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머리 숯이 적은 난 바람 많은 봄을 유독 싫어했다.
학창시절을 포함 지금까지 모자를 거의 쓰지 않는 이유도
속알머리 없는 핸디켑 때문이다.
여자들은 봄바람 난다는데
난 낙엽 뒹구는 스산한 가을이 좋았다.
첫사랑 생각도 나구
티비 화면마다 붉게 물든 가을 절경을 소개할 때면
미처버릴 거 같은 강한 열병을 앓기도 했다.
그런데 2011년 4월
잔인한 4월이라고 여겼던 내 관념을
뒤집어 버리는 사건이 생겼다.
인일 50주년 행사를 시작으로
어제는 봄날 100번째 수다방 정모에 초대되었다.
늘 반복되는 일상의 바운드리를 넘어
또 다시 외출을 감행했다.
스카프 날리며 걸어가는 내를
쏟아지는 햇살이 따사롭게 감싸안았다..
둔해진 50줄의 여인의 살갗을 자극하는
봄바람이 싫지 않은 걸 보니
내가 봄바람이 나긴 났는가보다.
두근반 세근반
첫날 부터 지각을 했다.
인생 후반을 멋지게 달려가고 있는
선배님들의 포스에 기죽어
얼어버린 얼굴로
어색한 미소를 흘리며 인사를 했다.
복잡한 정관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이 모임이 맘에 들었다.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게에
임금님 수라상보다 더 화려한 산해진미를 맛보며
돌아올 때는 선배님들이 준비한
김,미역, 떡, 이뻐지라고 고급 화장품까지
글구 주향이가 준비한 손수건에
한 보따리씩 들고
아쉬운 작별을 하고 나서는 아줌씨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
난 감사하고도 영광스럽게
정보위원장 전영희 선배님의 차로
못 다한 데이트의 여운을 풀 수 있었다.
애인과 헤어지고 돌아온 설램 처럼
이렇게 긴 여운이 이어지다니...
내가 바람이 난 것이 확실한가보다.
???봄날에 들어와서
제대로 바람을 피우게 될것같은 예감이다.
명자의 싱싱한 글솜씨를 보면서
한껒 젊어진 봄기운을 우리봄날이 충전한다는것......환영이야.
우리들 모두가 다
명자가 지금 겪고 있는 그 코스를 따라 여기 왔다네.
나이 오십이 되던 해에 불어닥친 바람.
일평생 바람이라곤 모르고 살던 범생이들이
쉽사리 헤아날 수 없는 지독한 늦바람에 휘말린 거지.
동창 바람.
공유한 유년의 추억이 같고
살아온 시대의 풍경이 같고
생각하는 방법과 살아가는 방식이 비슷해서 너무도 편한 사람을 만나
잠재되어 있던 모든 감성과 열정들을 서로 일깨워 주는 바람에
어디서도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던 영혼의 갈증을 풀게 되어 행복함.
그것이 바로 동창 바람의 실체일거야.
암튼.
명자 후배.
환영해.
그 봄바람을 오래도록 만끽하면 봏겠네.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친구 따라 가는건 좋기만 하다.
올해는 왠지 친구덕에 풍요로운 마음밭을 일굴것 같다.
고맙구 고맙다.
지난 20여년을 8남매의 막내며느리가 내 타이틀이였다.
적극적인 것보다는 다소곳이 뜻을 알아듣고 따르는 미덕을
나는 참 신나서 나름대로의 배움도 터득하면서 해 왔다.
그런데 30주년이 되면서, 총동창회의 꽁지 임원이 되면서
학창시절의 나의 모습이 재현되면서 무지 힘들었다.
나도 헤매는데 친구들을 나오자고 권하는 형상은 낯설다.
아이들 탓에 하는 학교활동에서는 나의 지극한(!) 나이가 무기라
까칠한 컨셉을 들이대면서 되도록이면 짧은 만남을 진두지휘했다,
다소의 분별력있는 팀의 리더라는 호평도 받으며.
그러나 남은 다 속여도 어찌 자신을 속일 수 있을까?
그것도 본성이 자극되고 영원히 제곁에 있는 저와 함께 하는데
인일에서의 삼년은 많이 울고 웃고 고민하고 다양한 추억을 주었다.
그것이 인연의 시작이라 인위적이지도 강압적이지도 않다.
명자가 잘 풀어내는 실타래에 나도 동동 매달리면서
이렇듯 카타르시스를 느끼려면 아무래도 무게를
줄여야 할 듯 싶다, 마음이든 몸이든.
참 신기하다.
3년간 교정을 오가며 단 한번도 너와 나 눈 인사 한번 나눈 일이 없었는데
단 한가지의 공유하는 추억이 없는데
이렇게 살가운 친구가 되다니...
나도 시댁 친정 모두에서 막내의 자리에 있다보니
늘 수동적으로 살았지.
어른 노릇을 해본 일이 없어서
사회에서도 비교적 윗 분들에겐 잘 대처를 하는데
오히려 아랫 사람 대하는게 더 어렵더라구.
암튼 나이 오심 넘어 새로운 친구를 갖게 되어 참 좋다.
같이 8월생이란 것두 맘에 들고...
발가락이 닮았다란 소설 처럼
막내 며느리인 것도 같은 달 생일이란 것도...
뭔가 공통 분모가 있다는 것이 우리를 묶어주는
끈이라도 되는 양 그런 맘이다.ㅋㅋㅋ
니들 왜그러니?????? (증말 문인이닷 순애 말대루....)
증말 이야기 보따리 이리 술술 풀어내는 재주
어디다 감춰두고 살아 온거니?
때 맞춰 봄바람인지 늦바람이 아무래도 쓰나미 이상 매가톤급일거란 예감이......
잘들 왔어요.
이쁜 후배들~~~
이미 범상치 않음을 감지했잖아요. 봄님들~!
명자가 쓴 글에 놀래고, 주향이랑 일할때 너무 철학적이고
은유, 비유가 많은 문자에 놀랬답니다.
언젠가는 답문자에 ? 주향아,너무 어려워서 이 언니가
못알아 듣겠다" 그렇게 보낸 적도 있답니당.
외국 여자가 TV 에 나와서 말하듯이 " 우리 동생들 똑똑해요~!!"
12시가 다 되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아이들의 학구열은
비실비실 올 때보다 더 뜨거워져 식히라고 억지로 수업
맞치면서 학파라치든 뭐든 빨리 불어서 얼랑 지탄의 대상인
나의 사교육 현장에서의 밤일을 명분있게 접고싶다는 생각만
굳이 걸어오다 아파트에 늘어선 벚꽃들의 제각기 다른 개화에
황홀해하다 콰-당 넘어졌어요.
지나가던 아저씨가 "괜찮아요?"하는데 당혹도 챙피하지도 않고
봄을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했냐고 싶은 걸 보면 막 헤어진 녀석들의
어려워하던 열기가 제게 온것 같아요.
지난 행사때 언니의 해맑은 웃음이 얼마나 많은 가르침을 주셨는지
아시나요? 그러니 저도 모르는 말들이 툭툭 나온거죠. 동기유발을
지대로 하신 결과로 이렇듯 봄날 입성하여 불특정 다수의 봄기운을
머금으신 선배님들을 알현하는 성은을 입지 않았습니다, 후배가.
지나가는 바람인 줄 알았는데 꽃망울 터트릴 기세를 몰고 오는
봄바람이라 그냥 보낼 수 없다하듯, 애쓰신 시간들 잊지 않고
무엇으로든 보답하려 노력하는 후배의 모습으로 답할께요.
그냥 감미로운 음악이 흐릅니다, 선배님 생각하면...
저는 흰 종이에 펜으로 끄적거리는 걸 더 좋아하는 19세기적 마인드의
닉네임 사임당으로 통하는 사람입니다.
도통 컴퓨터와 친해지질 못 하고
그저 메일이나 주고 받고
이렇게 두세군대 블로그에 가끔 글 올리고 댓글 다는 것이 취미랍니다.
십여년 위의 선배님들이 이쁘게 여러가지 장식을 한 글을 올릴 때면
전 깜짝 놀라 으매 기죽어 하고 숨고싶은 심정이랍니다.
선배님들이 여러모로 이쁘게 봐주시니
종이비행기 타고 너무 높이 올라간 것같습니다.
멀미나니까 어느 산골짝에 추락하기 전에 어서 내려주세요.
명자 후배~
뱅기타고 더 높이 올라가도 괘안을것 같구만~
어쩜 글을 이렇게 감칠맛 있게 잘 쓰는지 한마디로 순애 후배의 " 문인이닷" 이 딱이네.
그 날 반가웠고 우리 봄날 점점 젊은 기운에 감염되어 회춘하는거 같네.
좋은 글 많이 쓰고 또 만나자.
우리 14기 보다 젊잖고 어른스러워 보이는 후배님.....
환영합니다...
나도 실은 온, 오프라인 모두 아주 부실한 회원이었는데 반성하고 있어...
홈페이지 들어오면 로그인도 않하고 댓글만 주~~우~~욱 읽고 쏙 나가고...
번개 공지도 허구헌 날 놓치고.........
수다방도 중독 될까봐 살 살 피해가곤 했는데..............
찬정이 같이 부담없는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후배님........진짜 문인인가봐....
이바람에......................
반성합니다..................저 개띠예요...ㅋㅋ
홈피에 중독이 되는거 맞아요.
우리 봄날 식구들 대부분이 다 지독한 중독자들이었어요.
완전히 미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그 중독증이 그리 해가 되지만은 않더라고요.
그 중독 속에는 진정성이 있었거든요.
덕분에 오늘의 봄날이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될거에요.
암튼....
누구나 다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라 생각하고
열심히 글 쓰세요.
쓰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쓸 수 있는 것도 축복이랍니다.
쫀숙 ~
요즘 네 이름이 자주 보이니까 참 반갑다.
막냉이 자리 내주고 나니까 서운혀?
이젠 더 자주 들어 와서 흔적 남기셔.
눈팅만 하고 가믄 안되다는 말씀.
아라찌?
어제 인사도 변변하게 못하고 헤어졌네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봄날은 늘 따뜻하고 정많고
화기애애하고......
언제 만나도 반갑고 ...
그래도 어제는 헤어지는 시간이 짧았답니다.
늘 헤어질때는
그 모임에 참석한 모든 언니랑 친구랑 후배랑
몇년을 못만날 사람들 처럼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발을 동동거리고 안타까워 하다가 헤어진답니다.