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이 제목만 봐도
마음 불편하고 소화조차 잘 안되는 분도 있겠지.... 싶다ㅎㅎ
대학은 요즘 기말고사 기간인데,
이 기간을 마지막으로 한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된다.
시험이라는 평가를 통해 장학금 수혜여부도 판가름 나고, 사회에 들고나갈 나의 성적도 확정이 되니...
멋모르고 1학년을 시작한 학생들이라도, 학년이 높아질수록 시험기간의 독특한 긴장에 점점 강도가 높아지게 마련이다.
시험기간의 분위기는 대학마다 참 독특하다.
내가 겪어본 여러 대학의 수험 분위기를 여기에 설명해 보고자 한다.
(1) 우선 몸담고 있는 배재대학교의 시험기간, 경우는 .... 약간은 축제같은 분위기이다.
평소에 별로 공부하지 않던 학생들이라도 벼락치기로 공부를 한다. 실험실에서 삼삼오오 밤을 새우고
다같이 야식을 시켜 먹고 하여, 쓰레기통은 피자박스, 컵라면 그릇 들로 넘쳐난다. (요즘은 생과일 쥬스나 팥빙수 등도 배달해주니
이런 딜리버리 흔적들이 넘쳐나고, 불닭 등등 새로등장하는 독특한 배달음식들도 이때 알게된다, 이런게 다있네~~)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름에 있어 학생들 사이에 큰 갈등이 없다.
다만, 장학금 수혜자가 결정되면... 누락된 학생들은 부모님께 죄송하여 입술을 깨무는걸....느낀다. (=다음 학기엔 더 열심히 공부해서
기필코 장학금 따야지...결심.) 시험기간이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면-
정말 교정에 개미가 기어다니는게 보일 정도로... 한산해진다. 다만 교수연구실들은 더 치열하게 돌아가지만....
(2) KAIST의 시험기간: 카이스트에서 간혹 진화학 강의를 하는데, 대개 80명 수강자 사이에 천차만별의 차이가 느껴진다.
혀를 내두를 정도의 천재들이 반드시 몇 있다. 얕은 꾀를 부려...평가에 임하여 강의자의 비웃음을 사는 학생들도 있다.
대부분은 상당히 열심히, 애를애를 쓰며 공부하는구나.....싶은데, 시험기간 시작 한달 전부터 학교의, 강의실의 분위기는 썰렁하게
얼어있고 긴장이 팽배해진다. 학생들 간의 우열이 <성적 평가>로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성적별 등록금 차등제를
시행하여....학생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은 경우를 기억하는데, 그토록 카이스트 학생들에겐 시험이란 준엄하고 무시무시한 관문이다
(정말 넌 잘났다, 여겼던 학생들이.... 생물학자로의 길을 접고 외국인 컨설팅 기업에 입사하여 삼성현대 등과 연봉격차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그런 수입을 갖는 것에 자아도취 하는 듯하고,...또 탁월한 학생이다, 여겼던 학생이 생물학과 대학원보다는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
하여 의사가 되고자 하는걸 보면 대개 성공의 잣대가 <나 좋아하는 일을 한다> 보다 <얼마나 버느냐...>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인 듯..
(3)케임브리지의 시험기간: 교육부 파견기회에 선발되어(93,94) 케임브리지대학에 가기 전까지는 케임브리지대학의 교육을 제대로
알 턱이 없었다. 이곳은 정말 독특한 수월성 교육을 하는 곳이닷! 일년에 Michaelmas Term, Lent Term, Easter Term 각3달간의 학기를 모두
마치고 길고긴~~ 여름방학을 enjoy하기 직전, 지난 일년간 배운 모든 과목을 한거번에 시험 치루는 제도이니, 그야말로 생물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1년간 공부하여 나의 살이 되고 피가 된 모든 것을 몽땅 토해내야 하는 시험이다. 5월 이 기간에는 카이스트 같은 불쾌한
정적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밥사주고 고기사주며 격려하고픈 맘이 물씬 우러나는 기간. 학생들 얼굴은 이불호청 빨은것처럼... 하~얘지고, 깨달음으로(?) 눈은 빛난다 (대부분의 학과 도서실은 얼마나 perfect한 전문도서실인지... 감탄에 감탄을 나들 때마다 하게된다. College의 도서관은 각각 세계적 명소이며, 국립British Library는 세계인쇄물은 다 있다는...사실 ) 내가 정년前 학과장 봉직을 자청하여, 이번 학기에 학과 인테리어-upgrade를 私費로 하면서 (=정년기념선물) 도서실을 꾸미고 있음은 실은 이 대학 식물학과 도서실을 아주 죄금이라도 모방,흉내-)
한달간의 시험이 끝나면.... <May Day~> 축제!
학생들은 Cam江에 레이저를 쏘고
축제를 벌이며 거의.....미친다.
이네들을 바라보면서, 아 <이 학생들은 진정한 승리자구나!>
과연 너희들은 세계의 이 부분 연구, 인류의 이노베이션을 이끌어갈 선두그룹이로구나....생각하게 된다.
이 대학은 강의조차 독특하다. 대학원 강의는 따로 없고,
학부강의에 세계에서 모인 대학원생들이나 방문교수들도 모두 뒷자리에 앉아 참여한다.
강의는 교과서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는게 우리나라 관례인데, 여기는 교과서가 없는게 특징이다!
한학기 강의를 마치면 <와~~ 저 강의자는 이 강좌로 책한권 새로 썼네> 하리만큼 엄청난 그분야 최신내용, 레퍼런스 등을 쏟아붓는다.
즉 한 과목 수강한 그 노트는 10cm 두께 바인더노트 한두권은 족히 된다.
이런 강의 일년 수강한 것을 한거번에 몰아서 시험보고 평가를 받는 것이 케임브리지式
??유교수!!!!
와아!!!
재미있게 읽었어.
내가 다시 태어나면 난 꼭 하버드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해.
격렬하게 열심히 사는 모습이 정말 좋아보여서.....
캐임브리지 대학의 강의도 정말 좋아보인다.
그런 경험을 한 유교수가 참 부럽다.
우린 태어나면서부터 경쟁 속에 살고 있는데
여유롭게 살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나 그 경쟁이 우리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키지 않았나하고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