 지구를 감돌아 거기까지 날아가는건 아니겠지요? 궁금.....
남미 해수표면이 미세하게 상승하므로서 비롯되는 <엘 니뇨, 라 니냐>
얘네들이 갑자기 소멸되고 기후이변을 좌지우지하던 이들이 없는 <공백= 라 나다>에서 비롯된 벼라별 기상이변이
지구를 강타하고 있읍니다. 이 현상을 라 나다 라고 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