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봄날 모임에 갔을 때의 일이다.

어디 사느냐는 선배님의 물음에

소래요. 했더니

무슨아파트?

아파트가 엄청 많이 생겨난 곳이니

당연하게 아파트에 살겠지 하셨나보다.

..............

아파트 안 살고 주택이요.

곧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뜸을 드려서 한 나의 대답이다.

 

주택에 사는 사람이 더 부자야.

 

아뿔사~이게 아닌데...

정직한 내 대답에 혹 분위기 다운될까봐

얼결에 둘러댄 말이었는데...

 

지금 정정해야겠네요.

저 사실은 빌딩에 살거든요.

 

그럼 더 부자겠네.

이렇게 말하실 건가요?

 

그럼 전 이렇게 대답해야겠네요.

하늘에 게신 울 아버지가 부자니까

당연하게 저도 부자지요.

 

유난히 욕심도 많고 승부욕도 강했던 내 남편

그러나 하나님은 그에게

부자의 삶을 허락치 않으시고

오히려 빈손 든 개척목회자의 삶을 허락하셨다.

 

다행인 것은 그의 내자인 내게는

소유의 복은 못 받았어도 누림의 복을 주셔서

풍부에도 비천에도 자족하며 인내하며 감사하는 은혜를 주셨다.

 

6층짜리 빌딩의 3층에 있는 교회가 우리집 이기도하다.

 

방문을 열고 나서면

양을 안고 있는 예수님이 그려진 대형 성화가 정면에 보이고

각양 열대 관상목이 천정을 찌를 듯 서있고

한쪽에는 흰 레이스보로 덮여진 검정피아노가 있고

천정에 매어달린 스피커에서는 은은하게 찬양이 흘러나오고

뒷쪽의 테이블에 앉아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신다.

이만한 거실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흔하지는 않을 터

 

창문 밖을 내다보면 오봉산이 보이고

여름밤엔 옥상의 하늘정원에서 별도보고

뒷문으로 나가 짭조름한 해풍을 들이키며 조금만 걸어가면

은빛 갈매기 노닐고

만선한 뱃사람들이 깃발을 나부끼며

저녁놀진 물살을 가르고

포구로 돌아오는

어느 화가의 수체화를 날나다 감상할 수가 있다.

 

지난 겨울 17기 모임에 함께 가자고 친구에게 제안을 하니

그 친구 왈

동창회는 회비도 내야하고

학교에 기부도 해야하고

돈 많은 사람들이나 가지 우리같은 사람은 못 간다.

이럽디다.

 

정작 그렇게 말한 친구들은 돈이 없지도 않은 분들인데

그들은 어디메 가고

아이러니하게 나만 남았다.

 

너는 왜 니네끼리만 노는 종교방에만 들어가니?

니가 다른 방에 못 들어가는 이유를 말 할수 있니?

기죽니? 아니면 사상이 안 맞니?

한꺼번에 여러 질문들이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내 맘속으로 쓰나미가 들이닥친 양

급 물살을 타고 어찌어찌 이방에서 노는 사람이 되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신 고난주간을 통과하며

말 구유를 요람삼고 태어나시어

가난한 자, 병든 자, 고아와 과부등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하시다가

이땅에서는 머리둘 곳도 없으셨다고 고백하시며

아담과 하와 이래 죄 중에 태어난

우리모두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 지신  예수님을 잠시 묵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