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회 - 게시판담당 : 강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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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어느덧 가고
벌써 시원한 바람이 불어 제법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9월 중순에 접어 드는구나.
친구들아!
이번 9월에 내가 연화중학교로 전근을 했단다.
그런데 오자마자 9월 9일과 10일에 걸쳐서 동부교육청 체험수학 한마당이라는 행사가 본교에서 열렸어.
그 행사에 우리들의 영원한 선생님 윤낙영 교육장님이 참석하셨단다.
내가 좀 소극적인 성겨이라서 선생님을 뵐 기회가 생겨도 고개 숙여 인사만 하고 지나다가
이번에서야 인일여고 8회라고 말씀드렸더니 굉장히 반가워 해주셔서 더 송구스러웠어.
그리고 동창회 홈페이지에 글 좀 올리하고 전화까지 주셔서 오늘 회원가입을 하고 몇 자 올리게 되었지.
교육장님!
만나 뵈서 사실 너무 좋았구요.
교육장님 말씀대로 남자 제자들 못지 않게 저희들도 잘 만나고 있으니까 자주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저희들 격려해 주시고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존경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연수고등학교 뒤, 연화중학교에 갔지요.
우리 북부 관내는 아니지만 수학이라니까,
초청하는데, 수학선생이 아니갈 수 없쟎아요.
비는 부슬부슬 오는데, 학생들은 바글바글하지요.
부모들이 애들 차태워 주느라 학교 앞은 혼잡하지요,
네~ 정신이 없더라구요.
행사를 마치고, 학생들이 수학에 관한 여러가지 작품들을
둘러 보고 집에가려고 현관을 나서는데,
누가 내 앞을 막고, 인사를 하더란 말입니다.
`저~ 인일 8회 황정순이예요.
진작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죄송해요.
아까 들어오시는데, 인사를 드릴까 하다가
못 드리고 이제서야 인사 드리는 거예요.`
`응~ 인일 8회라구?
가만 있자. 얼굴이 기억이 날듯 말듯 하네~
그럼~ 구명화, 김은숙, 전숙현, 김미자 하고
동기란 말이지?
그런데 교직에 있으면서 여태 뭐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얘기하나?
나를 본적도 여러번 있었을텐데 말야!`
(내가 시교육청에서 장학사, 장학관을 했었는데... 쯧쯧~)
`제가요~ 좀 내성적이라서 나서지 못하고 그래요~`
`그렇지~ 그래~
여자들은 그런 사람들이 많지~
남자제자들은 찾아오고, 부르고, 같이 놀러 가자,
술 먹자~ 별 얘기도 많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
그게 여자들의 본성인가 보지?`
`다음에는 자주 연락하고, 필요한 것 있으면
얘기 해~ 그래야 내가 도움 즐 수 있나, 생각해 보쟎아~ 알았지?
그러고 말야.
왜? 인일 8방 홈피에 안들어 오는게야!
구명화가 혼자 애쓰쟎아.
미안하지도 않나?`
`슬쩍 보기만 했어요. 쑥 스러워서요~`
`괜챦아~ 뭐 어때~
나도 들어 가서 막 야단치쟎아~
내가 몇 살인 즐 알아?`
`네~ 이젠 들어 갈께요~`
`좋았어! 그러라구!`
이렇게 말을 맺고 나오는데, 차가 빠질 때 까지
비를 맞고 손을 흔들고 서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으흠! 내가 너무 심하게 얘기했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 오면서 생각을 했다.
`흠! 이젠 첫 제자들도 나이 먹어가고 있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구나.
이 놈들 중엔 손주를 둔 녀석들도 있을텐데,
나도 인일에서 가르치던 생각만하고 어리게 보고
야단칠게 아니라 젊쟎게 대해 줘야 돼겠어.
각성해야지~`
이러한 생각을 해 보았다.
그냥 제자들이라 허물없이 얘기한 것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기를 바래요.(:l)(:l)(: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