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친구들!!!

벌써 사진 다 올려놓았네~~~.

나는 제주도로, 대전으로 다니다보니,

이제야 너희들 사진도 보고

꿈같았던 제주도여행을 떠 올려본다.

정말 일상에 적응하기가 힘들더라구.

 

우선 병숙아, 금자야, 승숙아 너무 고맙다.

병숙이는 참가신청과 비행기스케쥴 잡아주느라 아마 전화를 300통도 더 했을거야. 나한테는 새벽 1시에 문자온 적이 있으니 그때까지 정리하고 있었다는 거겠지? 남편배웅하고 김포공항으로 오고, 제주도에서 돌아가자마자 미국으로 가고, 하는 것 보니 제주여행을 위해서 남편과 함께 출국하지 못한 것 같더구나. 말없이 책임감 다하는 병숙, 놀라운 친구다.

 

숙소와 버스를 제공해준 금자는 일등공신이다. 큰 일 작은 일 정말 부지런하더라. 몸 무거운 금자가 그렇게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더라구. 별장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별장 가지고 있는 친구 있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이 있쟎니? 우리는 그런 복 받은 친구들이다. ㅎㅎ

 

온갖 잡일 맡아준 승숙아 고마워~~~. 정정숙이 하는 말, 승숙이는 언제나 돈 계산을 하고 있다는 군. 회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알지? 돈 남겨서 우리에게 오메기떡, 오방떡까지 챙겨주는 짭짤한 살림꾼이 있었기에 우리가 잘 먹고, 즐거웠던 것 아니겠니?

 

갑순이는 바쁜 일정을 쪼개서 오느라고 1박2일 밖에 못했단다. 그래도 우리 모두의 머리에 가장 강하게 남는 일을 하였지? 닭장사 말이야. 교장선생님의 force 정말 대단하더라.

 

이번 여행 중 특히 좋았던 것은 그동안 못 보던 친구들을 많이 보았다는 점이야. 수겸이 순희, 장상숙, 고진자, 정영희, 신경숙, 김정렬, 박유순 등등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었어.

 

수겸이는 우리 동기 맞나 싶더라. 우리 모두 40살이라 보았단다. 세련된 멋쟁이이고. 며느리보면 아니 딸과 함께 나가면 자매인 줄 알겠더구나.

 

순희는 그 작은 체구에 원주에서 유명한 난타선생님이시라고 해. 인일이 만나면 항상 놀라는 점이 있지.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나이가 들어가도 자기 일을 찾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 말이야. 순희도 사위를 보았다고 하니, 아마 가장 젊은 장모님 아닐까?

 

장상숙도 오랜만이야. 편안한 얼굴이지만 어려운 일을 겪었더구나.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했어. 그래도 이제 동창회에 나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고진자와 정영희는 언제나 함께 있는 모습이었지? 여행 다니다 보면 버스의 옆자리에 앉던지, 옆자리에서 밥을 먹던지, 아니면 한 방을 쓰던지, 길 가던 중 옆에 가게 되던지 하는 만남이 있쟎니? 영희를 보자마자 나는 ‘아, 영희가 왔구나. 언젠가 옆에 한번 있어야지.’ 생각했는데, 한 번도 못 했어.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영희에게 그 맘이라도 전해서 다행이었어. 고진자야, 정영희야, 여행즐거웠기를 바래. 다음에도 함께 하자~~~.

 

신경숙은 득란이가 불러내어 여행을 함께 하였다. 이렇게 무리지어 시끄럽게 여행하는 것이 처음이었나봐. 여행 어땠느냐고 물으니 “정말 놀라워. 환상적이었어.” 하더라구. 오랫동안 하던 병원도 잠시 쉬고 있다니 친구들과 함께 하는 일 많으면 참 좋겠다. 나도 사실 인생의 힘든 시기에 인일과 함께 해서 정말 명랑해졌어. 이제는 학교일 보다 인일친구가 우선이란다.

 

김정렬과는 이틀 밤을 옆에서 잤다. 얼굴이 하얗고, 조용한 김정렬, 그러나 할 말 다하는 정렬이의 모습에 다 놀랐지? 그래서 내가 “그대는 안으로 정렬(정열)이 있소이다.” 했다. 무거운 전문가용 카메라를 메고 다니면서 자기 사진은 안 찍고, 친구들 사진만 찍는 봉사형 인일인이어서 또 다시 “그것도 안으로 있는 정렬(정열)이요.” 했다.

 

박유순도 반가웠어. 특히 이정수, 박유순, 유순영, 옛날의 테니스부가 만나서 우리는 그대들에게 특별히 한 방을 마련해주었다. 이 친구들 셋이 모였는데 처음엔 왠지 서먹하더라구. 우리 보통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한 5분 정도는 적응시간이 필요하지? 그런데 이 친구들은 하루정도 그러더라구. 나중에 순영이 한테 물으니 “너무 친했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 모습이 아닌 것이 서로 너무 어색했나봐.” 하더구나. 그러더니 웬걸, 하루 지나니 우리가 거실에서 모두 득란선생에게 펠덴크라이스 움직임을 하고 있는데 그 팀은 밖에서 무슨 일이 있는 지도 모르고 자기들끼리 방에서 깔깔거리고 놀더라구. 순영이는 아직도 꿈같데. 중고등학교 때 단짝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고, 그 때 일을 얘기할 수 있는 것, 그건 바로 우리 마음이 17살로 돌아가는 것 아니겠니? 땅 끝 해남에서, 인천에서, 시카고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만나는 그 기쁨! 정말 꿈같다.

 

원희도 짬내기 어려운 데 함께 여행했다. 이틀을 잤으나 일요일 새벽에 떠났으니 아쉬웠지? 그래도 우리 여행 중 백미였던 올레 6-7코스를 함께 했으니 다행이다. 아직도 낭낭한 그대 음성, 네 목소리 들으면 마치 지금 원형교사에 있는 것 같아.

 

승자는 아마 동창회 참석을 가장 잘 하는 친구일거야. 그렇지? 이번에도 친구들 동원하여 시어머님을 설득하고 왔더구나. 그리고 와서는 언제나 우리를 대변해서 춤도 추어주고. 베둘레헴 우리와는 달리 아직도 몸짱을 유지하여 우리 모임의 체면을 유지해주고.

 

황인경과 한선옥도 주로 함께 있었던 것 같네. 아픈 듯 목소리 작은 황인경, 그러나 할 말 다 하는 황인경이다. 인경이를 보면 옛날에 뵈었던 인경이 어머니 생각이 난다. 오랜만에 만난 한선옥도 반가웠어. 말도 잘하고, 잘 섞이고, 멋쟁이 한선옥이다.

 

우리 다 함께 춤도 배웠다. 이춘주한테서. 나는 사실 일찍 잠들어서 몰랐는데, 모두 함께 스포츠댄스도 췄더라구. 첫 날 저녁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간단히 자기소개도 하였는데 나는 춘주의 인사가 인상적이었어. “많은 친구들이 나를 잘 모르더라. 내가 별로 존재가 없었나봐. 그런데 이렇게 잘 있어.” 많은 경우 이런 때 소외감을 느끼는 편인데 춘수는 그렇지 않더라구. 언제나 스스럼없는 표정에서 그동안 잘 살고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라구.

 

정정숙은 우리에게 오빠(?) 한 분과 함께 다닐 수 있게 해주었다!!!

정숙이를 볼 때마다 나는 그 재주를 시에틀에서 혼자 가지고 있다니 너무 아까워. 자기가 짜 입은 옷 들, 사진에서 보면 그냥 색깔만 좋게 보이지? 실제로 보면 정말 예술이야. 한국에서 미대 다녔으면 정말 좋은 작가가 되었을 것 같아. 지금이라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니 정말 다행이야. 포트폴리오를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열정, 언젠가 큰 꽃을 피울 것이다.

 

이영화도 늦게 와서 오래 함께 있지 못하였어. 하지만 하루라도 함께 해서 좋았지. 일본 사위를 보았다고 일본어를 공부하는 열심인 장모님, 역시 인일인이지?

 

우리 중고등학교 때 음악공부 잘 하였쟎니? 음악선생님이 많더라구. 종분이가 버스에서 노래하는데 그 정확한 박자감에 놀랐다.

 

강옥선도 바이올린을 오래 하고 있더구나. 언제나 무엇을 열심히 하고 있는 인일인이다. 옥선이가 “나, 처녀야~~~”하니 득란이가 “나만 처녀인 줄 알았더니 여기 한 명 더 있네~~~.”해서 우리 함께 웃었지?

 

영원한 자유인 김득란이 있어서 즐거웠다. 모두들 득란이의 긴 머리, 자유로운 영혼을 부러워하였다. 또 부러워한 것 있지? 뒷 모습이 젊다고. 세상 어느 곳에 혼자 놓아두어도 즐길 줄 아는 득란이다. 득란이는 중고등학교 때 체육시간이면 벤치에 있거나 교실에 남아있는 비실이었데. 펠덴크라이스 신체운동을 만나 새 사람이 된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언제나 학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운동으로 새 삶을 사는 친구가 한 명 더 있어. 김명순도 아파서 학교를 그만두고 탁구를 시작했더구나. 이제는 대표급 선수가 되었어. 나는 왠지 명순이를 보면 언니같은 느낌이 들어. 너희들도 그러니? 글쎄, 명순이는 싫어할려나?

 

한유순은 갑상선 수술날짜도 제주여행 뒤로 미루었단다. 금요일에 수술 하였고 오늘 일요일에 퇴원한단다. 유순이 남편이 인고 테니부였는데, 옛날에 정수, 유순, 순영이 모두 인천 테니스 코트에서 많이 만났데. 그 중에서 테니스를 가장 잘 치던 정수는 유순이 남편과 테니스도 쳤다는군. 인천에서 만난 인연, 우리 인생이로이다. 그 인연으로 유순이는 남편대신 우리 모두에게 밥을 한끼 샀다. 

 

김영자하면 누구든 하는 말, ‘아, 눈 크고 목소리 허스키한 김영자?“ 그대는 우리의 영원한 MC, 사회자이다. 그 집 자매들은 넷이 다 그런 재주가 있더라구. 중 고등학교 때는 아파서 학교에 못 오던 때도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건강을 극복한 그대도 인간승리여~~~.

 

장선수는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친구들 사진을 많이 찍더라구. 우리 7기에 올라온 사진보니 선수가 찍은 사진 아니었으면 우리 일정을 다 보여줄 수 없었을거야. 아마 학교에서도 그런 선생님일 것 같아. 선수같은 친구가 있어서 그래도 사회가 공공의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마져든다. 선수야 고마워~~~.

 

모두들 제주여행에 수고했는데 나는 아무것도 안한 것 같아서 미안해.

그래도 글이라도 써야할 것 같아서, 서둘러 썼다.

친구들 모두, 화창한 봄 날 많이 즐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