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목소리


인일 50주년 행사가 끝난 후 인일홈페이지 안에서 갈등이 표출되었어요.

저는 임원도 아니고 목소리가 큰 사람도 못되어 그냥 오래 침묵하며

홈피 안에서의 갈등에 마음만 아파했어요.


갈등의 원인은 인일홈피를 자주 오시는 분이라면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발전기금의 사용에 관한 의문이 표출되면서였지요.

지금 이 갈등의 원인과 진행과정을 여기에 세세히 소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혹시 갈등의 내용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면 홈페이지의 구석구석을 찾아보면 다들 아실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본론만) 되도록 간단히 쓸게요.


저는 갈등의 원인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마음이 다소 모자라서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아니면 의사소통의 노련미가 부족해서였다고 하면 제가 오만한 말을 한 것이 될까요? 만일 그렇게 들리신다면 용서를 빕니다. 사실 저는 늘 부족해서 가족 간에도 이따금 마찰을 빚고 사는 사람이랍니다. 그러니 어디 함부로 나서서 말 할 처지는 절대 못 되거든요.


아무튼 이 자리를 빌어 인일 50주년 행사를 주도해주신 총동창회장님과 임원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그리고 큰일을 하다보면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게 일을 이끌기는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짐작합니다. 고맙습니다. 혹시 마음고생도 더러는 하셨을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답니다.


 저는 지난 임시총회에서 (그동안 몰랐던)  ‘지정기탁제’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총동창회장님을 비롯한 몇 분의 발전기금은 ‘지정기탁’이 되어 기부자의 의사에 따라 지정한 곳에 쓰여졌다는 것도 새롭게 알았어요.

 홈피에 올라온 글들을 세세히 읽어보니 ‘지정기탁제’에 대해 일부 선후배님들께서 잘 모르고 계셨던 것 같고, 따라서 모르셨기에 제기되었던 의문점은 임시총회 때의 설명으로 해결이 된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대다수의 동문들께서 ‘지정기탁제’의 의미에 대해 나름대로 이해를 하고 임원진의 해명을 존중하기로 마음을 선택하신 것으로 저는 느꼈습니다. 그러한 제 나름의 판단은, 그 후 지정기탁을 새롭게 제안해 오신 동문님들이 계신 것으로 보아서도 크게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한 판단의 연장선에서, 임시총회 이후 지정기탁을 해 오신 동문님들의 의견도 마땅히 존중되어야할 것이고 받아들여져야 함이 순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르고 있었던 제도를 뒤늦게 알렸으니까요. 그렇다고..... 제 생각에는 동문님들께서 너도나도 지정기탁을 제안해서 이미 지출된 발전기금 이상의 지정기탁 제안이 도래할 것이란 예상은 들지 않습니다. 만일 그러한 사태가 우려된다면, 임원회의를 거쳐 표결된 안건으로, 지정기탁제의 마감시한을 정해 우려되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조처하시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안의 본질은 그것이었는데 홈페이지에서 이야기의 방향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 저는 참 이상했어요. 본질은 놓아두고 다른 이야기들이 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었어요. 

 (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가 시행되기도 했는데 동창회의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정말 필요한 좋은방법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했어요. 앞으로 종종 의견수렴의 일환으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요. 그래서 이러한 일들이 생기면서 홈페이지와 동창회 일이 발전해 나갈 수 있겠다는 전망도 해봤어요. )


 혹시 오해의 소질이 있고 또 좀 조심스러워서,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임시총회 이후, 애초에 몇 분 동문께서, 이미 기부한 발전기금을 장학금으로 지정기탁한다는 제안을 해왔을 때,  그 역시 존중하고 받아들였다면 홈페이지 상에 임시총회 이후의 필요치 아니한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총회장님과 그 외 몇 분의 지정기탁을 인정하고 존중해 드렸음과 같이 임시총회 이후에 지정기탁을 제안한 동문님들의 제안도 충분히 존중해 드림이 좋지않겠습니까?  그렇게, 서로를 존중하면서 손상된 자존심을 다독이고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정말로 비 그친 후의 맑은 하늘을 만나면 좋지않겠습니까?


사실 저는 부부싸움할 때만 목소리가 커집니다. 여기 광장에 나와 목소리를 크게 낼만한 위인은 절대 못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못 견디고 나온 데에는 나름대로의 마음 아픔이 있어서입니다. 요즘 잠시 홈피가 조용하지만 그렇다고 문제의 본질이 상큼한 결말을 본 것은 아닙니다. 이번의 일이 흐지부지 매듭도 못 짓고 흘러가 그냥 역사 속의 묵은 때처럼 남겨진다면 그 역시 인일인 모두의 자존심에 오래 묵을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인일의 동문이고 인일의 딸들입니다.

저는 ‘인일동창회’와 ‘인일홈페이지’에서 서로의 의견이 존중되는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기를 갈구하는 마음으로 아주 작은 목소리를 내어봅니다. 


 어설픈 시골 할매 수준의 글인데..... 

  읽어주신 분들께 고맙고 그저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3기 고형옥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