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향이가 막내 놈 키우는 애환을 늘어놓을 때

난 호강에 겨워 요강에 빠질 소리 한다고 핀잔을 주었다.

 

그녀 왈 다 장성한 두 딸이 해준 선물 입고 걸고 메고 다니면서

자기에게 염장지른다나 뭐라나...

 

둘 째를 막 낳고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협골반이라 재왕절개로 둘을 낳았으니

아들 미련에 내 목숨을 담보로

또 도전을 하는 것이 엄두가 안 나서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가 지배하던 그 시절

가족계획을 하고 말았다.

 

그 후 재롱피면서 점점 숙녀로 자라나는 두 딸을 보며

또한 시대가 많이 변한 탔에 그리 아들 부러운 줄 모르고 살았다.

 

근대 6개월 전쯤 울 막내에게 남친이 생겼다.

대학 졸업반인 스믈네살 울 딸에게 지금 막 자동차회사에 취업을 한

어느 녀석이 프로포즈를 했다.

 

4년동안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던 같은 과의 복학생 선배가

졸업 전 결혼할 여자를 만들어야 겠다고 작심을 하고는

그동안 지켜보던 딸래미에게 손을 내밀었단다.

 

우연은 아닐 터 양주에 사는 청년이 내가 사는 인천에

첫 직장을 잡고 오피스텔을 얻어 자취를 시작했다.

면접관 앞에서도 여친이 인천에 있어 꼭 이 회사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니

그의 취업에 우리 딸이 일조를 한 샘이다.

 

이제부터 주일에 우리 교회에 나올 거라고 하더니 3 주전에

예고도 없이 진짜 짠 하고 나타났다.

그 후 주일이면 어김없이 오는 녀석이 대견하다.

예배에 참석하러 온 것이기에

새로나온 성도로 대해야 하는데

 

첫 만남이 얼마나 어색하던지

내가 첫 선을 보는 것인 양 가슴이 뛰는게

영 기분이 묘했다.

호칭도 뭐라 불러야할지

아직 사윗감으로 대하는 것도 그렇고

 

아들을 키워 본일이 없어 사내애기 귀저기 가는 것도 참으로 민망하던데...

묘한 낮선 기분 그러면서도 싫지 않은 이 기분은 뭐지?

 

점심을 먹고 그 녀석이 돌아가고

온 종일 그녀석 덧니 난 웃는 모습이 어른거렸다.

아들~ 아들~ 하며 콧소리로 아들을 부르는 엄니들을

좀 재수없게 생각했는데

아~ 그게 아들 둔 엄니들의 특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 놈 참 밉상이네

고 녀석 훔치고 싶다.

근디~

그 집의 외아들이라니 어쩐다냐.

 

퇴짜놓고 아들 많은 집에서  

다른 놈을 구해봐야 하려나.

 

아직 애숭이들인 주향이 아들을  데려올 수도 없고...

ㅎㅎㅎㅎ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