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하고 논의가 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고인 물이 썩듯

우리가 썩지 않으려면 항상 깨어있어야 하고,그래서 야기되는 비판은 우리를 발전시킵니다.

역시 인일입니다.

나 자신 인일임이 자랑스럽고

인일이기에 이런 자리가 마련되었음에 오히려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 말은 총회에 참석하신 1회 허회숙 선생님이 맨처음 꺼낸 말씀입니다.

연혁관과 인일50년사에 대해 여러 경로로 많이 들었다 하시며

물론 총동창회장을 비롯 여러 임원들의 수고에 박수를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리더의 용기와 배려"에 대해 잠깐 언급을 했습니다.

리더란 용기와 배려로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고요.

저는 이 말에 새삼 선배님을 다시 보았습니다.

엄청 바쁘신 중에도 달려오신 그 정성은 후배들이 행여 한사람이라도 다칠까  염려하는 자상한 선배님의 모습뿐이었습니다.

 

선배님도 그간의 소감을 피력했습니다.

책을 받아 읽고

강순옥 선생님등 모든분이 한결같이 미흡하다는  의견에 새로운 개정판이 꼭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1기 선배님들은 벌써 책임자를 선택해 인일의 역사를 모으기 시작했다 하셨습니다.

연혁관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름대로 요청이 오면 건네리라 생각하고 이것저것 챙겼는데  아무도 요청이 없었고  

막상 개관 이후 와 보았더니 많이 실망스러웠음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이런 의견들은 당연히 제기되야만 하고

인일을 대표하는 총동창회장님의 입장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 할까?

그래서 용기와 배려를 들려 주셨습니다.

잘못된 점을 인정하는 용기와 모든 동문들을 배려하는 자세에서 마침내 균형이 생기는 것이라고요.

리더는  아무나 될 수 없고 참으로 힘이듭니다. 

일은 실컷 해놓고 종내는 책임추궁까지 당하니 어처구니 없기도 하겠지요.

 

물론 한 나라의 지도자가 아무리 잘나고 똑똑해도 하늘이 허락해야만 할 수 있듯이

총동창회장이란 자리도 그와 유사하다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총동창회장님의 용기와 배려를 보고싶습니다.

 

총회에서 2기의 윤순영 선배님이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오천만원의 거금을 내주신 회장님이 여러동문의 뜻에 따라  연혁관의 문패를 바꿀 생각이 없습니까"

이 말에 총동창회장님이

"나는 내 이름이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전혀 상관을 안 합니다.

다만 연혁관은 주관이 인일여고이고 교장선생님의 권한이므로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이 없습니다"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 공은 총동문회에서  인일여고로 넘어 온 셈이네요.

 

그런데 이것이 무슨 일입니까?

1시에는 학생들에게 교실을 내어 주어야 한다기에 서둘러 폐회를 선언하는 바람에 으견은 내지도 못하고 용두사미가 되어 버렸는데

설상가상으로

끝나고 궁금해 들른 연혁관엔 언제 고쳐 달았을까  벌써 새로운 문패가 걸려있었습니다.

총회내내 연혁관의 문패를 새로 고쳤다는 말 한마디가 없었기에 교장선생님에게 여쭈었더니
"저도 모르는 일입니다. 출장을 다녀 오는 바람에..... "

주관인 인일여고 교장의 어처구니 없는 답변이 우리 모두를 또한번 씁쓸하게 하였습니다.

회계는 오늘 회의 시작 전 시청각실에서 나누어주었기에 검토는 커녕 읽을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늦은 점심

격론이 벌어졌음에도 총동창회장님의 제안으로

참석인원 32명중 바쁜 동문들을 뺀 24명이 "담쟁이 덩쿨"에서 웃고 떠들며 돌솥비빔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2기들이 해결해야 하는데 우리들때문에 여기까지 참석해준 분들에 대한 보답으로 오늘은 제가 냈습니다. 미안합니다" 

어느틈에 계산을 끝낸 엽엽한 2기 윤순영 선배님의 인사가 있었읍니다.

그리고 써비스의 여왕인 17기의 이주향님.....

처음부터 끝까지 뒷바라지에 앉을 틈도 없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허회숙 선배님을 비롯 총동창회장님등, 자랑스러운 인일인들을 곁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벌써 계절은

초록의  6월입니다.

아카시아 알싸한 향내가 상큼하고 장미 만발한 싱그러운 인일 교정을 기억하시는지요?

예나 지금이나  그 교정은 변함이 없고 우리를 설레게합니다.

그 아름다운 교정에서 꿈을 꾸던 소녀들.....마음만은  그때처럼 늘 반짝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